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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Yahoo

야후, 집중의 성과를 보이다

 야후가 얼마 전 새 로고를 선보였습니다. 90년대 글자에 의미 없는 3D 효과를 주는 것이 유행하던 때의 로고를 보는 것처럼 촌스럽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그 평가는 야후를 으쓱하게 했습니다. 그러든 말든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야후, 집중의 성과를 보이다


 야후의 CEO 마리사 메이어는 새 로고에 대한 혹평에 대해 '이전 로고나 지금 로고나 모두 좋다. 우리는 큰 회사이며, 진짜 기업이 되어야 하고, 우리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을 정말로 좋아해야 한다. 우리는 명확한 곳에서 논란을 일어나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발언은 야후의 현재 상승세를 대변하기에 아주 좋았죠.




1년




 마리사 메이어가 취임한 후 야후는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고작 1년 사이에 전략 수정과 수익 모델 강화, 근무 환경 변화 등을 단숨에 해치웠는데, 가장 도드라져 보였던 것이 M&A였지만, 야후가 가장 큰 성과를 보인 것은 바로 '집중'이었습니다.

 야후는 몇몇 지역에서 철수합니다. 한국도 그랬고, 중국도 그랬죠. 대체로 영어권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에 서비스도 줄입니다. 다 쳐냈다는 것이 아니라 집중할 서비스들을 골라낸 것이죠. 그러면서 모바일을 가장 핵심으로 내세웠습니다. 너무 많은 것에 신경 쓴 것처럼 보이지만, 달리 보면 줄이고 줄인 것에 더 많은 집중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야후가 집중한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날씨, 메일, 플리커, 파이낸스, 스포츠 등입니다. 이미 야후가 가장 잘하던 것들이지만, 또 힘을 잃어가고 있던 것들이기도 했죠. 야후는 이들 서비스를 갈아엎거나 과감하게 개편합니다. 날씨와 메일, 스포츠는 새로운 디자인의 모바일 앱을 제작했으며, 플리커는 1TB의 용량으로 원본 사진을 마음껏 업로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딱 이 정도입니다. '그렇게 활발해 보이지 않는데?' 싶겠지만, 그게 답이었고, 이것저것 펼쳐 높을 것 없이 야후가 가장 먼저 해야 했던 것들입니다.




집중




 8월에는 구글을 제치고 미국 사이트 방문자 1위를 차지했으며, 월간 사용자는 8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20% 증가한 수치이며, 최근 인수한 텀블러의 사용자를 제외한 것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야후의 모바일 사용자만 3억 5,000만 명에 달한다는 것으로 모바일 앱과 기존 서비스의 개편이 큰 힘을 발하면서 서비스 전체보다는 단일 서비스의 질이 우선시되는 모바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다채로운 정보를 한 번에 모으는 포털인 야후가 아닌 집중한 개별 서비스들과 이들을 모바일에 적용한 앱들의 성과가 한군데로 모여 형성된 야후라는 브랜드의 가치 상승으로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이런 개별적인 성과가 얼마 전까지 지저분했던 야후 홈페이지로의 유입을 늘렸고, 홈페이지까지 개편되면서 안정적인 사용자 유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정보 컨텐츠였던 스포츠와 파이낸스로의 유입 증가까지 이끌어 냈으니 야후가 당장 홈페이지부터 바꾸고 거창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음에도 성장 궤도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것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기존의 가치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야후는 5년 만에 주가가 30달러를 넘어섰으며, 가파르진 않지만, 조금씩 상승하고 있습니다. 매주 1만 2,000통의 이력서를 받는 구직자들에게 인기 있는 회사,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회사로 비치는가 하면 채용한 사람들의 10% 정도가 전 야후 직원이었을 만큼 다시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부활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기세가 좋으며, 그걸 단 1년 만에 해냈다는 것은 높이 살 만합니다. 물론 여전히 야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야후 홈페이지를 다시 들린 순간 그 생각은 달라질 것이며,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찾게 될 거라 필자는 평가합니다.




야후


 '야후가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 '살아날 것이다'. '거의 다 살아났다'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필자는 여기서 장담하는데 야후는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기존 사용자들은 원래 원하던 기능들과 서비스를 받아 머물게 되고, 신규 사용자들은 과감한 개편에 이끌려 왔지만, 만족한다면 지속해서 야후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본질적인 부분을 야후는 5번의 CEO를 교체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깨달았다는 걸 사용자들이 느끼는 순간 구닥다리처럼 보였던 야후가 새롭게 보일 수 있죠.


 야후의 집중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냥 서비스의 기초 틀만 제공하는 것을 벗어나 지난 9일, iOS 플리커 앱은 자동 업로드 기능으로 1TB의 거대한 자동 백업 서비스가 되었고, 야후 메일도 16주년을 기념하여 통합된 디자인과 함께 1TB의 이메일 스토리지를 제공한다고 야후는 밝혔습니다. 사소한 부분이라 할지라도 계속해서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사용자들이 인식하도록 하는 겁니다. 누구보다 역동적인 기업이라고 말입니다.

 야후는 지금 가장 빛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