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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폰미니, 절대적 실패 할 것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을 이기기 위해 국내 농수산물이 내놓은 방향은 무엇일까요? 간단한 유통과정? 가격? 바로 '품질'입니다. 같은 서해안에서 잡아올리는 조기라도 중국이 잡으면 '싸구려 중국산 조기', 한국이 잡으면 '최고급 영광 굴비'가 되는 까닭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산지라는 어드벤티지도 있지만, 상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천지차이로 벌어지는 프리미엄의 차이는 같은 조기를 '싸구려'로 만들기도, '최고'로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마진이 높은건 '최고급 영광 굴비'죠.






아이폰미니, 절대적 실패 할 것


 애플이 저가 아이폰을 내놓는다는 얘기는 질리도록 들었습니다. 매년 들려오는 이 얘기에 아이패드 미니를 내세우며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아이폰 미니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사가 강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으니 아이폰 미니가 나올 것이다? 마치 맥북이 있으니 애플이 넷북을 만들 것이라는 것과 비슷해보이는 이 얘기에 대한 애플의 반응은 노코멘트입니다.

 Mini라는 네이밍으로 탄력 붙은 저가 아이폰에 대해 필자는 절대적 실패를 선고합니다.




아이폰 미니




 씨넷은 Strategy Analytics의 Neil Mawston의 주장을 인용하여, 애플이 스마트폰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아이폰 미니'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대해 Neil Mawston은 라이벌인 삼성이 스마트폰 세계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기 때문에 애플이 아이폰 미니를 내놓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입니다.

 이에 씨넷은 향후 3년안에 애플이 아이폰 미니를 출시 할 것이며, 아이폰이 비싸 구입하지 못하는 층을 위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는 올 여름 출시 될 수도 있으며, 가격은 $200~$25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분석들의 배경에는 아이패드 미니가 있으며, 팀쿡이 저가 전략을 위해 다양한 모델의 아이폰을 내놓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절대적 실패




 먼저 하나를 짚고 넘어갑시다. 아이패드 미니입니다.

 '저가형 아이패드 미니가 나왔으니 저가형 아이폰도 나올 것이다.', 그런데 아이패드 미니의 가장 불만족스러운 것은 바로 '가격'입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저가형 제품이 아닙니다. 차라리 넥서스7이나 킨들파이어를 사는 편이 훨씬 낫죠. 애플 프리미엄때문에 구입한다? 결과적으로 저가라서 구입하는 제품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애플 라인 중에서 저가 라인이긴 하죠. 아우디의 A3처럼요.


 필자는 예전에 애플이 저가 시장을 노린 적이 있다(2012/11/26 - [APPLE/APPLE Geek Bible] - 저가 아이폰은 애플의 전략 변경?)는 글을 작성한 적 있습니다. 그것도 저가 전략을 펼친다는 팀쿡이 있는 지금이 아니라 잡스 시절에 필요에 의해 저가 시장을 공략한 적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폰 미니 또한 출시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은 굳이 잡스니 팀쿡이니 할 것 없는 기업의 전략일 뿐입니다. '우리 애플이 변했어요.'와 같은 문구는 집어치워도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아이폰 미니는 절대적으로 실패 할 것입니다. 아니, 저가 시장 전체가 실패를 할 것입니다. 구글과 같은 서비스/광고 업체의 경우 휴대폰이 마진이 없건 저가건 고가건 돈을 벌어들일 수 있고 일정하며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렇지 못합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는 저렴하게, 거기에 걸맞는 하드웨어는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애플인데 현재 아이폰의 마진은 매우 놓고 잘팔립니다. 더군다나 내년도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급하지 않다는 것이죠. 애플이 아이리버를 말살하기 위해 $99짜리 아이팟을 내놓았던건 당시 전체적인 MP3가격이 높아 유독 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렴한 스마트폰은 지금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이폰 미니가 실패할 이유는 궁극적으로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의 이름 있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10여개 정도입니다. 쿨패드, 화웨이, ZTE, 레노버 등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들은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중국내 커다란 자리를 잡고 있고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상당한 자본을 긁어모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이제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인데, 국내만 하더라도 레노버가 스마트폰 진출을 선포했고 ZTE는 제트폰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가격'입니다. 국내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생각해본다면 플래그쉽 모델들은 대략 80~100만원 수준이며, 중저가 폰은 40~60만원, 저가 폰은 그 아래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국폰의 최상위 모델들은 50~60만원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내 플래그쉽 모델들과 많게는 5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인데, 사양적인 부분에 있어서 뒤떨어지는 면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가는 어떨까요? 10만원, 20만원짜리 저가 휴대폰은 널리고 널렸으며, 그 아래 가격대를 형성한 제품들도 시장 곳곳에 분포해 있습니다.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 풀린다면 현재 저가 시장은 완전히 판세가 뒤집힐 수 있는 전야제가 중국내에서는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중국에서 저가폰을 내놓으니 아이폰 미니가 밀려서 안팔릴 것이고 망한다?


 애플 프리미엄을 얹은 아이폰은 분명 잘팔릴 것입니다. 더군다나 씨넷의 주장대로 20만원대라면 $299의 넥서스4보다도 저렴하기 때문에 충분히 관심끌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과의 점유율 대결이라면 모를까 중국 업체들과의 저가 대결로 이어지게 되면 점유율이 오르기는 커녕 내려갈 것입니다. 팔리기는 하겠지만 비율상으로 내려갈 것이라는거죠. 애플의 마진은 마진대로 팽겨쳐지고, 점유율은 점유율대로 깎여 내려갈 것입니다. 그건 전략의 실패이고 오히려 애플 프리미엄을 떨어뜨려 기존 아이폰 고객들의 반감만 사는 결과를 내놓을 것입니다. 실패죠. 아이리버와 겨루던 떄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상황이라는겁니다.




저가 시장



결과적으로 저가 시장은 완전히 중국에게 먹히게 됩니다.

 삼성은 올해 2억대 수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트너는 중국의 스마트폰의 수출량은 3억 2700만대로 중국의 어마어마한 내수 시장을 제외한 수치만으로 전세계 점유율의 60,8%에 달하는 수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내까지 포함한다면 이 수치는 더 커지겠죠. ZTE만 하더라도 올해만 5천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등 기존 스마트폰 업체들이 죽을 쓰는 마당에 무시무시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휴대폰의 가격은 삼성의 저가 라인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입니다.

 점유율도 당연히 중국이 강세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중국 본토에서만 글로벌 점유율에 도달하는 수치가 나온다는 것인데, 규모면에 있어서 더욱이 신흥 세력이라는 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이나 LG도 불에 뛰어드는 나방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같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저가 시장 탈환으로 점유율은 떨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프리미엄 브랜드를 살려 벤츠나 BMW, 아우디와 같은 자동차회사들의 위치에 놓이는 것이 생존법이라는 것입니다.


 애플이 아이폰 미니를 내놓더라도 점유율을 올리기는 메우 힘들 것입니다. 차라리 현재의 라인만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여 최고의 브랜드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쌓아가는 것이 향후 안정적인 시장 형성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 저가 아이폰은 절대적으로 실패할 것이며, 만약 애플이 출시하게 된다면 10년간 애플이 한 짓 중 가장 멍청한 짓이 될거라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