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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스티브잡스가 없기 때문에 애플은 도전하지 않는다고?

 세계적인 산악인이 있습니다. 그는 집 뒷동산도 올라보지 않고 에베레스트를 등반 할 수 있을까요? 단숨에? 천만에. 우리는 누군가의 위대한 도전을 생각할 때 그 과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한 도전의 가치가 조금이 쇠락한다 싶으면 역량의 수준을 그쯤으로 그어버리곤 하죠. 현재의 애플이 딱 그 꼴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 없습니다. 그래서 애플은 일반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런가요?






스티브잡스가 없기 때문에 애플은 도전하지 않는다고?


 제 첫마디는 이겁니다. '애플은 일반 기업이 맞다'. 애플이 기업이 아니라면 영리적 목적을 취하는 혁신을 위한 글로벌 사회 단체인가요? 애플은 애초부터 기업입니다. 제 두마디는 이겁니다.

 '잡스가 없기 때문에 그냥저냥 한 기업이 되었다는 헛소리!'

 이 글의 요지는 잡스를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는 분명 애플에 있어 엄청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한달 뒤면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회사를 한해만에 $4억라는 흑자를 내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런 일을 쉽게 해낼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는건 분명합니다. 그는 애플을 재기시켰고, 더 크게 성공시켰으면 일류 기업으로 성장토록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잡스가 애플에 돌아와 새로운 도전을 했고, 그래서 혁신이 일어난 것이라는 것은 오류입니다. 잡스가 있었기 때문에 애플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잡스가 애플의 도전을 혁신으로 탈바꿈하여 성공시켰다는 것이 옳다는 것이죠.




도전



 애플은 잡스가 쫓겨난 이후에도 지속적인 도전을 해왔었습니다. 오히려 잡스가 있었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시도했던 회사가 애플입니다.


 1989년, 랩탑이 없던 시절 애플은 '매킨토시 포터블'이라는 휴대용PC를 선보였습니다. 문제는 7kg이라는 포터블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무게로 실제 이동이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만, 들고다니는 PC에 대한 도전으로써 큰 영감을 줬던 제품으로 꼽힙니다. 93년에는 '매킨토시TV'를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PC를 위한 모니터가 비싸, TV를 모니터 대용으로 사용하곤 했었는데 애플은 이를 합친 TV대응 PC 제품을 선보인 것입니다. 역시나 실패했습니다.

 93년에 출시 된 뉴턴은 어떤가요? 잡스가 없던 시절의 혁신적 제품으로 수없이 거론되는 제품 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느리거나 건전지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거나 등의 전체적인 성능상 실패했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PDA시장을 열었던 제품이었죠.

 94년에는 퀵테이크라는 디지털 카메라도 제작했으며, 96년에는 피핀이라는 콘솔게임기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잡스가 돌아왔죠. 잡스가 돌아온 애플은 아이팟이라는 MP3플레이어도 만들었고, 아이폰이라는 대히트 스마트폰도 만들었습니다. 아이패드라는 태블릿도 제작했죠. 그런데 대게 현재 애플의 혁신과 도전에 대한 평가를 잡스가 돌아온 이후부터 시작합니다. 어째서인가요? 애플은 그 이전에도 끊임없이 도전을 해왔고, 다만 실패했을 뿐입니다.


 여기서 더 재미있는 것은 퀵테이크의 실패를 논할 때 '당시 주류가 아니던 디지털 카메라'라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그렇다면 아이팟이 처음 등장했을 때 MP3플레이어는 주류였나요? 아이폰이 나올때 스마트폰은요? 아이패드가 출시될때 태블릿이 주류였나요? 만약 퀵테이크가 대히트를 쳤다면 애플은 지금쯤 캐논, 니콘과 나란히 하는 디지털 카메라 회사가 되어있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걸 누가 장담하죠?




스티브잡스



 애플은 계속 도전을 해왔습니다. 그 도전을 스티브잡스는 성공시켰던 것이죠. 잡스가 애플의 도전적 상징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정확히 혁신적 인물이라고 하는 것은 그 도전을 성공시켰기 때문인 것이지,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둔 것은 아니라는거죠.

 명백히 애플은 지금껏 계속해서 도전을 해오던 기업입니다. 잡스가 있었든, 없었든 말이죠. 그리고 이런 도전의 주기는 연달아 일어나던 시기도 있었고, 조금 지체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 또한 잡스가 있었든, 없었든 말입니다. 잡스가 돌아와 애플의 도전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이렇게 성장하고 잡스의 업적이 크다고 얘기 할 수는 있지만, 잡스가 없기 때문에 애플이 도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잘못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애플에 있어 혁신이라는 단어는 애플의 도전이 성공했을 때 내걸 수 있는 말입니다. 가령 아이폰이 실패했다면 애플의 도전적 제품으로 평가받았을 뿐 지금과 같은 위치에 놓이지 못했을테죠.


 결정적으로 잡스는 애플이라는 지속적인 도전을 펼치던 기업에 다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이지, 지체되는 도전에 묻혀있는 기업이었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 도전이 더 필요했을겁니다. 애플은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도전으로 준비가 되어있던 기업이었고, 그 도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을 만났기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애플




 도전이 혁신으로 직결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마케팅용으로 '혁신했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을 보면 그냥 마케팅용이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듯, 그것은 그저 도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죠. 예를 들어, '애플이 TV세트를 만들었다'. 그것은 애플의 TV 시장에 대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TV제품이 TV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혁신'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이 도전과 혁신이라는 말장난이 잡스의 유무에 갈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며, '혁신성이 사라진다'는 얘기는 곧 '성공성이 사라진다'는 말과 다를 바 없는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량을 본다면 수익면에 있어 애플이 실패하고 있는지 분명이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도대체 '일반 기업'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무엇인가요? 오히려 도전을 하지 않는 기업을 찾아내는게 더 쉬운 일일 것입니다.


 '애플은 기업으로써 성공하기 위해 도전을 했고,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끝내 성공했다'는 것은 굳이 앞에 애플이 아닌 다른 기업을 갖다붙여도 되는 얘기입니다. '코카콜라는 기업으로써 성공하기 위해 도전을 했고,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끝내 성공했다'고 해서 그 뒤에 '하지만 콜라만 팔다가는 회사가 망할 것이다'라는 말이 붙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애플이 또다른 도전을 할 것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기대감은 매우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말이죠. 그 기대감이 꿈에 부푼 것이라고 할지라도 기업이 이를 충족시켜 줬을 때 그것은 곧 소비자 만족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똑같습니다. 하지만 이 기대감이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 하나로 좌우되는 애플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퀵테이크가 나올 때든 아이폰이 나올 때든 기대감은 커녕 죄다 실패할꺼라는 관망만이 나돌았지만, 지금은 아이패드 미니가 나오건 아이폰5가 나오건 성공을 점칩니다. 단지 그 차이 일 뿐이죠.


 스티브잡스는 없습니다. 이제는 애플이 무엇을 했었는지, 무엇을 하는지를 봅시다. 그것이 정답입니다. 잡스의 혁신은 끝났지만 애플의 도전은 계속 될겁니다. 왜냐면 애초부터 그냥저냥 성공하기 위해 도전하던 일반 기업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