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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블랙베리 10, 시작 전부터 좋은 느낌

 기대주란 기대를 받은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기대치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 기대가 역으로 반감이 되어 돌아가거나 역풍을 맞아 휘청거려 대중들의 눈에서 벗어나버리기 마련입니다. 2013년 IT시장에서 이런 갈림길에 서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RIM의 '블랙베리 10(BB10)입니다. RIM이 새로 운영체제를 정비한다는 것과 달리 초반에는 크게 호응을 받지 못했으나,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2013년 최고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블랙베리 10, 시작 전부터 좋은 느낌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되는 바는 더이상 'iOS냐, 안드로이드냐'가 아닙니다. '윈도폰이냐, 블랙베리이냐', 둘 중 누가 3위를 차지하여 상승세를 보이며 양강체제를 돌파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비자는 꽤나 iOS와 안드로이드에 질려있으며, 이 둘과 견줄만한 새로운 플랫폼이 신선함을 줄 수 있길 바라는 호기심에 가득차 있습니다. 이미 평준화 된 것들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의 선택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교체시기 자체가 PC 등과 비교해 빠르다보니 현상 자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윈도폰은 주춤주춤하긴 했지만 이미 시장에 진출한 상태고, 윈도폰8을 통해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서는 블랙베리는 아직 준비 단계지만 시작부터 좋은 느낌으로 윈도폰과 견줄만한 대상으로 일찍이 지목되었습니다.




좋은 느낌



 RIM은 지난 주,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기존의 앱을 블랙베리 10용으로 포팅하면 $100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포타톤(Port-A-Thon)'을 진행했습니다. 행사는 플랫폼 별로 진행되었으며,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기타 플랫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부사장인 Alec Saunders은 트위터를 통해 '37.5시간 만에 이번 포타톤에 15,000개의 앱을 제출 받았습니다. 진짜 마라톤을 한 기분입니다. 모든 개발자들에 감사합니다.'라며 행사에 대한 내용을 전했습니다.

 물론 이 15,000개의 앱이 모두 양질의 앱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RIM이 이들 모두를 승인하여 앱월드에 등록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어떤 검수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다만, 시작도 전에 많은 타플랫폼 개발자들이 포팅을 시도했으며, 이는 블랙베리 개발자들이 합쳐졌을 경우를 생각해보면 출시 직후부터 사용자들이 많은 양의 어플리케이션을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런 포팅 시도는 포파톤을 통해 꽤 많이 알려지게되었고, 탄력을 받아 출시 직전까지 계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즈니스 시장에서도 블랙베리 10은 시작이 좋았습니다. RIM은 지난 17일, 블랙베리10의 훈련 프로그램에 1,600개의 기업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훈련 프로그램은 블랙베리 10을 일상 업무에서 새로운 운영체제를 사용하기 위해 새로 바뀐 것들에 대한 교육으로 진행됩니다. RIM은 따로 참여한 1,600개의 기업들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대기업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여집니다. 블랙베리10의 투입 여부를 떠나,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츨시 전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블랙베리 10은 이슈가 되고 있는 BYOD를 집중 공략해 기업 시장을 겨냥했으며, 그에 따른 솔루션과 기능들도 무장해 BYOD의 늪에 빠진 대기업 CIO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 10




 RIM은 출시 직전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윈도폰처럼 출시 후 개선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좀 더 꼼꼼히 완성도와 성공 방정식을 구축한 다음 출시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했으며, 블랙베리 개발자들을 다독이고 지원하면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선택하거나 점유율이나 소비자들의 요구조건에 맞춰 개발자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 기존 플랫폼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하도록 지원한 앱생태계 등 기존 스마트폰 플랫폼들의 출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마치 MS가 플레이스테이션을 잡기 위해 Xbox 360에 저력을 쏟아부어 탄탄한 준비와 개발사들을 직접 끌어냈었던 때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RIM의 준비 과정이 블랙베리 10을 기다리는 블랙베리 마니아들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소비자와 투자자들까지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RIM의 주가는 $6까지 떨어졌었지만 포타톤과 기업 참여가 있었던 저번주 $15까지 회복했으며, 이 상승세는 블랙베리 10이 정식 공개 될 이번 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블랙베리 10이 기대를 받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직접적으로 안드로이드나 iOS를 겨냥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RIM은 순전히 기업시장을 타겟으로 BYOD 트렌드에 따라 공략하고 이것이 개인으로 넘어갔을 때 여러 소비자들을 상대로 퍼져나가도록 하는 꽤나 우회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기업시장은 굉장히 큰 시장이고, BYOD는 기업시장의 화두이며, BYOD가 일상에서도 반응을 챙길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이 애초부터 안드로이드나 iOS를 타겟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윈도폰보다 안정적이고 뚜렷해보여 블랙베리 10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블랙베리에 대한 마니아들의 수요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대주




 블랙베리 10은 말그대로 '기대주'입니다. RIM 뿐만 아니라 BYOD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CIO들과 새로운 스마트폰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블랙베리10에 대하 큰 기대가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훈련 프로그램에 기업들이 참여한 것과 별개로 기업 시장에서 실제 성적이 좋지 못하거나 BYOD 트렌드를 완벽히 소화하지 못할 경우 판매 효과가 일반 시장으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며, 그대로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블랙베리 10의 출발 전 컨디션은 매우 좋습니다. 좋은 신발도 샀고, 트랙도 파악했습니다. 이제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블랙베리 10은 1월 30일 정식 공개 될 예정이며, 출시가 이뤄질 것입니다. 블랙베리 10이 RIM에게 있어서도 소비자에게 있어서도 충분히 기대를 반영 할 수 있을지, RIM에게 다시 빛을 비춰주는 것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