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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넷북에 대한 관심은 왜 사라졌을까?

 몇년전만해도 넷북이 '내 세상'이였죠.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관심 밖의 제품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태블릿으로 대세가 기울었기 때문일까요?

 왜 넷북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 것일까요?






넷북에 대한 관심은 왜 사라졌을까?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넷북의 판매량은 2009년에는 3,270만 대였고, 2010년 3,340만 대로 최고 정점을 찍었지만 2011년에는 2,520만 대를 판매하며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대부분은 이유를 태블릿 때문이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단지 태블릿이 인기가 있어서 넷북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일까요?





넷북의 수요




 넷북의 수요는 여전합니다.

 아직도 IT 커뮤니티 등에서는 '넷북과 태블릿 어떤걸 사야할까요?'라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옵니다. 태블릿이 대세라면 주저없이 태블릿을 구입하겠지만,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태블릿은 기호'로 받아들이고 '데스크톱/랩탑은 필수'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과제를 하거나 서류작성 및 간단한 작업 요건으로는 태블릿은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리고 키보드가 달려있나 아닌가는 큰 차이를 보이며, 가격면에 있어서도 넷북과 태블릿은 크게 벌어집니다. 그리고 아무리 태블릿이 대세라고 할지언정 데스크롭과 랩탑을 보유해야 태블릿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죠.


 60만원이 넘어가는 기호제품 아이패드를 구입할 것인지, 30~40만원이라는 가격에 필수제품 넷북을 구입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당연한 것이죠.


 분명 넷북의 수요는 아직 존재합니다.





제조사




 수요도 존재하는 넷북에 관심이 왜 식은걸까요?

 2011년에 2,520만 대로 전년도에 비해 800만대 정도 덜팔았지만 굉장한 판매량입니다. 문제는 '제조사'에 있습니다. 제조사는 태블릿이 대세이며, 그 대세 수요를 충족시켜야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이패드 이전의 태블릿은 대부분 전문직종에서 사용이 되었지만, 아이패드가 대중성을 이끌어 내며 태블릿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많은 경쟁사들이 너도나도 태블릿을 내놓았죠. 재미있는 것은 애플과 휴대전화로 맞붙던 삼성, 모토로라, HTC 등도 태블릿을 내놓았고, 랩탑 시장에서 맞붙던 HP, 아수스, MSI 등도 태블릿을 내놓았습니다.

 온통 애플이 아이패드를 꺼내들자 태블릿에 달려들기 시작했죠. 분명 넷북의 수요가 존재함에도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윈드 시리즈로 신선함을 줬던 MSI조차 넷북은 안중에 없고 '윈드패드'라는 윈도우 태블릿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윈드패드는 OS를 미포함 제품이 60만원을 넘어갑니다. 저렴한 가격에 윈도우를 구동할 수 있는 제품을 구하려는데 이 녀석은 넷북 구입비용의 2배 이상을 지불해야합니다. 윈도우까지 사야하죠. (물론 윈드패드는 SSD에 라데온 HD6250까지 달고 있어 타 태블릿에 비해서는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또한 아이패드의 $499라는 가격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대부분의 태블릿들이 그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된 건 2010년이였고, 작년에는 아이패드2가 출시되었습니다. 2010년 3,340만 대로 정점을 찍었던 넷북이 2011년 아이패드2 출시에 따라 2,520만 대로 떨어졌으면 '아~ 역시 넷북보단 태블릿이 많이 팔리는구나~' 할 것입니다. 태블릿은 6천만대가 팔렸으니까요. 하지만 이 중 절반이 아이패드였고 또 그 반이 E북리더나 만들던 아마존의 킨들파이어였습니다. 그렇다면 아이패드와 붙고 싶어하던 랩탑 제조사들의 태블릿 판매량은 실상 넷북에 못미치는 것이죠.

 그럼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태블릿 제품을 선보이고, 남아 있는 넷북의 수요를 충당하려는 제조사는 '2012년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에이서' 밖에 없습니다. 2011년 넷북의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제조사들의 관심도 꺼졌습니다. 덕분에 언론의 관심도 오로지 태블릿에 편중되었고, 그것이 대중의 관심으로 보이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수요는 분명 있으며 더 좋은 넷북을 원하는데, 제조사들이 제대로 생산하지 않습니다. 필자가 기획 담당이였다면 다른 업체가 팔리지도 않는 태블릿 라인업을 할 동안 수요층이 남아있는 넷북 시장에 새로운 브랜드를 들고 밀어붙였을겁니다. 그랬다면 성능적으로 안정적인 3세대 아톰을 달고도 그 브랜드가 먹여살렸을테니까요.





넷북




  필자는 어제 '2012년 말에는 넷북이 관심을 얻을 것이며, 2013년은 넷북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누가 들으면 온통 태블릿으로 도배 된 곳에 곡괭질하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수요층을 만족시켜 줄 3세대 넷북이 기다리고 있고 '윈도우8'이 있습니다.

 넷북보다 태블릿을 선호하는 이유는 컨텐츠였습니다. 잘생각해보면 넷북은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것이 한정적입니다. 넷북에 걸맞는 컴팩트한 어플리케이션이 없죠. 그냥 아예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어플리케이션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유통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질 못하죠.

 맥앱스토어를 보면 다양한 문서도구와 픽셀메이터 같은 가벼운 그래픽툴, 디재잉 도구나 음악 작성 툴 등 다양하지만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많습니다. 덕분에 맥북에어에서 포토샵을 돌리는 대신 픽셀메이터를 사용하는 등으로 에어의 휴대성에 맞게 컴팩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넷북은 그렇지 못합니다. 물론 구글의 문서도구와 픽슬러 등 웹도구를 이용하면 그나마 가볍게 사용할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그 조차도 느리고 버벅이며, 넷북에 적합한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윈도우8은 이런 문제를 해결 해 줄 것입니다. 마켓이 들어서는 윈도우8에 맥앱스토어처럼 라이트한 어플리케이션을 단순한 유통구조를 통해 저렴하게 판매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개발자에게 있어서도 매력적인데 맥용 그래픽 툴인 픽셀메이터는 맥앱스토어에 등록된지 20일만에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줬죠.
 윈도우8의 마켓을 통해 넷북에 적합한 어플리케이션들이 저렴하게 유통이 되어진다면 넷북의 활용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넷북의 휴대성과 활용성이 시장에서 먹힐 것이며, 2012년 부각된 비싼 울트라북을 꺾어버릴테죠. 2013년 신학기에는 울트라북보다는 저렴한 넷북을 찾는 학생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사라져버린 넷북에 대한 관심이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런지 2012년, 특히 하반기에는 넷북 시장에 관심을 둬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