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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삼성의 아이폰5 비교광고, 2인자임을 자처하고 있지 않은가?

 삼성이 아이폰5과 갤럭시S3를 비교한 광고를 신문에 내걸었습니다. 'It doesn't take a genius'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이 광고는 갤럭시S3의 다양한 기능들을 나열하고 있는데요, 타이틀의 의미로 보아 '더 이상 아이폰은 혁신을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광고를 실었던 것 같지만 실상 광고의 그런 뜻보단 표면적인 팩트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과 치졸한 형태의 광고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의 아이폰5 비교광고, 2인자임을 자처하고 있지 않은가?


 삼성의 광고는 필자의 생각으로는 분명 '애플은 아이폰5를 내놓아도 혁신하지 못했다'고 얘기하며, 우리는 혁신하고 있고 이 다음 더 큰 것이 온다고 얘기하려는 광고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여기까지였다면 좋았을겁니다. 문제는 광고 중간에 스펙과 기능을 나열한 부분에 오류와 감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오류들 때문에 치졸하다는 평과 삼성이 애플을 조롱하던 것을 반대로 소비자에게 조롱당하고 있습니다.




광고




 삼성은 갤럭시S3의 기능을 더욱 많아보이게 하기 위해 아이폰의 소프트웨어를 모두 묶어 놓았다고 할 수 있는 iOS를 통째로 게제했으며, 갤럭시S3는 모든 소프트웨어 기능을 따로 게제하였습니다. 당연히 광고에선 갤럭시S3의 기능이 배로 많아보입니다. 더군다나 '대기시간 790시간', '통화시간 11.4시간'이라는 말도 안되는 시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통화시간의 경우 과거 언론에서도 '갤럭시S3가 통화시간 10시간을 돌파했다'는 것에 대해 체감시간은 그렇지 못하며 '배터리 2개를 가지고 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실제 체감 시간을 광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좋습니다. 다른 제조사도 다 하는거니 그렇다고 칩시다. 그러나 대기시간이 790시간이라는 것은 도저히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 배터리가 2개라고 해도 395시간의 대기시간을 지닌다는 것인데, 실제 드러난 스펙상으로는 시판되는 대부분 제품들의 대기시간이 250시간 내외라고 알려져있고 갤럭시S3도 그렇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여기서 오버스펙으로 올린다고 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도 790시간이 나올 순 없습니다.


 스펙 부분에 있어서 여러모로 오류와 과장이 포함되어있고, 소프트웨어 기능들도 아이폰에서는 되는 기능들을 포함해놓고는 아이폰 쪽에서는 빼는 등의 갤럭시S3를 돋보이게 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얼핏 과거 DMB나 손톱터치, 장갑터치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아이폰3Gs와 옴니아2를 비교광고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자신의 기능을 모두 장점으로, 상대 제품의 장점은 모두 없던걸로 바꾼 광고 말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 광고의 과장이나 오류만을 비난하기 위해 글을 시작했던건 아닙니다. 비교광고입니다. 당연히 상대방보다 뛰어나다고 광고하는 것이 옳고, 기능에 과장을 보태더라도 이걸 보는 소비자가 수긍하고 갤럭시S3를 구입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790시간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가질 않지만, 그래도 아이폰의 기능이 iOS에 포함되어있다고 한것은 거짓말이 아니니까 말이죠.


 다만, 삼성은 자신들을 1인자라고 과시하지 않았던가요?




2인자 마케팅




 이런 과장 된 비교광고 마케팅은 대부분은 업계 2인자 혹은 그 아래가 확실히 구분 될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마케팅 방법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애플은 OS X를 출시 한 뒤 윈도우와 비교하는 광고를 내세웠고, 자신들이 윈도우보다 나은 점이 무엇인지 나열하는 광고를 계속 만들어 냈습니다. 맥은 당시 2인자라고 할 수도 없는 처지였고 윈도우는 독보적이었기 때문에 윈도우보다 맥이 더욱 나은 것이라고 계속 설득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점유율이 윈도우 아직 윈도우가 높음에도 점유율이 치고 올라오는 맥에 대해 애플은 더 이상 비교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맥이 얼마나 팔렸다', '맥의 점유율이 얼마나 늘었다', '맥의 출하량이 전체 PC 출하량을 뛰어넘었다' 등 잘팔리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구입한다고 일관합니다. 이것은 2인자마케팅을 탈피하여 소비자들에게 1인자임을 과시하려는 마케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와 팹시는 몇심년간 치고 박고 싸웠죠. 그런데 과거 팹시는 코카콜라를 이겨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들여 코카콜라와 팹시의 맛을 비교하는 이벤트를 열거나 광고 대부분이 코카콜라보다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코카콜라의 광고는 대부분이 '즐기자', '신난다' 등의 컨셉을 잡고 있는게 대부분이었죠. 그러나 팹시가 마운틴듀를 출시하고 코카콜라의 판매량을 뛰어넘는 시기가 오자 비교 광고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더니 팹시도 코카콜라와 비슷한 광고 컨셉을 잡아 1인자가 되었음을 과시 했습니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의 1인자입니다. 이들 밑에는 버거킹과 KFC가 항상 붙어있는데, 비교광고도 만만치 않습니다. 버거킹에 줄서있는 로날드나 벤치에 앉에 KFC를 먹고 있는 로날드 등과 같은 광고를 게제하여 맥도날드 마스코트도 더 맛있는 KFC를 먹는다고 얘기합니다. 그렇지만 1인자인 맥도날드가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재미있는 점은 광고 대상이 버거킹과 KFC가 아닌 '스타벅스'라는 것이죠. 커피 사업을 시작한 맥도날드는 1인자인 스타벅스와 비교하는 광고를 게제하였습니다. 패스트푸드는 몰라도 커피에서는 밀리고 있다는 것이죠.


 이 마케팅 방법은 2인자이지만 1인자의 뒤지지 않는 맛이나 성능을 보여준다고 얘기하며, 그들보다 우리가 더 낫다라고 호소하는 1인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본적인 것입니다.




2인자 삼성?




 이런 비교광고 마케팅만 보면 삼성은 스스로 2인자임을 자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노키아도 따라잡고, 애플도 따라잡은 1인자가 아니던가요? 적어도 과거 옴니아2를 판매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판매량으로나 제품성능으로나 크게 밀리지 않는 위치에 와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 방법은 아직 2인자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The Verge가 LA에 삼성이 애플을 겨냥한 광고를 촬영 중인 세트장을 공개하기도 했었고, 애플팬을 공격하는 광고는 계속 나오고 있으며, $110억짜리 슈퍼볼 광고도 애플을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다 좋습니다. 내용도 애플을 겨냥할 수 있죠. IBM이나 MS를 줄기차게 공격해오던건 2인자인 애플이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삼성도 2인자입니까?


 삼성은 자신들이 1인자라고 공연히 말하면서 2인자라고 자위하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자신들을 1인자라고 얘기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2인자 의식은 버릴 수 있어야합니다. 2인자가 1인자 마케팅에 집착하는 이유는 열등감을 광고를 통해 표출하는 방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열등감이라는 것은 제품의 성능이나 콜라의 맛이 아닙니다. '아니, 우리도 이제 이정도로 맛있는데 왜 1인자가 되지 못해!!!'이거나 '쟤랑 나랑 똑같이 공부하는데 왜 1등을 하지 못해!!!!' 같은 것들 말이죠. 가끔 그 열등감의 표출이 좋은 결론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삼성은 열등감은 열등감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습니다.


 자신들을 1인자라 생각하고 왕관을 고쳐쓰기 위해선 2인자 마인드를 버려야하며, 만약 1인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2인자 마케팅을 할 것이라면 스스로 왕관을 내려놓아야합니다. 적어도 현재 이 광고를 본 소비자에게 삼성은 2인자로 비춰질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