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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유튜브, 세로 동영상 지원의 2가지 이유


 스마트폰의 기본 사용은 세로 화면을 기준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길쭉한 화면에 맞춰져 있고, 스마트폰 화면이 점점 커지면서 가로 모드의 활용도 늘었으나 당연하게 세로로 이용하는 빈도가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들고 사용하는 모바일 특성상 세로 화면에 대한 콘텐츠 이용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유튜브, 세로 동영상 지원의 2가지 이유
 
 아이폰 이후 풀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당시 기존 게임 스타일을 반영한 가로 모드 게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두 손으로 쥐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 손 파지를 염두에 둔 세로 형식 게임이 점점 늘어났죠. 과거 PDA 게임 중 세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는 스마트폰 콘텐츠 소비 방향의 변화를 보여주는 간단한 예입니다.
 
 


 유튜브는 안드로이드 앱에서 세로로 촬영한 동영상을 풀 스크린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세로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이전에는 세로 동영상을 풀스크린으로 재생하면 가로 모드로 바뀌어 남은 공간이 검은 부분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세로 상태로 돌려놓으면 자동으로 풀 스크린 모드가 해제되는 방식이었죠.
 
 이는 유튜브에 올리는 동영상들이 대부분 가로로 제작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용자들은 풀 스크린으로 동영상을 즐기길 원하고, 풀 스크린 모드를 가로로만 지원한다면 원활한 동영상 유통을 하고자 가로로 영상을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광고와도 연결되었는데, 동영상 광고가 16:9와 4:3 비율에 맞춰 제작되었기에 광고 유치만 보더라도 굳이 세로 모드를 지원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세로 동영상을 풀 스크린으로 지원한다는 건 의미가 큽니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세로 동영상의 증가겠죠. 스마트폰의 보급과 카메라 성능의 개선, 편집 앱의 증가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도 늘어나니 기본 파지인 세로 모드 촬영도 덩달아 늘어 많이 공유되고 있는 겁니다.
 
 단지 무작정 공유의 양이 늘었다고 세로 풀 스크린을 지원하진 않았을 겁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동영상 광고의 제공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니까요. 세부적으로는 2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죠.
 
 


 첫 번째는 '페이스북'입니다. 사실 세로 동영상의 공유가 늘어난 건 유튜브 탓이 아닙니다. 유튜브가 가로 제작을 유도했기에 순간을 촬영하거나 한 손 파지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사용자들도 유튜브에 공유하려는 동영상은 대개 가로로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동영상의 양이 증가했는데, 이들은 이전부터 세로 풀 스크린 기능을 제공합니다.
 
 특히 페이스북은 자동 재생을 빠르게 도입하여 사용자가 뉴스피드에서 흥미로운 영상을 빠르게 찾도록 하고, 주로 세로 방향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에 세로 동영상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그러자 페이스북에 공유하려는 동영상은 굳이 가로로 촬영할 필요가 없어졌고, 화면에 내용만 담을 수 있다면 세로로 촬영하는 영상이 늘어나게 되는데, 해당 동영상을 다시 유튜브로 공유하게 되었을 때 유튜브 사용자 편의에 지장을 주더라는 겁니다.
 
 여기서 페이스북이 더욱 거슬리는 건 페이스북에서 본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 검색할 수 없고, 대개 다시 보고 싶은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찾게 되지만, 페이스북은 저장 기능을 도입합니다. 세로 풀 스크린의 미지원이 페이스북에서 세로 동영상을 보도록 유도한 탓에 페이스북이 도입한 저장 기능이 동영상에서 활성화해버리니 유튜브 검색에도 지장을 줄 만한 것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 탓으로 유튜브는 증가하는 세로 동영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두 번째는 '세로 광고의 증가'입니다. 상기했듯이 유튜브가 가로 모드에 집중해야 했던 건 광고의 역할이 컸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가로 동영상을 유도만 한다면 문제 될 게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동영상 분야 성장에서 비롯한 세로 동영상 증가로 광고 업체들도 세로로 제작한 광고 영상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광고 업체가 노리는 서비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챗 등인데, 세로 풀 스크린을 지원하지 않는 유튜브는 제외 대상이었죠. 즉, 소셜 미디어 동영상만 전문으로 하는 광고 업체의 등장이나 세로 광고의 등장은 유튜브의 광고 유치에 치명적인 것이었습니다. 광고주가 광고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제외하고, 소셜 미디어만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아직 유튜브가 세로로 제작한 광고를 지원한다고 말하진 않았으나 이번 세로 풀 스크린의 추가로 유튜브에 세로 광고가 늘어날 수 있으며, 소셜 미디어로 빠진 동영상 광고도 다시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온라인 동영상 시장을 혼자서 주물렀던 유튜브가 경쟁자들의 성장으로 따라가기도 해야 하는 위치가 된 것입니다. 그건 전체 시장에서 볼 때 아주 중요하죠.
 
 그리고 유튜브의 세로 동영상 수용에 세로로 제작한 동영상도 지금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스마트폰의 동영상 콘텐츠가 새로운 동향을 맞이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고, 소셜 미디어가 모바일 환경에 끼치는 영향력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앱만 지원하지만, 곧 iOS용 유튜브 앱에도 세로 풀 스크린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세로 동영상이 어떤 생태계를 가지게 될지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