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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태블릿이 찬밥인 이유가 필요성이 없어서라고?

 어제 '태블릿PC, 국내에서 찬밥인 까닭은?'이라는 기사가 포털 메인에 올라왔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태블릿PC가 국내에서 찬밥인 이유는 소비자가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물론 동의하지 않기때문에 포스팅을 시작함과 동시에 씁쓸함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태블릿이 찬밥인 이유가 필요성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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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쓰시는데 태블릿PC를 구매하시려고요? 요즘엔 스마트폰도 대화면으로 나오는 추세라서 굳이 고가의 태블릿PC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서울 명동 모 휴대폰 대리점 직원)


국내에서 태블릿PC 수요자들은 스마트폰 이용자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이 굳이 태블릿PC를 구매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도 국내 태블릿PC 판매량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위의 내용은 기사에서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화면이 크기때문에 태블릿이 필요가 없다.' '태블릿 수요자들이 스마트폰 이용자일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구입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필자는 이것이 국내에 국한된 시각과 알량한 분석의 결합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내용을 부정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국내 태블릿 시장이 이따위인 이유



 이유는 '반값 태블릿'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픈 마켓 중심으로 반값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판매되기 시작한 'G보드', '기찬패드' 등이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오픈마켓 중심으로 판매되었긴 하지만 하이엔드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이들의 존재는 저가 시장의 단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저런 사양의 제품을 사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저가형 스마트폰이 사양면에서 욕먹으면서도 잘팔리는 이유를 생각한다면 분명 괜찮은 시장입니다.

 이베이에 '태블릿'을 검색하기만 해도 듣도 보도 못한 저가형 태블릿이 널리고 널린걸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저가형 태블릿은 어느수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죠. 가격면에 있어서 PMP와 이북리더를 충분히 겨냥하고 있어 가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와 반스앤노블의 '누크 시리즈'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저가 태블릿이 되었죠.


 그러나 국내 시장은 현재 저런 반값 행사가 있지 않는 이상은 저가 태블릿에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합니다. 킨들파이어를 해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서도 그게 무슨 제품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으며, 어차피 국내 컨텐츠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닙니다. 분명 수요가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음에도 아직까지 PMP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것은 꽤나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진 모습이죠.

 그만큼 국내에 태블릿이라는 시장자체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태블릿이라는 제품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시장 발달을 왜 하지 못하나?



 필자가 씁쓸하기 여겼던 것이 바로 이부분입니다.


 첫번째로 태블릿의 출시입니다. '갤럭시탭 7.7'의 경우 영국에서 먼저 출시가 되었죠. 뭐 다른 제품들도 해외에서 먼저 출시가 되었습니다. 아이패드의 경우에도 제대로 된 출시일정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 된 적이 없습니다. 전파인증의 문제가 있더라도 출시할 의향만 있다면 충분히 빠른 출시가 가능함에도 국내 시장 자체가 글로벌 시장과 멀어져 있습니다.

 특히나 삼성의 경우 국내 기업임에도 출시일의 간격을 벌리는 것은 문제가 있는 부분입니다. 덕분에 제품을 구하고 싶은 소비자는 해외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죠. 국내 판매량에 집계되지 못한 것들은 바로 이런 해외 구매 제품입니다. 먼저 출시가 되는걸 떠나서 기사에서 난리칠 정도라면 적어도 한달 안으로는 출시를 해줘야 일반 구매자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탄력으로 위에서 말한 저가 제품들의 출시도 이어질 수 있어야하고, 그렇게해서 다양한 라인의 태블릿이 국내 시장에 판매 될 수 있어야 시장이라는 것이 열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컨텐츠입니다. 국내 컨텐츠가 적다라는 얘기를 하기 전에 MP3플레이어와 PMP를 먼저 얘기하고 싶습니다. 처음 MP3플레이어와 PMP 제품들이 등장했을때 그 가격은 상당했습니다. PMP의 경우 필자는 초기 아이리버의 64GB모델을 60만원에 주고 샀으니 말이죠. 그 가격이면 지금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큰 돈입니다. 그런데 PMP의 가격이 어느정도 떨어지자 금새 사용자가 늘어났습니다. 물론 60만원 대 제품도 있었죠. 성능이야 초기 제품보다 훨씬 좋았지만 어찌됫건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서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PMP를 적극적으로 구입하게 된 것은 가격때문만은 아니였습니다. PMP의 주요 목적은 비디오를 보기 위함이고, 이 비디오라는 컨텐츠는 제공하는대로 받아먹는 수동적인 컨텐츠가 아니였습니다. 영화나 강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사용자가 원하는 컨텐츠를 넣을 수 있었고 그것은 양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만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태블릿은 어떤가요? 실상 아이패드를 제외하고는 컨텐츠는 사용자의 선택면에 있어서 폭이 좁습니다. 이것은 양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유통의 문제입니다. 아이패드의 경우 컨텐츠의 양산이 꽤나 자유롭습니다. 음악부터 전자책, 어플리케이션까지 말이죠. 그러나 국내 유통은 그렇지 못합니다. 쓸데없는 협회들이 끼어있거나 메이저 유통사들이 텃세를 부리고 밥그릇챙기기만 하고 있죠. 그것은 컨텐츠의 수동적인 제공을 의미하고 생산자의 참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양도 적어질 수 밖에 없죠. 삼성의 리더스 허브 등이 있어도 제대로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컨텐츠에 제약을 받게 되면 기기를 사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도입니다. 코원은 끝까지 PMP로 밀어붙일 생각인지 태블릿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 제품을 보이지 않고 7인치 PMP를 선보였습니다. 아이리버가 태블릿 시장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지 제대로 만들지 않았죠. 인터파크는 아마존처럼 컨텐츠가 있음에도 E북리더만 팔고 있고, 교보문고는 태블릿이라면서 구글의 인증도 받지 못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제대로 된 태블릿이라고는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뿐입니다. 그것도 국내 회사 제품은 갤럭시탭 밖에 없습니다.

 만들 생각이 없으니 당연히 시장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만들더라도 간만보는 식으로 진보가 없습니다. 다들 도태해보자는 심산인지 오히려 오픈 마켓에서 가격경쟁이라는 명목으로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필요성


 뭘 써봤어야 필요성을 느끼고 자시고 할겁니다.

 처음 DSLR이 나왔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컴팩트 디카가 있는데 뭐하러 저 비싸고 무거운 걸 들고다니냐고 했지만 지금 DSLR 시장은 굉장히 커졌습니다. 비싸도 구입합니다. 왜? 써보니까 써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왔을땐 어땠나요? 단순히 유행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다들 바꾸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써보고 이걸 왜 쓰는지 알게 되니까 이 사람도 사고 저 사람도 사게 되는 것이죠.


 기사대로라면 비싼 DSLR 대신 컴팩트디카를 사면되고, 폰카가 있는데 컴팩트 디카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을겁니다. 뭐하러 돈들여서 카메라를 사나요? 휴대폰에 달려있는데... 그건 가격의 문제나 필요성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아직 태블릿이 국내에 제대로 시장을 이루지 못했고 소비자에게 있어서 거리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리감이 있으니 가격도 부담스러워지는 것이죠.


 시장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된 것이고, 필자는 이런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국내 기업들이나 유통사들의 발전 없는 도태식 경영과 국내 시장에 대한 도전이 없는 것이 자칫 한국 IT시장 전체를 글로벌 시장에서 멀게 만들지는 않을까해서 말이죠.


 이미 세계 시장에서 점차 줄어드는 PMP시장이 국내만큼은 활발한 것을 보면 다른 부분도 점점 뒤쳐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