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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에서 느낀 데자뷰

 아이패드 미니가 곧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존 9.7인치 아이패드보다 작은 7.9인치 디스플레이에 사양은 낮지만 휴대성을 겸비한 제품으로, 기존의 7인치 제품을 내놓지 않겠다던 잡스의 생각과는 달리 변화의 물결을 따라 등장했습니다. 높은 마감으로 각종 매체들의 리뷰를 통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데요, 필자는 살짝 데자뷰를 느꼈습니다.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에서 느낀 데자뷰


 잡스가 7인치 태블릿을 그렇게 거부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필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잡스는 9.7인치 아이패드가 넷북을 대체할 소비형 기기라고 생각했을겁니다. 실제 아이폰과 맥북 사이의 제품으로 포지셔닝 되었었기 때문에 넷북라인을 내놓지 않은 애플에게는 넷북을 대체하는 제품이었을테죠. 그런데 9.7인치 아이패드가 완벽한 소비기기라는 생각을 때려치게 됩니다. 완벽히 생산성을 겸하고 있었으니까요.




태블릿 PC



 지난 3월 15일, 세계관세기구(WCO) 제49차 품목분류위원회에서 '태블릿 PC'를 IT협정에 의해 무관세가 적용되는 '컴퓨터'로 최종 분류되었습니다. 태블릿이 PC로 분류되는데 있어서 중요 쟁점이 되었던 것은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는가'였는데, 텍스트 편집기를 통해 HTML이나 어플리케이션 작성이 가능하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따지고보면 전자사전의 텍스트 작성 기능으로도 가능하니 '전자사전도 PC인가?'라는 질문을 던질지도 모르지만, 태블릿은 좀 달랐습니다.



 예를 들면, 'App Craft'라는 앱의 경우 iOS기기만 가지고 어플리케이션 작성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비록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단한 앱 제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단지 텍스트 편집기만을 두고 얘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뿐 아니라 뉴욕의 아티스트 David Kassan은 아이패드로 초상화를 그리기도 유명한데, 붓과 펜 악세사리만을 가지고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간단한 샘플링 작성을 통한 작곡도 가능합니다. 샘플링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은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겸하며 많은 수가 출시되어 있습니다. 완전히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과는 인터페이스가 새롭게 변하게 되니, 새로운 창작 도구로써의 가치가 높죠. 그리고 생산 접근 외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해 아이무비로 수정한다거나 사진을 촬영하여 편집하는 등의 컨텐츠 생산도 가능합니다.

 사실상 태블릿이 통합적인 생상성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존의 소비형 기기라는 포지셔닝과 달리 정말 많은 것을 생산 할 수 있는 기기가 되었고, 생산과 소비의 갈래에 서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타사의 저가 태블릿들은 아예 생산성을 배제해버렸기 때문이죠. 아마존의 킨들파이어는 그런 생산성이 전혀없습니다. 완벽히 소비하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죠. 아마존의 전략 자체가 기기를 마진 없이 팔고 컨텐츠를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니까요.




파워북과 아이북



 

 파워북은 매킨토시 포터블을 이은 애플의 랩탑 제품입니다. 파워북이 매우 성공한 제품이라 매킨토시 포터블이 아닌 파워북을 애플의 첫 랩탑이라 하기도 하는데, 팜레스트나 트랙볼 같은 것들을 도입한 제품으로 다른 랩탑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던 제품입니다. 이 파워북은 1991년에 공개되어 2006년 단종되었습니다. 파워북과 이동성을 겸비한 파워북 듀오, 두가지 제품으로 출시가 되었었죠.


 아이북은 1999년 출시되었습니다. 아이맥의 성공을 이어 제작 된 랩탑제품인데, 파워매킨토시와 파워북과 대비되는 보급형 제품으로 아이맥과 아이북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 역시 2006년 단종되었죠.


 이 두제품은 워크스테이션 랩탑인 파워북과 보급형 소비 랩탑인 아이북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말이 보급형이지 아이북의 가격은 $1,000를 넘어갔지만, 애플이 제시한 포지셔닝은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제품은 2006년 단종하면서, 맥북과 맥북프로로 대체되었죠. 결과적으로 맥북에어가 맥북의 자리를 차지했고, 현재는 맥북프로와 맥북에어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근 13여년간 애플의 랩탑 포지셔닝을 갈라놓았던 두 제품인 것이죠. 파워북은 완벽히 생산형 기기였습니다. 파워북이든 파워북 듀오든 $2,000가 넘어가는 가격으로는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여 구입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죠. 아이북은 보급형 소비 제품이었습니다. 무선랜을 통한 휴대용 웹기기, 교육용으로 제작되어었죠. 물론 생상성 기반을 지니고는 있었지만, 파워북과는 완벽히 나뉘는 제품이었습니다. 대부분이 교육기관이나 대학에 보급되었고, 컨수머 포터블 라인을 확실히 꿰찬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필자가 데자뷰를 느낀 것은 바로 이부분입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포스트PC로 명명하며, 새로운 PC시장의 주역이라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이지만, 아이패드의 생산성에 주목했고 아이패드가 보급형 라인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소비자에게는 마치 '파워북이 보급형이야!'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는 얘기죠. 그래서 컨수머/교육용/보급형/소비형 시장을 노린 아이북과 비견되는 제품이 아이패드 미니라는 겁니다.

 저가 제품이라고 나온 주제에 당시 다른 저가 랩탑들보다 $200~$500 가량 높은 가격인 $1,599의 아이북의 가격까지도 지금 비싸다고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와 닮아있습니다. (웃음)


 애플은 파워북과 아이북, 맥북프로와 맥북, 맥북프로와 맥북에어로 나뉘는 랩탑 라인을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를 통해 구현했습니다. 포스트PC라는 이름처럼 차세대 PC 제품으로써 애플은 라인을 구분 짓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치 아이북이 등장했던 그 날처럼 말이죠. 애플은 이런 라인구분이 적어도 아이북과 같은 효과를 끌어내길 바랄 것입니다. 실제 그게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애플이 다시 재현을 해놓은 것은 분명합니다.



 필자는 애플이 '아이폰 회사'를 벗어나 다시 PC회사로 회귀하려 한다고 글을 작성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휴대폰 사업이나 컨텐츠 사업을 집어치우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수익의 파이를 PC제품으로 돌려놓으려고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만큼 아이패드의 파이는 늘어났습니다. 실제 아이폰의 판매대수를 아이패드가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은 올초부터 나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그것을 위한 아이북 같은 애플의 수입니다.

 이 데자뷰를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되자 느꼈습니다. 너무도 닮아있었기 때문이죠. 파워북과 아이북의 영광과 맥북프로와 맥북에어로 나아간 라인이 아이패드에서도 재현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