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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랩탑에 터치스크린이 어울리나?


 인텔의 'Anand Kajshmanan'가 PC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터치스크린 클램쉘 랩탑(Touchscreen Clamshell Laptop)'을 언급했습니다. 파트너들에게 터치스크린 랩탑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랩탑에 터치스크린이 장착 된 모델이 쏟아질 것을 예견한 것인데요, 랩탑에 터치스크린? 성공 할 수 있을까요?






랩탑에 터치스크린이 어울리나?


 필자는 예전에 MSI의 윈드 넷북을 사용할 당시 이상한 버릇이 있었는데 가끔 화면을 누른다는 것이였습니다. 당시 많은 터치스크린 제품들이 보급되면서 화면만 보면 터치하는 버릇이 생긴 것인데, 아마 화면을 눌러보는 경험을 해보신 분이 필자 외에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그런 버릇은 없어졌고, 오히려 지문 등이 찍히는 것이 싫어서 액정에 손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텔은 모든 랩탑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싶나봅니다.




 윈도우8



 인텔이 랩탑에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는 것을 권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윈도우8'일 것입니다. 윈도우8의 메트로UI는 터치스크린에 특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마우스로 조작하는 것이 위화감이 들 정도입니다. 덕분에 기존 윈도우의 UI와 번갈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터치스크린에 적합한 윈도우8을 사용하기 위해서 터치스크린을 탑재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더라도 터치스크린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있을테니까 말이죠.




 터치스크린의 필요성


 


 터치스크린 랩탑이 시장에 등장한 것은 이미 10년도 전의 일입니다. 특히 후지쯔는 터치스크린 랩탑 라인을 꾸준히 선보이기도 했었는데요, 지금도 델이나 아수스, HP가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랩탑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HP와 델의 경우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일체형 PC 판매도 일찌감치 하고 있죠.

 그런데 시장에서 이 터치스크린 랩탑에 대해서 이미 어느 정도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유는 UI때문이 아니라 그냥 랩탑에서 터치스크린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였는데, 일부 제품은 모니터를 터치 할 경우 제품이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손목의 위치가 제일 큰 문제였는데, 랩탑 모니터를 손으로 조작할때 손목을 놔둘 공간이 없어서 키보드를 누르게 된다는 것이였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달아볼 생각으로 실험을 해봤지만 처음엔 흥미로웠으나 장시간 사용할 시에 불편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말그대로 팔을 계속 들고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거나 손목을 둘 수 있는 공간을 키보드를 치우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였죠.


 더군다나 랩탑으로 문서작업이나 그래픽 작업 같은 섬세한 작업, 게임 등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마우스라는 입력장치는 필요한 것이고, 풀터치스크린인 태블릿이 엔터테인먼트용 제품으로 나온 상태에서 굳이 터치스크린이 달린 랩탑이 필요한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호기심




 필자는 예전부터 랩탑에 터치스크린을 달아놓는 것은 굉장히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온갖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쓴다고 해서 랩탑에도 장착한다고 그걸 좋다고 볼수는 없다고 말이죠.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 할 수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없는 것보다 있는게 더 낫습니다. 가끔 버릇처럼 누르게 되더라도 인식을 할테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호기심에 그치게 만든다는 것이죠.


 '레노버의 요가'나 '아수스의 트랜스포머' 같은 컨셉의 제품이라면 충분히 시장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것은 터치 환경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고, 윈도우8에도 적합할테니까요. 기존의 터치스크린 랩탑에서 나타난 거부감도 사그라들겁니다. 다만, 그런 컨셉조차 없는 제품이라면 랩탑에서 터치스크린의 경험을 제대로 얻기 힘들 것입니다.


 이리저리 왜 랩탑에 터치스크린이 불편한지 얘기했지만 아마 시장에서는 성공 할 겁니다. 성공했다 판단 할 것이라는게 옳은 표현이겠네요. 왜냐하면 제조사들이 너도나도 터치스크린을 달고 다오면 딱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지금 액정이 커다란 스마트폰이 대세 같아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정말 시장성이 충분히 있는지 판단하고 제조사들이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예전에 랩탑에 제조사들이 쓰지도 않을 와이맥스 모듈을 대세라며 무작정 집어 넣던 것처럼 되서는 안될 것입니다.


 내년에는 터치스크린을 달고 나오는 랩탑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데요, 정말 터치스크린이 랩탑에 필요한지 과거의 경험을 되새겨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빈껍데기 같은 기능을 집어넣는 것을 반복할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