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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LG 웹 OS TV, TV 역사를 새로 쓸 기회를 잡다


 '스마트 TV'라고 하지만, 어째서 스마트 TV인지 이해 못 할 제품들에 우린 둘러싸였습니다. 차라리 저렴한 가격에 방송만 제대로 나오는 제품을 찾고 싶을 정도인데, 그럼에도 여전히 TV 제조사들은 스마트 TV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전보단 나아진 편이죠. 스마트 TV에 대한 평가가 떨어지자 다시 꺼내 든 것이 화질이었으니까요.
 


LG 웹 OS TV, TV 역사를 새로 쓸 기회를 잡다
 
 그렇다고 스마트 TV 경쟁이 축소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큰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죠. LG는 CES 2014에서 웹 OS TV를 선보였습니다. HP에서 인수한 웹 OS를 스마트폰이 아닌 TV를 위한 운영체제로 탈바꿈하면서 스마트 TV 시장의 격변을 예고합니다. 발표 당시부터 크게 주목받았죠.
 
 


 웹 OS TV는 지난 2월부터 판매를 시작하여 지난달까지 100만 대 누적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평가가 좋지 않았던 스마트 TV를 내세우고 있고, 웹 OS가 처음 탑재되었다는 점을 보면 상당한 판매량를 달성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스마트 TV를 표방하지만, 아직 서드파티 업체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데, 스마트 TV 초기에 스마트폰처럼 앱 생태계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무작정 서드파티 업체를 끌어들이던 것과는 달리 신중한 행보입니다.
 
 그리고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스마트TV 기술 및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LG는 웹 OS의 SDK를 이달 말부터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앱 개발 환경을 공개하여 외부 개발자들이 웹 OS TV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제품이 스마트 TV이니 당연한 순서처럼 보이지만, LG의 움직임은 아주 침착하고, 제대로 된 것입니다. 무작정 서드파티 개발자들을 불러들이기보단 웹 OS TV의 판매가 순항 중이라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개발자들이 웹 OS TV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며, 웹 OS TV가 기본이 잘 잡힌 제품임을 방증했습니다. 굳이 떠들지 않아도 개발자들은 웹 OS TV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CES 2014에서의 호평 탓에 웹 OS TV가 순탄하게 판매되고 있지도 않고, 실제 사용 평가만 보더라도 스마트 TV로서 기능의 다양함이나 개수보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간결하게 다가오는 사용자 경험이 웹 OS TV의 평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소비자들이 웹 OS TV의 기반에 만족했고, 이후 추가될 기능에 기대를 할 여지가 남았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의 새 역사를 쓴 아이폰을 돌이켜 봅시다. 많은 이가 아이폰이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줬고, 이것이 현재 스마트폰 발전을 있도록 했다고 말하지만, 실상 아이폰이 막 등장했을 땐 앱스토어 따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목받은 건 다양한 기능이나 확장성이 아니라 물리 키보드가 어떻게 빠진 자리와 아이폰이 얼마나 쉬운 스마트폰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만으로 아이폰은 상당히 충격적인 제품이었죠.
 
 웹 OS TV는 '빈 버드(Bean Bird)'라는 아주 귀여운 새 캐릭터가 초기 설정을 도와주고, 사용자는 직관적으로 설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타 스마트 TV보다 기능을 실행하는 속도가 빠르고,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다가도 카드 인터페이스로 기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웹 OS TV는 간단하다.'
 
 이것만으로 소비자들이 웹 OS TV를 선택할 이유가 되고, 좋은 경험을 얻었다면 고스란히 웹 OS 생태계 확장에도 영향을 끼칠 겁니다. 이는 기존 스마트 TV들이 가지지 못했던 것이고, 가지고 싶어 용을 쓰던 것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웹 OS TV는 이 실마리를 잡았다는 거죠.
 
 이후 생태계 확장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 거침없이 치고 올라갈 겁니다. 그건 스마트 TV의 새 역사를 쓰게 될 기회를 LG가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LG가 평가받게 될 것이 '서드파티 앱이 몇 개인가?'가 되진 않습니다. 'LG가 생태계 유지를 위해 어떤 지원을 할 것인가?'가 쟁점이며, 그에 따라 LG가 기회를 어떻게 살려놓거나 날려 먹을지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LG는 웹 OS TV를 더 공격적으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니 속도를 높이는 건 타당합니다. 이와 함께 SDK 공개로 시너지를 발휘하면 가장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한 스마트 TV가 됩니다.
 
 단지 제품을 늘리고, 서드파티 앱을 늘린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웹 OS TV가 호평받고 있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여러 기능이 직관적으로 작동하는 형태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비로소 웹 OS TV는 스마트폰 T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위치할 것입니다.
 
 웹 OS TV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