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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 동네 서점과 손잡다

 인터넷 상권이 발달하다 보니 최근 동네 서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있더라도 정말 소규모의 유지 정도만 하고 있을 뿐 대형 체인 서점에 밀린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전자책의 발달로 더 축소되고 있죠.



 
 

아마존, 동네 서점과 손잡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자 킨들을 통해 전자책 전성기를 끌어올린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그 여파는 대형 체인 서점까지 잠식했는데, 업계 1위였던 반스앤노블은 수익 악화로 11년에는 매각을 추진했으며, 누크로 전자책 사업도 본격화했으나 킨들에 휩쓸렸습니다.




아마존 소스


 

 
 아마존은 '아마존 소스(Amazon Source)'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 소스는 동네 서점이나 소규모 소매점을 위한 것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아마존의 킨들과 킨들 파이어, 액세서리까지 도매가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를 정가에 구매할 수 있으며, 서점과 소매점은 여기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서점에서 킨들을 구매한 소비자가 전자책을 구매하면 아마존이 2년 동안 전자책 콘텐츠 가격의 10%를 수수료로 지급합니다.
 
 아마존은 아마존 소스 포털에서 서점과 소매점의 영업을 지원하며, 만약 서점이 수수료 10%에 불만이 있다면 6개월 이내 서점이 구매한 모든 킨들 제품을 조건 없이 아마존이 사들여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계속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망은 약합니다. 아마존이 소매점을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단숨에 늘릴 순 없는 노릇이고, 오프라인 경쟁자인 반스앤노블의 체인점을 상대하기 위해선 꽤 오랜 시간을 소비해야 합니다. 그전에 반스앤노블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서점을 오프라인으로 옮긴다고 해서 지금의 아마존 같을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아마존 소스는 이런 부분을 보강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킨들 판매처로 활용하면서 서점을 중점적으로 내세워 새로운 시장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서점에는 아이패드도 갤럭시탭도 없으니까요. 전자제품 매장보다 훨씬 아마존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반스앤노블


 
 반스앤노블은 아마존의 킨들에 밀리면서 매출 감소가 우려되자 2009년부터 오프라인 서점에서 발생한 수익을 누크미디어에 쏟아부었습니다.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참혹하다 할 수 있는데, 지난달 새로운 '누크 글로라이트(Nook GlowLight)를 출시했지만, 누크미디어를 분사할 것이라는 논란 탓에 반응도 미지근합니다. 태블릿은 멈춘 상태죠. 거기다 오프라인 수익도 악화하여 전자책에 쏟을 여력이 그리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반대로 전자책을 오프라인 판매로 돌려놓을 프로그램을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별다른 매장을 구축하지 않고, 단지 반스앤노블이 잠식하고 있던 동네 서점을 대상으로 말입니다. 아마존 소스가 이렇게 상생하려 한다는 보여주기 위한 전략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반스앤노블 경쟁자가 손을 맞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마존이 서점과 소매점을 통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반스앤노블을 조여나갈 것은 분명하며, 그것만으로도 꽤 큰 성과입니다. 그래도 오프라인 서점의 콘텐츠, 규모 차이가 난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반스앤노블의 태블릿은 멈춰있고, 아마존은 킨들뿐만 아니라 킨들 파이어까지 유통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할 것입니다.
 
 그렇게 반스앤노블을 오프라인에서도 조여나간다면 결국 아마존의 자체적인 소매점을 여는데 수월해집니다. 보여주기 이상으로 아마존의 치밀한 계획이 아마존 소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마존


 

 아마존이 이런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은 오프라인 시장을 분명하게 쥐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애플과 구글이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고, 둘 다 훌륭한 태블릿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가격 경쟁까지 하고 있죠. 더군다나 누크미디어의 매각에 MS가 인수 의사를 보이기도 하면서 아마존이 전자책 우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확실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둬야 하며, 그것이 오프라인인 겁니다. 서점에서 종이책을 밀어내고, 킨들을 내세우게 하며, 책을 읽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자제품 매장이 아닌 서점으로 소비자들을 돌아 세우게 하는 것. 결국, 전자책이 성장하여 종이책이 위축된다면 아마존이 미리 준비해야 할 부분이고, 이를 구체적으로 내놓은 것이 아마존 소스입니다.
 
 아마존이 아마존 소스를 발판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갈지, 전자책 시장을 얼마나 확고히 가져갈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