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국내 A/S 문제는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그나마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이전보다 나아지나 싶었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질 않았고,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서비스 상태는 더욱 불량해졌습니다. 차라리 사설 수리점을 찾는 게 비용이나 서비스에서 낫다고 할 정도니 말입니다.
 


아이폰 반환 거부, 애플은 왜 일을 키우는 멍청한 짓을 하는가
 
 230일이 지났습니다. A/S 맡긴 아이폰을 돌려받지 못한 사건이 벌어지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진행 중 상황이 연인들이 기념일을 기록하듯 지나고 있습니다. 아직 이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으며,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에 왔습니다.
 
 


 2013년 11월, 국내 아이폰 5 사용자 오원국 씨는 아이폰의 수리를 서비스센터에 맡겼습니다.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5일 뒤, 서비스센터에서는 '수리가 어려우니 34만 원을 내고, 리퍼 제품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오원국 씨는 본래 자신의 아이폰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애플 정책상 그럴 수 없다.'는 이유를 대며, 아이폰의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정책을 떠나서 개인의 휴대폰을 돌려주지 않을 권리가 애플에게 있다는 걸까요? 슬로우뉴스는 3번에 걸쳐서 이 문제를 다뤘고, 애플과 직접 연락을 통해 '아이폰을 반환할 수 없는 것은 애플의 공식 입장'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 황당한 일이 시간을 흘러 흘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오원국 씨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손해배상 건으로 고소 접수하였고, 2일에 준비서면을 제출하였으며, 재판은 8월 12일로 결정이 났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애플은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고, 좋게 해결하려는 방향보다는 재판을 통해 싸우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손해배상으로 청구한 금액은 115만 7,000원. '돈도 많은 회사가 왜 멍청하게 100만 원도 못 줘서 소송에 대응하느냐?'보다는 '애플이 왜 더 비용을 들여가면서 자신들의 의사를 얘기하려 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일을 키워가면서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애플에 있다는 것이죠.
 
 


 가장 예상하기 쉬운 건 이미 해당 아이폰이 분해되어 리퍼폰으로 돌아갔거나 폐기되었을 가능성입니다. 230일이 지난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은 채 보관하고 있다면 소비자를 괴롭히기 좋아하는 변태이거나 머리를 쓰지 못하는 바보입니다.
 
 애플의 생각은 '재판에서 이긴다면 이미 분해해버린 아이폰에 대해 배상하지 않아도 되고, 진다면 청구금액만 물고 끝내버리면 된다.'일 겁니다. 애초 맡긴 아이폰을 그대로 분해했거나 혹은 수리 도중에 실수하여 폐기했다면 정책과 관련 없이 애플의 잘못입니다. '일단 맡기면 분해한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좋으니까요. 다만, 그저 정책상이었다고 재판에서 이긴 뒤, 정책을 조정해버리면 해당 아이폰 건은 묻을 수 있고, 다른 소비자는 바뀐 정책에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애플로선 제일 깔끔한 마무리겠죠.
 
 이어 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지더라도 맡긴 아이폰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청구금액을 배상하면 끝납니다. 이후 비난은 '정책을 개선했다.'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고, 해당 아이폰이 어떻게 되었는가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끝낼 수 있습니다. 이미 아이폰이 없는 상태에서 '바로 분해해버렸으니 보상금을 주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겁니다.
 
 만약 해당 아이폰의 존재 여부를 끄집어내려 한다면, 원고인 오원국 씨는 증거를 준비해야 하고, 그만큼 소송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대 기업이 아닌 개인이 증명을 위해 준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애플은 다른 뒤 끝 없이 판결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죠.
 
 또한, 진행 과정에서 수리를 진행했던 유베이스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애플 정책상 반환을 할 수 없다.'고 말해놓고선 이제 와서 전적으로 협력업체의 문제라고 대응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빠져나갈 구멍만 찾으려는 것을 방증하며, 어떤 방법이든 사라진 아이폰에 대한 책임은 회피할 생각입니다.
 
 일을 멍청하게 키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되레 쉬운 방법으로 무마하려는 것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고, 이는 명백한 횡포입니다.
 
 


 물론 필자의 주장은 애플이 아이폰을 분해하거나 폐기했을 가정을 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애플이 해당 아이폰을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면 위 주장은 들어맞지 않겠죠. 다만, 실제 위 주장대로 애플이 이 일을 이런 식으로 덮으려 한다면, 혹은 해당 아이폰을 가지고 있음에도 재판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려 한다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필자는 재판부가 소비자의 보호를 전제로 하는 판결을 내리길 바라며, 이조차 애플의 시나리오 안이라면 비판할 것이며, 걸맞은 사과와 보상, 나아가 국내 소비자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 있길 요구합니다. 그리고 제2, 제3의 피해자가 똑같은 상황에 부닥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또한,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냥 애플 제품을 구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답을 내놓고, 그게 필자가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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