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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테슬라, 불길에 그을리다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고, 주력 모델인 '모델 S(Model S)'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컨슈머리포트는 모델 S에 최고 점수라고 할 수 있는 99점을 내리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테슬라의 주가는 미끄럼틀을 타고 있습니다. '화재'가 문제입니다.




테슬라, 불길에 그을리다


 지난달 1일, 고속도로에서 모델 S가 불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접촉사고가 일어난 것도 아니고, 차량이 전복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금속 파편이 차량 하단으로 날아가 배터리에 구멍을 뚫어 불이 난 것인데, CEO인 엘론 머스크는 이 문제를 논리적으로 직접 설명하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습니다.



화재


 지난 6일, 미국 테네시의 고속도로를 달리던 모델 S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세 번째 화재 사고로 첫 번째 사고와 같이 도로의 파편이 차량 하단을 뚫어 배터리에 충격을 가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탓으로 테슬라의 주가는 7.5% 내린 139.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00달러를 코앞에 두고 있던 테슬라는 6주 동안 3번이나 터진 화재 사고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실적 자체도 나쁘진 않았지만, 대형 호재 대신 불길에 휩싸인 테슬라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당시 12%나 빠져나갔습니다. 물론 이런 주가 현황이 과민반응이라며,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안전성이 완벽히 검증되지 않는 이상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테슬라의 화려한 이력과 달리 최근의 모습은 완전히 그을린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전기차의 위험성을 두고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필자는 모델 S의 두 번째 사고에 주목합니다.




두 번째


 두 번째 화재는 멕시코에서 일어난 것으로 높은 속도로 로터리를 돌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콘크리트벽에 부딪히는 사고로 일어났습니다. 운전자는 부상 없이 차량을 빠져나왔고,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또한, 첫 번째 사고와 마찬가지로 불이 좌석까지 도달하지 못했으며, 크게 폭발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반응인데, 테슬라가 차주와 조사에 들어갔을 때 그는 모델 S의 성능에 만족한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모델 S를 다시 구매하겠다'고 테슬라 측에 전했습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화재는 모두 도로의 파편이 튀면서 일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는 사고로 발생한 화재로 오히려 운전자가 모델 S의 보호를 받은 셈입니다. 모델 S의 화재 대책에 문제가 있었다면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고, 차주는 이에 만족하여 다시 모델 S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모델 S가 6주 동안 3번이나 화재를 겪었다'는 말만 보면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차량 같지만, 두 번째 사고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입니다. 더군다나 첫 번째와 세 번째 사고도 인명 피해는 없었고, 차량의 바닥과 전면 부분만 타들어 갔습니다. 가솔린차와 비교하더라도 안전한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정확히는 도로의 작은 파편에 대한 약한 하단 부분이 모델 S 화재의 주범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배터리 자체의 발화나 안정성 여부를 논할만한 일은 딱히 벌어지지 않은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테슬라는 차량의 하단을 파편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특별히 주목받는 탓에 연이어 터지는 화재 사건 보도에 신중하게 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만족을 느꼈다면 별다른 문제 없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겠지만, 닛산 등의 전기차보다 훨씬 민감하게 작용하므로 현재 좋은 상황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테슬라



 시가 총액이 거의 10조원 가량 빠졌지만, CEO인 엘론 머스크는 크게 신경쓰는 모습이 아닙니다. 테슬라의 주가가 한창 오르던 상반기에 그는 '테슬라가 실제보다 고평가를 받고 있다'며, 아직 테슬라를 높게 평가할 처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 본인의 자본력도 자본력이지만, 이제 막 시작한 시점에서 너무 과도한 인정은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역효과를 이번 6주 간의 화재가 잘 보여준 것이죠.


 다만, 테슬라가 투자자의 손길을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이므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해명도 해명이지만, 대책 마련과 함께 곧 출시될 신제품에 영향을 가지 않도록 하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투자자들은 모델 S 이후의 테슬라가 과연 전기차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 판단할 중요한 지점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꺾어버려선 그을린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재가 되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