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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저가 아이폰은 애플의 전략 변경?

 애플은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아이폰도 그렇고 아이팟이나 아이패드, 맥까지 좋은 성능을 내면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악세사리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애플제품은 비싸다'기 보다는 '애플은 저가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애플의 제품 라인에는 치킨게임이 일어날만한 가격의 제품은 존재하지 않으며, 타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가 아이폰은 애플의 전략 변경?


 애플의 제품 라인을 비유해보자면, $1만와 $2만짜리 경차와 $1만, $2만짜리 소형차를 판매하는 자동차회사가 있는 반면에 애플은 $2만짜리 경차와 $2만짜리 소형차만 판매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제품의 가격이 비싸다기보단 프리미엄 제품만을 파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 세계 부호 TOP 100만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곳도 아니며, 애플은 순전히 '보급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이런 애플에 저가 아이폰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고집하던 애플이 전략을 선회하는 것일까요?




저가 아이폰



 애플은 현재 1년간 하나의 아이폰만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 저가 시장은 이전 제품의 가격을 하향하여 대처하고 있죠. 그때문에 굳이 라인을 늘리지 않고도 아이폰은 저가라인과 고가라인이 잡혀져 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 전문 분석가인 파이퍼 재프리(Piper Jaffray)의 진 뮌스터(Gene Munster)의 투자노트를 인용하여 '애플은 2014년 이전에 보조금 없이 200달러에 팔리는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며 저가 아이폰을 예상했습니다. 현재 애플은 통신사와의 보조금으로 2년 약정을 통해 좀 더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는 이런 보조금 제도가 없으며, 뮌스터는 애플이 중국과 인도의 30억 잠재 고객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14년 이내 $200 수준의 아이폰을 내놓아야 한다고 결론 지었으며, 비즈니스 인시이더는 만약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출시하게 된다면 애플의 가격에 대한 철학에 변화를 주는 것이고, 팀쿡은 가격 정책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비싸다'라는 얘기와 대조해본다면 그럴싸해보입니다.




저가 제품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것이 애플의 가격 철학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럴까요? 애플이 저가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애플은 적절한 시장 판단에 따라 가격을 내려야 할 상황이 오면 가격을 내리는 회사이며, 치킨게임도 마다하지 않는 기업입니다. 현재 아이폰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단지 아이폰이 잘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판매량이나 점유율에 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에 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리버가 '타도 애플'을 외치며 아이팟과 MP3플레이어 경쟁을 하던 때를 떠올려 봅시다. 애플은 아이팟부터 아이팟 미니, 아이팟 나노까지 꾸준히 비싼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MP3플레이어의 가격들이 전반적으로 비싸긴 했었지만, 아이팟은 유독 수달러가 높았었죠. 그래도 잘팔렸었지만, 아이리버가 치고 나오는가하면 빌게이츠가 아이리버를 소개하기도 하면서 아이팟이 아닌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를 상대로 아이리버 제품이 선호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아이팟의 파이, 즉 수익성과 MP3플레이어로써의 브랜드 입지가 좁아질 것을 염려한 애플은 파격적인 가격 '$99'에 '아이팟 셔플'을 출시합니다.


 당시 아이리버 주력 제품 중 최저 출고가였던 IFP-880의 가격이 '187,000원'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99'은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며, 이에 애플이 저가 공세를 펼친다면 언론이 들끊기도 했었습니다. 재미있는점은 아이리버가 아이팟 셔플이 출시 된 후 주력 제품의 전체적인 가격을 최대25%할인하는 정책을 펼쳤음에도 IFP-880의 가격은 '149,000원'로 아이팟 셔플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이었다는 겁니다. 애플은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완벽한 치킨 게임을 선보였고, 당시 애플이 어떻게 이런 가격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도 줄을 이었습니다.


 그뿐아니라 아이팟 셔플을 공개 할 당시 '맥미니'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었는데, 맥미니의 처음 출고가는 '$500'였습니다. 지금은 '$599'로 $99가 높아졌지만, 당시 지금보다도 더 비싸게 느껴졌었던 $1,000이상의 맥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맥미니의 가격은 맥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파격적인 제안이었고, 니드햄(Needham)의 분석가 찰스 울프(charles wolf)는 '맥미니는 윈도PC에서 맥으로 전환하는 가격 장벽을 제거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맥월드의 키노트에서 '매킨토시로 바꾸려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변명 거리를 찾기 힘들 것'라며 맥미니가 당시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었는지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제품의 구성면에 있어서는 기존 맥유저들에게 혹평을 들어야 했지만, 가격면에 있어서는 분명 저가 정책을 펼쳤던 것입니다.




애플의 가격 정책



 애플의 가격 철학이 '고가'나 '프리미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적으로 브랜드와 수익성에 의거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 뿐이며, 만약 아이폰이 브랜드 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하거나 수익성이 저하되거나 혹은 어떤 계기가 덧붙여진다면 분명 저가를 쫓아갈 수 있는 기업입니다. 그건 이미 이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이죠.


 저가 아이폰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타회사와의 판매량이나 점유율 싸움에서 찾기보다는 이런 부분에서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한 시기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2011년 초 블룸버그 발 '미니 아이폰' 루머를 기억하시나요? 당시에도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기존 가격 정책을 변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 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루머로 끝이 났으며, 블룸버그가 주장한 시제품이 실제 존재할 수도 있었겠지만 제품이 출시가 되진 않았습니다.

 이번 저가 아이폰에 대한 분석도 그와 맥락이 비슷합니다. 애플은 저가 아이폰을 아예 염두해두지 않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충분히 이전에 저가 전략을 선보인 바 있으며, 여차하면 아이폰도 저가로 풀 수 있는 여지는 대비해두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준비해 둔다고 해서 실제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으며, 아이폰으로 인한 수익과 브랜드 가치가 심하게 추락하지 않는 이상은 현재의 가격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애플이 충분히 저가 아이폰을 선보일 수는 있지만, 이것이 애플의 전략을 바꾸어 놓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아이패드 미니의  $329라는 가격이 이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분명 프리미엄 제품으로 짜여진 라인을 구성하고 있지만 언제든 과감하게 저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이것이 급작스럽거나 애플이 타회사를 쫓아간다고 생각한다면 애플의 전략 분석에 오류를 낳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