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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좋은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착각

 '사용자 경험(UX)'.

 모바일 시장의 확대와 함께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면서 UX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높아졌습니다. UX 디자이너, UX 코디네이터와 같은 직업이 기획자의 손에서 벗어나 대우받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UX를 논의하는 것도 보다 심화하였습니다.



 

좋은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착각

 

 단순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탓으로 U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아니고, 예를 들어 모바일 기기로의 이전으로 '반응형 웹(Responsive Web)'과 같은 부분도 UX가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좋은 UX에 대한 착각도 함께 늘어났다는 것이죠.




좋은 UX

 


 

 좋은 UX란 무엇일까요? 보통 '직관적인', '간편한', '쉬운 사용성', '편의성', '사용자에 대한 배려' 등을 얘기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주입받아왔고, 실상 이런 부분들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맞습니다. 문제는 UX 디자인이 무작정 이런 쪽으로 몰리다 보니 실질적인 '경험'에 대한 사용자의 욕구 충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를 검색하면 각종 '할 일 앱'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기능들을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들이 나열되죠. 그런데 너무 직관적이고 간편한 나머지 대부분 비슷한 경험에 갇혀있습니다. 이는 인터페이스의 단순화로 이어지며, 보기에는 깔끔하고 사용했을 때도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이 사용자들은 생각하지만, 막상 사용하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UX는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작은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 여부와 달리 '극적인 최소화', '극적인 직관성' 부여로 제품의 의미를 퇴색하는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할 일 앱 얘기를 계속 해보자면, UX 디자인 단계에서 생각해야 할 것은 '사용자가 알림 받는 것 위주의 활용'을 할 것인지 '단순 메모에 알림을 동반한 활용'을 할 것인지 등입니다. 그 목적을 두고 제품이 제대로 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는지 파악하고,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죠. 그런데 기능적인 면은 젖혀두고, 기능의 최소화나 기능의 버튼을 어디에 넣을지, 사용자가 어느 쪽으로 스와이프 할 때 더 편한지 등의 본질적인 경험이 아닌 인터페이스 디자인 단계에서 생각한 제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습니다. 할 일 앱의 기능 자체는 이미 정해둔 채로 말이죠.

 

 반응형 웹을 봅시다. 모바일 화면으로 넘어가면 이미지를 더 강조하도록 하거나 메뉴를 감추는 등의 디자인 형식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정작 사용자가 메뉴를 계속해서 보고 싶어하는지, 혹은 봐야 하는지, 이미지가 강조될 필요가 있는지, 이미지가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도 되는지는 안중에 없는 웹 페이지가 넘쳐납니다.

 

 UX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비중도 높아졌지만, 정작 UX에 대한 착각에 빠져 전체적인 기획부터 개발, 인터페이스 디자인까지 망쳐버리는 결과도 함께 발생합니다.




경험의 연속


  

 

 UX는 경험의 단절, 경험의 축소, 쉬운 경험의 습득이 아니라 '제품의 연속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직관적이고, 간편하고, 쉽고, 편리한 그 모든 걸 담는 것 이상 좋은 UX의 기본이 되는 것이며,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능이 많고, 적고의 문제는 아닙니다. 기능이 많더라도 훌륭한 UX를 품고 있다면, 사용자의 사용에 따라 적절한 경험을 연속해서 제공하고, 이것은 제품에 대한 사용자의 평가를 달리하도록 합니다.


 제품의 경험을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실제 제품을 사용했을 때 그 경험들을 습득하고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UX가 좋은 UX입니다.


 과연 자동으로 달리는 자전거가 자전거에 대한 좋은 경험을 줄 수 있을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처음 자전거를 탈 때부터 자전거를 타는 것을 습득하고, 익숙해졌을 때의 경험은 자전거를 타는 것에 몰입감을 주고, 그 경험을 연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서 사용자들은 더 큰 욕구를 충족하게 됩니다. 케이블카 대신 직접 발로 산을 오르는 것도, 편한 즉석 음식 대신 직접 요리를 하고, 맛을 내려는 노력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기능을 빼고 넣고, 조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통해 사용자가 새로운 경험을 체계적이고, 지속적해서 제공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제품이 그 경험을 계속 유지해줄 것이라는 사용자의 믿음. 이것들이 플랫폼을 떠받쳐 새로운 경험에 대한 정의와 경험을 통한 습관이 명확해질 때 좋은 UX를 바탕으로 좋은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옷만 갈아입은 일관된 편의, 반복적인 배려가 아닌 새로운 편의와 새로운 배려로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UX 디자인의 기초이자, 사용자들이 제품에서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UX 디자인



 그런 점에서 똑같은 옷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이 나타나는 일도 최근엔 많습니다. UX가 다양하게 충돌하면서 비슷한 기능을 하는 제품들이 보이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의 경험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보이는 외형 디자인을 벗어나 새로운 디자인 영역의 심화한 창출이며, 소비자들도 점점 실질적인 경험의 연속에 대한 제품 선택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작 등 여러 방면에서 UX에 대한 중요도는 더 높아질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가', '어떤 경험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고민이 엿보이는 제품들이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