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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편의점폰 범람, 고가 시장 뒤집을 것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값이 싸니 품질도 이렇지...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저렴한데로 사용하자'의 뜻으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천원마트'니 '천냥백화점' 같은 곳은 여전히 성행 중이며, 집안의 모든 생필품을 충당하는 곳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또한 통신비를 도려낼 수 있는 비지떡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편의점폰 범람, 고가 시장 뒤집을 것


 '저가형 스마트폰', 하지만 정작 저가형이라는 제품들의 가격은 20~30만원 대로 체감상 '저렴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듭니다. 스마트폰 중에서 저렴하다는 것이지 과거 피쳐폰을 사용할 때보다 비싸거나 비슷하기 때문이죠. 이런 부분까지 감싸안을 수 있어야 '저가'라는 항목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고, 여전히 부담스러운 스마트폰 가격은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편의점폰은 마치 천원마트처럼 정말 저렴한 휴대폰을 판매한다는 명목을 세우고, 범람하고 있습니다.




편의점폰


 CU(씨유)는 심카드코리아와 함께 29일부터 편의점폰 판매에 돌입합니다. '리하트폰'으로 명명된 이 상품은 29,800원에 판매되며, A+급의 중고제품을 다시 수리하여 포장 판매하는 리퍼비시 제품입니다. 서울에서 먼저 1천500대의 물량을 선판매하며, 향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휴대폰과 배터리, 충전케이블이 패키지로 제공되며. 30일간의 제품 보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GS25는 CU보다 앞선 24일부터 전국 300여개 매장을 통해 편의점폰 판매를 시작합니다. 제품들은 모두 새제품으로 갤럭시U 7만원, 아이리버 바닐라폰 55,000원의 스마트폰과 35,000원의 팬택 캔유, LG 프리스타일, SKY 웨딩폰 3종의 피처폰으로 구성되었습니다. GS25는 MVNO업체인 프리테레콤과 협력하여 저렴한 기본요금도 공개했는데, 피처폰은 4500원으로 초당 1.8원의 통화료 부과, 스마트폰은 13,500원으로 음성 30분, SMS 3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편의점폰 판매를 시작한 세븐일레븐은 2달동안 약 4,3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프리피아 2nd은 2주만에 2,000대 판매를 달성했고, 84,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경쟁 업체들의 더 낮은, 고성능의 제품의 판매가 예고되자 세븐일레븐 또한 더 가격을 낮추기 이르렀습니다.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시크와 옵티머스 마하는 각각 7만원에 판매되며, 피처폰인 노리폰은 35,000원에 판매합니다. 세븐일레븐에서 기기를 구매했다면, 스페이스네트 홈페이지에서 가입을 진행해야 합니다. 요금제는 기본료 6,000원에 초당 1.5원인 '세이브60'이 있으며, 스마트폰 요금제는 기본료 13,500부터 35,000원까지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게 저가폰이지!



 말만 '저가폰이다', '효도폰이다', '알뜰폰이다' 해왔지만 실상 통신요금을 덜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저렴하다는 것이지 소비자들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죠. 하지만 편의점들이 제시한 휴대폰들은 다릅니다. 딱히 따로 계산을 거칠 필요 없이 한눈에도 저렴하다는 것을 소비자 스스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MVNO 요금제까지 합쳐놓으니 전체적인 통신비를 기존 피처폰을 사용할 때보다 더 떨어뜨려 놓는 것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혀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점도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무늬만이 아닌 '진짜 저가폰'인 것입니다.


 사실 이런 편의점폰은 해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국내 정책상 통신사를 거치게 해뒀었기 때문에 그간 판매가 불가능했던 것이지 자급제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대형 편의점들이 통신사나 제조사를 떠나 각자 가격과 패키지 경쟁을 하면서 가격 떨어뜨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이벤트성이 아닌 장기화 될 수 있음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국내의 피처폰 이용자는 2200만명으로 여전히 많은 수입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많이 이뤄지긴 했지만 가격부담으로 인한 선택이 이제는 더디게 진행되는 것입니다.  두잇서베이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36%가 '피처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 스마트폰 요금에 대해 '매우 높다'는 응답이 53.3%로 요금으로 인한 부담이 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싼 요금때문에 피처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편의점폰은 이런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에게 제격인 제품입니다. 오히려 기존 통신3사를 거치는 것보다도 더 저렴하게, 약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 개통하고 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하게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피처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도 함께 판매한다는 점은 더 저렴한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도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그 가격에 걸맞게 사용하더라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만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그 외 소비자들은 편의점폰 수준의 가격이 받쳐주는 저가 시장으로 몰릴 것입니다. 적어도 저렴하게 쓰고 싶은데 어중간한 30~50만원대의 휴대폰을 권하거나 여전히 높은 가격의 피처폰을 권하는 대리점보다 직접 골라 선택하는 편의점폰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픈 된 환경에서 휴대폰을 구입했다는 만족감도 줄 수 있겠죠. 그렇다면 기존 고가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저가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는 것입니다.




저가 시장




 필자가 이런 저가 시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며 무작정 비싼 출고가를 내세우고 보조금으로 메우고 소비자의 혼동을 야기했던 기존 고가 시장과 달리 완전히 오픈 된 편의점폰은 충분히 성행할 것이며, 소비자들이 저가 시장으로 몰리게 되면 반대의 고가 시장은 고가에 걸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하고 소비자는 그에 따른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소비자가 우롱되던 통신 시장 탈피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즉, 휴대폰 시장의 전체적인 안정과 통신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편의점이 아닌 중고 시장이나 또는 MVNO 판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아직까지 MVNO에 대한 시선이 낯선 국내 소비자들이 편의점이라는 기존 알고 있던 브랜드를 통해 저가폰에 대해 '휴대폰도 이렇게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 전환을 함께 이뤄낸다면 향후 시장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필자는 편의점 간의 경쟁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편의점이 경쟁함에 따라 이들과 협력하려는 MVNO 업체들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자급제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편의점폰이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