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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튠즈11, 제자리를 찾은 인터페이스

 동질감과 이질감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하나의 영화 스토리에서 인물간의 이질감이 생기게 되면 시나리오, 연기력과는 상관없이 재미없는 영화가 되버리듯 말입니다. 조화라는 것은 어디에나 필요하고, 색이 제각각인 가구로 집을 인테리어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런 동질감과 조화는 디지털 인터페이스에서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고, 윈도우8과 윈도폰8은 거기에 초점을 맞춰 흡사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아이튠즈11, 제자리를 찾은 인터페이스


 배포가 지연되었던 아이튠즈11이 어제 29일, 릴리즈되었습니다.

 좀 더 빨라진 면과 '아이클라우드', '다음 항목 올리기'와 같은 기능적 추가도 있지만, 역시나 가장 달라진 것은 '인터페이스'입니다. 맥유저에게 있어 아이튠즈는 맥 전체의 미디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허브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고 많이 사용되는 응용프로그램인데, 때문에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향후 사용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과 같기 떄문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필자가 아이튠즈11의 인터페이스에서 느낀 것은 '제자리'였습니다.




아이튠즈11




 아쉬움 먼저 털어보자면, '커버플로우'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앨범을 정리하고 커버플로우로 돌리면서 앨범에 대한 정보를 한번에 얻을 수 있던 맛이 있었는데, 앨범 정리가 심플하게는 바뀌었지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앨범 커버의 색을 인지하고 거기에 따라 목록색이 결정되거나 한눈에 보기 좋도록 목록이 설정된 점은 오히려 앨범을 모으는 재미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 아쉬움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미니플레이어'와 지저분하던 '사이드바 제거'는 환영할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미니플레이어와 사이드바 제거 뿐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에서 'iOS'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인터페이스의 변화에 iOS가 개입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iOS




 사실 업데이트를 하고 바뀐 인터페이스를 보다보면 기존의 인터페이스가 잊혀지기 마련인데, 아이튠즈11도 금방 적응해서인지 기존 아이튠즈10의 모습은 금방 잊혀졌습니다. 비교하여 되짚어보자면, 상단이 회색톤으로 통일되었으며 동그란 버튼이 사라졌습니다. 하단의 상태바 추가는 가능해졌지만 상태바에 있던 '추가', '반복'과 같은 기능은 상단 플레이어로 옮겨졌으며, 사이드바도 추가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라졌습니다.


 따로 사이드바가 존재하는 상단의 목록 버튼을 통해 이동하도록 변경된 점이나 대게 원버튼으로 처리가 가능하게 된 점, 그리고 미니플레이어는 마치 iOS의 백그라운드의 플레이어를 보는 듯 했습니다. 한층 깔끔해지고 추가 된 부분이면서도 iOS에서 느꼈던 것을 고스란히 들고 온 것 같았습니다. 아이튠즈 스토어의 경우 한눈에도 'iOS6!!'라고 할 정도로 뚜렷한데, 메인 뿐만 아니라 앱정보 페이지도 iOS6의 스토어처럼 바뀌었습니다. '세부사항', '평가 및 리뷰', '관련 콘텐츠'로 나뉘어 정리하고 있으며 가로 스크롤 목록이 더 늘어났습니다.


 터치스크린과 마우스, 키보드 라는 입력 장치가 다르다는 부분이 있음에도 iOS와 OS X를 조화롭게 만들어 놓았고, 사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비슷하게 만들어놨지만 입력장치에 따른 각자의 운용에 차이를 두고 불편함을 제거한 것입니다.




동질감과 조화




 필자는 이를 두고 '애플이 iOS와 OS X의 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아이튠즈11은 기능보다는 보여지는 부분에서 iOS와 닮아졌을 뿐 정확히 얘기하면 '제자리'를 찾은 것입니다.


 기존 아이튠즈와 iOS를 생각해봅시다. 굉장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iOS이고, 하나는 OS X니까'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분명 같은 기능을 동작하는데도 이질감이 느껴지니 다르게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죠. 예를 들면, 현재 iOS의 아이메세지와 OS X의 아이메세지를 생각해봅시다. 분명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다른 메세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용과는 흡사하지만 입력장치에 따른 고려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OS X용의 인터페이스는 엉망입니다.


 아이튠즈도 그런 이질감을 보이던 소프트웨어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아이튠즈11로 올라오면서 그런 이질감을 없애버리고 원래 돌아와야 할 자리에 앉게되었습니다. 'iOS를 따라 만들었다'보다는 전체적으로 애플 소프트웨어라는 점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도록 아이튠즈와 iOS6가 한번에 비슷하게 변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것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실제 사용하는 입장에서 만약 iOS의 미디어 기능을 편하다고 느꼈음에도 아이튠즈에서 불편함을 느꼈거나 그 반대로 아이튠즈 스토어를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iOS의 앱스토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등 다른 반응이 나타나면 사용의 빈도가 한쪽으로 치우쳐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디어는 무조건 iOS로, 앱스토어는 무조건 아이튠즈로와 같이 차라리 빼버려도 될 기능이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인터페이스의 조화가 이뤄지게 되면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간의 사용면에 있어서 동일한 조건 제시와 사용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포스퀘어는 웹버전과 앱버전이 완전히 다른 인터페이스를 하고 있습니다. 웹버전은 매우 불편하기 짝이 없고, 덕분에 웹으로 포스퀘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휴대폰을 집어들죠. 하지만 페이스북은 웹버전과 앱버전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PC를 사용할 때는 웹을 주로 이용하게 되며 이동 중이나 외출 중에는 모바일을 자연스럽게 쓰게 되는 것이죠. 만약 모든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PC를 켜두고도 옆에 놔둔 스마트폰으로만 페이스북을 즐긴다면 웹버전은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런 균형적인 면에 있어서 이런 인터페이스의 조화는 중요하며, 사용자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은 필요한 작업니다. 그 필요한 작업이 이제서야 해결되었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아이튠즈11을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며, 환영하는 바입니다.

 이는 '통합'과 같은 얘기를 논하기보다는 서비스 제공자로써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보아야 하며, 애플은 지금에 와서야 제공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