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아이패드에 관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3월 7일에 공개를 할 것이라고 말이죠. 레티나 디스플레이드를 탑재할 것이고, 홈버튼이 사라질 것이다. 이에대해 '이제 이런 것들 밖에 할 수 없나?' 또는 '애플의 혁명도 점점 고갈되는 것 같다'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죠. '애플의 혁명이 없다'. '혁신이 줄었다.' 그런데 혁신이 대체 뭐죠?
사실 이런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죠. '애플의 혁명이 없다'. '혁신이 줄었다.' 그런데 혁신이 대체 뭐죠?
애플의 혁신은 줄었나?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아이폰'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아이폰은 분명 휴대폰의 혁명이였죠. PDA폰이 완벽히 대중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활로를 열었고, 북미와 유럽 지역 대부분의 휴대폰에 있던 쿼티 물리자판을 풀터치스크린으로 바꾸었으며, 멀티터치라는 녀석은 터치스크린 안에서 여러가지를 하게 해줬죠.
예전에 스마트폰은 쓸 줄 아는 사람이 쓰거나 어려운 물건이라는 인식도 있었지만, 결국 스마트폰은 필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은 기계광들이나 좋아한다던 사람도, 너도나도 배우려고 합니다. 그건 혁명이죠. 휴대폰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니까요.
혁신
그런데 차기 아이폰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혁명이 없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폰4는 디자인만 바뀐 아이폰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죠. 그건 아이폰4가 많이 팔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그냥 새로운 변화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죠. 아이폰4s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똑같은 디자인, 크기, 단순히 음성인식이 개선된 시리, 어디서 혁신을 찾아야하지?'
아이패드는 어땠나요? 아이패드는 커다란 아이폰이였고, 아이패드2는 얇아지기만 했습니다. 솔직히 그 이상이 뭐가 있었죠? 속도가 빨라진거? 시대에 맞춰서 빨라지는건 당연합니다. 그 외 '혁신'이라고 할 것이 뭐가 있었냐는 말입니다.
그런데 되물어봅시다. 대체 그럼 어떤 혁신을 바라고 있는걸까요? 아니 애플에 왜 혁신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그럼 대체 혁신이 뭔가요?
애플이 마우스를 가장 먼저 탑재했을때 사람들은 '손이 세개 있어야 쓸 수 있다'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지금은 모두 마우스를 쥐고 있죠. 그런데 이 마우스만을 가지고 혁명이라고 하진 않습니다. 잡스는 제록스에서 GUI를 도둑질했고, 마우스를 도입했으며 그걸 합쳤죠. 그렇게 개인용 컴퓨터의 혁신을 이뤘습니다. 맞죠? 왜? 그것들이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의 기본적인 틀이되었으니까요.
아이폰을 봅시다. 터치스크린보고 혁명이라고 하지 않죠. 터치스크린, 그리고 그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다양한 것들이 복합된, 마켓플레이스가 있고 SDK가 있고 등 기본적인 스마트폰의 형태를 잡아냈습니다. 그걸 합쳐낸 것이 아이폰이고, 그 아이폰을 혁명이라고 했죠.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 그러니까 시대를 바꾼 새로운 아이템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애플하면 많은 제품들의 이름이 떠오르는 것도 그때문이죠. 그래서 애플이 새로운 혁명을 이뤄주길 바라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이폰은 그냥 아이폰일 뿐입니다.
자, 코카콜라를 봅시다. 코카콜라는 콜라는 판매합니다. 그 이전에는 탄산수에 과일이나 타먹는 소다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이 신기한 검은 물이 음료 시장을 뒤바꿔놓습니다. 그건 혁명이였죠. 콜라가 세상에 나온지 100년이나 지났고, 그 혁명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운틴듀가 나오고 환타가 나오고 스프라이트가 나와도 콜라의 혁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직도 콜라는 판매되고 있고, 성분의 비율은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콜라입니다. 그리고 제로코크가 나왔다고 그 혁명이 넘어간 것도 아닙니다. 제로코크때문에 코카콜라는 그 혁명을 아직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기존의 혁신을 유지하는 것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들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아이폰을 예로 들어봅시다. 아이폰이라는 혁명은 스마트폰의 기준점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콜라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 아이폰을 유지하기 위해 애플은 다양한 것들을 했습니다. 아이팟터치를 만들었고, SDK를 공개하고 앱스토어를 열었죠. 배터리를 늘렸고, 속도를 향상시키고, 디자인도 변경했습니다. 새로운 센서를 넣고, iOS도 변해갔죠. 아이클라우드가 생겼고, 시리도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아이폰의 혁명은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새로운 혁명이 아니라고 말할지언정 아이폰은 아직도 아이폰 자체로써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죠.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를 먼저 만들어놓고도 망했죠. 이제 디지털 카메라하면 코닥을 떠올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혁명을 만들어놓고도 그걸 유지하지 못해서 시장에서 아웃사이더가 되버린거죠.(코닥의 게으름이 제일 큰 문제였지만요.)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어놓고 그걸 계속 유지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의 틀을 만들어놓고도 아웃사이더가 되버릴겁니다. 어떤 시대든 혁명만을 거듭하면 정리되지 않는 질서만 생기게 되죠. 그런면에서 있어서 애플은 아직 잘하고 있는겁니다.
혁신(2)
애플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혁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애플이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뀌놓을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지금 질서를 정리하기만해도 됩니다. 그리고 시대가 변해서 그 시대의 기술과 방식을 가진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지 모르죠.
그건 굳이 애플이 할 필요도 없고 한다고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다른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서 시대를 짜맞출지 모르는 일이죠.
그러나 현재 애플은 혁신을 내놓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놓은 혁신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는 그 유지되고 있는 뒤바꾼 혁명, 그러니까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죠. 몇십년이 지나서 지금의 형태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새로운 혁명'이 될테죠. 그건 그 시대에 가서의 일입니다.
애플의 혁신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시대를 바꿔놓은 혁신은 알게모르게 질서가 되어 녹아든 것이겠죠. 그리고 녹아든 질서는 쉽게 바뀌지 않을테지만, 우리는 또 기대를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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