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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PC와 아이패드를 함께 구입할 것, MS의 엇갈림

 윈도우8이 출시되면서 다양한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등장했고,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터치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윈도우8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하는지나 PC를 교체할 시기의 산정 같은 것들인데, 이런 고민과 아이패드의 구입 여부가 결여되어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것입니다.






PC와 아이패드를 함께 구입할 것, MS의 엇갈림


 애플이 '포스트PC'를 대변한다면, MS는 'PC+'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미래 PC 방식을 지향하며, 애플은 '맥'과 'iOS'를, MS는 '윈도우8'으로 각자 주장하는 미래 PC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서로간의 공격도 이어집니다. 잡스가 '포스트PC 시대가 열렸다'고 하자 발머는 'PC는 영원할 것'이라고 맞받아쳤으며, 팀쿡이 윈도우8은 냉장고와 토스트기를 합친 것이라고 하자 MS의 케빈 터너는 포스트PC는 잘못 된 것이고 PC+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포스트PC냐 PC+냐의 대립은 윈도우8의 등장으로 인해 제대로 불붙었고, 이제 남은 것은 시장이 증명하는 것 뿐입니다.




Avast 리서치




 USAtoday는 안티바이러스 업체인 'Avast'는 미국내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자 35만명을 대상으로 윈도우8에 대해 진행한 리서치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0%가 '빠른 시일 내 윈도우8으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남은 30% 중 9%는 '새로 PC를 구입할 때 윈도우8을 구입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윈도우8의 업그레이드가 그렇게 신통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주목할만한 내용은 그 다음입니다. 새 컴퓨터를 구입할 예정인 응답자 16% 중 68%가 윈도우8을 구입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맥을 구입 할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12%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새 컴퓨터를 구입 할 예정인 '윈도우 사용자의 30%가 아이패드를 구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구체적으로 아이패드를 지목했을 뿐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포함한다면 좀 더 많은 태블릿 구매자를 예상할 수 있고, 이것은 '사용자가 두가지 이상의 제품을 가지길 원한다'로 해석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조차 윈도우 사용자 중이었다는걸 생각해본다면 포스트PC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PC+




 MS가 주장하는 'PC+', 그리고 그에 바탕을 둔 '윈도우8'은 한가지의 PC를 가지고 생산적 기능과 소비적 기능, 태블릿으로써의 활용까지 모두 하자는데서 비롯됩니다. 그 개념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 MS가 제작한 태블릿인 '서피스'이며, 제조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PC'입니다.


 그와 상반되게 Avast의 리서치는 PC를 사용하면서도 아이패드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새 컴퓨터 구입 예정인 윈도우 사용자 중 30%이긴 하지만, 언급했던 안드로이드 태블릿 포함이나 실제 PC+의 개념을 배제한 사용자, 이미 태블릿을 지니고 있는 사용자까지 확대한다면 '한가지'로 해결하자는 PC+의 성질과 달리 두가지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려는 소비자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실제 하이브리드PC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넥서스7이나 아이패드 미니 같은 소비 중심의 기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과 데스크톱과 함께 모바일용으로 굳이 하이브리드가 아닌 랩탑과 아이패드를 선택할 수 있음도 시사합니다. 한가지 기기로 전부를 할 수 있다는 가치와 달리 용도에 따라 분리하는 사용자들이 있다는 것은 윈도우8이라는 PC+를 선택한 MS에게 있어 엇갈린 포스트PC시장을 보여줍니다.


 딱히 Avast의 리서치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경우 MP3플레이어나 PMP,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등을 한번에 집어삼켰습니다. 하지만 MP3나 전자사전, 동영상 재생 같은 기능이 과거 피처폰에 탑재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된 것은 이런 제품을 스마트폰이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폰과 MP3플레이어를 같이 가지고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한가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의 가치를 느꼈던 것입니다.


 그런데 윈도우8이, 하이브리드PC는, PC+가 과연 다른 제품과 병행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치를 줄 수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면 소비자는 태블릿도 구입하고, 이북리더도 구입할거라는 겁니다. 저 리서치의 윈도우8을 구입하려는 응답자들도 PC만으로 모든 소비를 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MS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인 Frank X. Shaw는 'PC의 몰락이 아닌 강화되고 부가된 PC+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진짜 PC+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포스트PC의 기능을 완벽히 PC+가 대체할 수 있어야 합니다. PC로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MP3플레어이를 구입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PC+가 거쳐야 할 과제가 바로 그것이 되는겁니다. 결론적으로 MS는 윈도우8을 내놓고,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포스트PC를 벗어난 제품으로 승화되지 못했습니다.




MS




 MS가 애플에 밀리게 된 것이 포스트PC 시대의 대비에 늦었기 때문으로 평가하곤 합니다만, MS는 포스트PC 자체를 부정하고 PC+ 기기를 내놓겠다고 한 뒤 나온 것이 '윈도우8'입니다. 발머는 서피스를 공개하면서 '즐기며 작업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포스트PC들의 주된 '즐기기 위한 소비'에 '작업성'을 덧붙힌 것이라는건데, 작업성이 필요없는 사람은 오로지 즐기기 위한 기기만을 구입하거나 혹은 즐기기 위한 소비와 작업성을 분리하는 사용자도 있음은 배제한 것입니다.


 RT버전에 있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RT버전의 서피스를 보는 시선은 '키보드 달린 아이패드'이거나 '타이핑용 아이패드'입니다. 그것을 PC로 활용할 생각도 없으며, 그렇다고 소비용 기기로써는 굳이 키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됨에도 생산성에 대한 거부감을 느낍니다. 생산성을 원하는 소비자는 처음부터 프로버전의 서피스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윈도우8이 PC+ 시대를 열었다'보다는 '포스트PC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로 비춰 볼 수 있습니다. 정말 PC+로써 윈도우8을 선보일 생각이었다면, PC+가 포스트PC 기기들을 완벽하게 흡수해 하나의 기기만 구입할 가치를 만들었어야 했지만, 그냥 아이패드와 비교되는 제품일뿐 아이패드를 흡수한 제품이 되진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PC와 함께 아이패드를 구입하겠다는 리서치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거기서 엇갈린 것입니다. MS는 좀 더 소비 위주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자신들의 주장과 상반되는 포스트PC 개념이 되겠지만, 그것이 현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니면 PC+가 포스트PC를 흡수 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만, 오히려 포스트PC가 생산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 더 빨라보이죠.


 윈도우8은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하지만 윈도우8으로의 이행도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이 마저도 PC+의 개념을 따라붙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포스트PC든 PC+든 무슨 문제'냐며 '아이패드를 병행하더라도 윈도우는 쓰겠다는 것은 팔린다는 것이고, 그럼 된 것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윈도우8이 PC+ 시장을 제대로 열어놓지 않으면 MS는 포스트PC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다시 해야합니다. 이미 애플이나 구글은 포스트PC 시장의 저 앞에 달려나갔는데 말이죠.


 IBM의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기술담당 최고 책임자(CTO)이자 30년전 IBM PC 개발진의 일원이었던 마크 딘은 '내 생애 중에 PC가 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PC는 계속 컴퓨팅의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하지만 PC는 더 이상 컴퓨팅의 첨단이 아니다. PC는 진공관이나 타자기, LP 레코드, CRT 브라운관, 백열전구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제 MS의 엇갈린 선택은 타자기나 LP 레코드를 계속 생산하고 연구할 것인가, 아니면 더 나아간 것을 연구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