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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미래 교실, 터치스크린 칠판이 자리잡을까?

 교실 중앙에 놓인 커다란 칠판에 대한 추억은 누구나 있을겁니다. 흰색, 파란색, 빨간색, 노락색 분필로 낙서를 하는가 하면, 선생님이 제시한 문제를 풀지 못해 칠판 앞에서 쩔쩔 맨 경험 등 학창시절 항상 바라보고 마주하게 되는 칠판은 교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칠판이 사용되어왔고, 이 칠판을 미래형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왔습니다. 칠판에 직접 빔프로젝트를 쏘아 자료 위에 필기를 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현재에 와서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칠판 계획도 나오고 있죠.






미래 교실, 터치스크린 칠판이 자리잡을까?


 필자는 지난 12일, '터치 인터페이스가 미래 인터페이스일까?'라는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의견으로 터치스크린이 활용 된 디지털칠판에 대한 의견들을 많이 주셨는데요, 분필 가루도 덜 날리고 지우기도 쉬운 터치스크린 칠판은 기존 칠판보다 효율적이여 보이긴 합니다. '칠판이 업그레이드가 된다면 칠판의 성질과 유사한 터치스크린이 채용 될 것!'이라는 결과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이죠.

 하지만 필자는 좀 더 다른 시각을 제시해봅니다. 과연 미래에 터치스크린 칠판이 자리 잡게 될까요?




터치스크린 칠판




 필자는 터치스크린 칠판이 교실을 꿰차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먼저 '칠판'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칠판은 매우 비효율적인 수업 장치입니다. 쓰고 지우고를 반복해야하며, 분필 칠판의 지우개를 털어야하고 분필은 소모되어 새로 구비해야 합니다. 마커펜도 잉크가 소모되면 새로 구입해야 하고 여러가지 색상을 따로 구비합니다. 칠판을 전체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교사는 팔을 쭉 뻗어 필기를 해야하고, 필기 시간도 매우 깁니다. 상당히 비효율적이죠.

 그래서 2000년 이후에는 국내에 대형 TV 화면을 이용한 디지털 수업이 한창 유행하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점이고 다시 칠판으로 돌아갔다는 것인데, 이유는 '유동적'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칠판이 비효율적이면서도 계속해서 교실에서 사용되는 이유는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재량에 따라 수업을 조절할 수 있고, 수업 진행 과정 중 상황에 맞게 대처하거나 이미 인쇄된 교과서가 아닌 학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도 매우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디지털 수업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이유도 수업 자료가 매우 수동적이었고, 교사가 하는 것이라고는 이미 짜여진 수업내용을 넘기는 것 밖에 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비효율적이지만 유동적인 칠판으로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칠판에 소모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지우개를 털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지닌 터치스크린을 칠판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요? 문제점은 여전히 비효율적라는 것에 있습니다. 좀 더 미래 교실을 지향하고 기술을 활용하려 한다면, 기존 칠판의 단점을 개선하는 것은 물로니거니와 비효율성을 잡고 유동적 일 수 있는 수업 방식을 찾아내야 합니다. 단순히 칠판의 속성을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죠.




미래 교실




 태블릿이 미래의 전자교재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태블릿으로의 교체를 종이가 터치스크린이 될 뿐이라고 단순히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태블릿이 전자교재로써 어울리는 점 또한 바로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스크린만 주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 직접 조작하고 필기하고 종이의 무게나 내구성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상쇄하면서 종이교재의 유동적인 부분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미래의 교재로써 주목을 받는 것입니다. 단지 종이를 대세인 터치스크린으로 교체하는 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칠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나무판떼기를 터치스크린으로 교체하여 '짠~!' 할 생각이라면 기존 칠판과 똑같은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습니다. 태블릿이 전자교재가 되면서 주목받는 점은 무선 연동과 클라우드인데, 미래의 칠판은 이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교사도 결국 태블릿을 교재로 사용할 것이며, 태블릿이 곧 수업의 진행 방향이 될 것입니다. 고로 교사는 태블릿에 다양한 자료를 넣어다니거나 클라우드를 통한 스트리밍으로 자료를 내려받는 식으로 단순한 스크린에 자료를 뿌려 프레젠테이션 식 수업을 하게 될 것이며,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제작한 수업자료들을 토대로 크리에이티브 적 수업을 진행 할 수 있는 유동적 환경이 제공 될 것입니다. 수업 진행에 따른 추가 필기의 경우 태블릿에 직접 필기하여 스크린에 띄우는 형식이 되거나 타이핑을 통해 좀 더 깔끔한 글씨체를 보여줄 수도 있겠죠.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태블릿을 교재로 사용하는 학생들 또한 과제나 발표자료를 교사가 허가하게 되면 스크린에 뿌릴 수 있게 되거나, 칠판과 연결하여 자리에서 교사가 제시한 문제를 풀고 이를 스크린을 통해 확인하는 등의 딱딱한 수업 방식이 아닌 좀 더 자유롭고 태블릿 간에 이어져 학생과 교사가 상호 유동적일 수 있는 수업방식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를 위한 칠판으로는 그저 태블릿화면을 스크린으로 보여줄 수 있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물론 여기에 터치스크린을 가미할 수는 있겠지만, 직접 터치스크린에 필기를 하는 형식의 수업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이미 이런 수업방식은 태블릿을 교재로 활용하고 있는 학교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며, 현재는 빔프로젝트가 스크린을 대신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대형 스크린이 교실을 꿰차게 될 것입니다.




칠판



 위의 방식은 과거 업체들이 교과서에 맞춰 만들어 준 플래시 같은 것들을 그냥 페이지만 넘기며 수업을 진행해야 했던 디지털 수업과는 전혀 다른 교사와 학생이 직접 주체가 되는 수업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교사들이 전자교재 제작 컨퍼런스와 모임을 가지면서 미래 교육을 도모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떤 기자분을 통해 들은 바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학생과 교사, 그리고 전자교재와 스크린이 된 칠판이 함께 상호 연동되어 진행되는 수업이 미래에 지향될 수 있음을 확신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 방식은 교사가 자신의 교육 자료를 탄탄히 구성하는지와 프레젠테이션 식 수업 진행에 얼마나 적응 할 수 있는지의 교사 재량이 매우 요구 될 것으로 보이며, 교육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줄줄이 생겨나지 않을까 필자는 예상해봅니다.


 미래 교실로 탈바꿈하고 나면 칠판에 대한 추억도 점점 사라지겠지만, 효율적인 수업형태로 바뀔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필자가 제시하는 미래 교실의 모습이며, 비효율적인 칠판이 주체가 아닌 학생과 교사의 전자교재들을 스크린 칠판이 매개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수업으로 발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