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비서'에 해당되는 글 8건

  1. 시리, 어떻게 더 쓰게 하느냐가 애플의 과제 (2)
  2. 구글 홈이 아마존 에코보다 나은 이유 (1)
  3. 아마존, '알렉사'를 어떻게 모바일로 옮기고 있는가



 지난달, 구글이 구글 나우(Google now)의 진화형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라는 인공지능 비서를 선보이자 다시 화살은 애플에 돌아갔습니다. 음성 비서 플랫폼의 상용화가 막 걸음마 단계일 때 스마트폰 플랫폼과 합친 '시리(Siri)'를 먼저 선보인 애플이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주목되었던 게 이제는 다시 애플 차례가 된 겁니다.
 


시리, 어떻게 더 쓰게 하느냐가 애플의 과제
 
 애플이 시리를 공개했을 때는 '음성 인식'과 '자연어 인식'이 쟁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너도나도 비슷한 비서 기능을 탑재했는데, 진득하게 살아남진 못했습니다. 시리도 생존은 했으나 많은 기대를 받은 것치고는 여전히 애플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진 못했죠. 덕분에 새롭게 기대하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플인사이더는 시장조사기관 프루언트(Fluent)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시리의 SDK와 혁신적인 업데이트가 아이폰 판매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루언트가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시리 기능이 향상한다면 차기 아이폰을 구매할 여지가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앞서 구글이 놀랄만한 인공지능 비서를 공개했기에 '시리가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서 플랫폼을 변경할 수 있다.'라고 말한 것과 같죠.
 
 물론 시리가 아이폰에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항목은 아닙니다. 프루언트 조사로는 응답자의 19%만이 '시리가 혁신적이라면 꼭 차기 아이폰을 구매하겠다.'라고 답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필자는 지난달 27일에 '애플, 인공지능보다 아이폰 전략을 바꿔야 한다'라는 글을 통해서 '애플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구글이나 아마존 등 업체를 따라가려고 하기보단 자신들의 강점인 하드웨어 플랫폼에 집중하는 쪽이 나은 방향'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더 좋은 카메라나 저렴한 가격,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공급 등으로 이용자를 하드웨어 플랫폼에 묶어두는 쪽을 말입니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애플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시리를 내세워야 하는 건 맞습니다. 언제까지 액정 달린 스마트폰을 개인 기기로 사용하게 될지 모를 일이고, 미래에는 새로운 장치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기에 여기에 대체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는 건 당연하죠. 단지 당장 그럴 필요까진 없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시리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건 본래 애플의 강점과 밀접합니다.
 
 


 시리 목소리의 주인공인 수잔 베넷(Susan Bennett)은 '시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애플 제품은 사용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작은 기계에서 듣는 것이 이상하다는 게 이유였죠. 그러나 이는 그녀만의 느낌은 아닙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트지(Creative Strategie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사용자의 98%가 시리를 사용해본 적은 있으나 민망해서 3%만이 사람들 앞에서 사용해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시리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62%가 응답한 자동차였으며, 39%는 집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트지는 '많은 사람이 여전히 기계에 말하는 걸 거북하게 여기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시리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단점으로 꼽혔던 것입니다. 사람이 많이 몰린 곳에서 소음이 심한 공간이라면 인식률이 낮아질 것이고, 조용한 곳이라면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딱 좋습니다. 그러나 쏠린 시선이 누군가와의 전화 통화가 아닌 기계와의 대화라는 게 낯설고, 만약 기계가 제대로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반복하는 모습이 충분히 민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꼭 남들의 시선 탓만은 아닙니다. 그냥 말하지 않고, 손으로 조작해도 될 문제이기에 민망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굳이 몰고 가지 않는 거죠.
 
 그리고 질문을 바꿔보자면, '시리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누를만큼 혁신적인 모습이 되면 사람들은 대외적으로 시리를 사용할까?'입니다. 필자는 시리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꼭 시리의 기능이 부족한 탓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타 비슷한 기능들과 비교해서 제공하는 정보나 자연어 처리 수준 등 품질은 크게 뒤쳐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구글 어시스턴트도 뒤따라 공개된 '구글 홈(Google Home)'이 없었다면 회의적일 수 있었던 것이 구글 나우가 그나마 시리보다 접근성이 뛰어났던 건 음성 인식 기술이 월등한 덕분이 아니라 물어보기 전에 카드 형식으로 정보를 제공했던 게 큽니다. 그리고 음성 인식을 강조한 구글 어시스턴트지만, 집에서 사용하게 만든 구글 홈이라는 존재가 적어도 밖에서 사용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라는 경험의 연속성 탓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던 거죠. 구글 어시스턴트조차 스마트폰에 집중한 형태로 소개되었다면 시리처럼 회의감이 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시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획기적인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들이 덜 민망하면서, 시리를 더 쓸 수 있게 하느냐'입니다. 지금 있는 기능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두지 않으면 어떤 기능이 추가 되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하긴 어렵죠.
 
 


 접근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꽤 많습니다. 앞서 '있는 기능이나 제대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했으나 예를 들어 시리가 번역기 구실을 수행할 수 있다면 사용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번역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건 당연한 요소이지만, 기능의 추가로 해결할 방법이라면 방법입니다.
 
 혹은 기능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좀 더 두 손이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상황이 편하다는 걸 경험으로 인지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시리의 사용이 민망한 건 스마트폰에 입을 대고 얘기한다는 점이 큽니다. 초기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전화하는 모습도 현재 시리처럼 익숙하지 않아 민망하게 인식되었으나 편리함이 강조되자 인식은 금세 바뀌었죠.
 
 그렇기에 시리를 쓰는 것이 사용자 경험에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보다 몇 단계 과정을 줄여주고, 편하다는 인식을 주는 방법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쥐지 않더라도 시리를 충분히 활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가 그런 모델이긴 하지만, 이동성이 빠져 있으니 어찌 보면 시리에게 남아있는 기회와 같죠.
 
 그리고 이렇게 사용자 경험을 바꿔놓는 게 애플이 가진 강점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보기 힘들어진 강점이지만, 기회가 남았다면 지금이 강점을 꺼내 들 차례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엉뚱하게 사용자 경험을 배제하고, 기능이나 기술을 강조하여 경쟁에 대응하고자 한다면 큰 호응조차 이끌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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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아마존은 원통 스피커 형태의 어시스턴트 기기인 '에코(Echo)'를 출시했고, 인기를 끌었습니다. 똑같이 가상비서 시스템을 탑재한 기기였지만, 스마트폰과 다르게 두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서 집 안에서 목소리가 닿는 곳이면 어디든 쓸 수 있는 형태였기에 가상비서의 위치를 모바일이 아닌 곳에 둘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구글 홈이 아마존 에코보다 나은 이유
 
 그리고 지난해에 아마존은 에코에 탑재된 가상비서인 알렉사(Alexa)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1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면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확장은 '에코닷(Echo Dot)'과 '아마존탭(Amazon Tap)' 등 에코의 파생 기기, 그리고 '알렉사 스킬 킷(Alexa Skills Kit)'과 '알렉스 음성 서비스(Alexa Voice Services)'라는 개발자 도구로 나타났고, 단지 거실에만 머물었던 에코가 스마트폰, 자동차, 그리고 사물인터넷 확장으로 뻗어가는 중입니다.
 
 


 구글은 구글 I/O 2016에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라는 인공지능 비서를 공개했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기존보다 자연어 처리 능력이 더 자연스러워진 것이 특징입니다.
 
 명령어 수준의 문장을 이해하여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대화 전체 맥락을 파악할 수 있기에 기존 구글의 나우(Now)나 애플의 시리(Siri), MS의 코타나(Cotana) 등 경쟁 서비스보다 한층 발전한 형태로 볼 수 있는데, 가령 '영화의 감독이 누구냐?'라는 질문 후 답변을 토대로 '그의 필모그래피를 말해달라.'라고 질문하면 어떤 감독에 대한 질문인지 파악하여 알려줍니다.
 
 단지 기존의 가상비서 시스템에서 발전한 것처럼 느껴지나 처음 시리나 나우가 등장했을 때보다 새롭다는 느낌은 미미합니다. 구글은 그런 점을 메우고자 '구글 홈(Google Home)'이라는 새로운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구글 홈은 집 안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 아마존의 에코와 똑같은 포지셔닝의 기기입니다. 원통형 디자인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탑재했고, 음악을 스트리밍하여 들려주거나 날씨를 묻는 등 활용할 수 있죠. 드디어 에코와 경쟁할 기기가 나왔다는 건데, 구글은 '아마존의 에코보다 우리 홈이 더 나은 기기'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에코가 구형 제품이고, 홈이 신형이라는 점에서 홈이 더 낫다는 얘기로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실제 홈은 에코보다 더 나은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코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건 '집 안에서까지 가상비서의 도움을 얻고자 스마트폰을 손에 들어야 한다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으면서 실상 밖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는 가상비서 기능을 집 안에서 마치 곤란할 때 엄마를 부르듯 알렉사부터 찾을 수 있다는 공간과 상황의 다른 점이 가상비서 접근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면 집 안의 가상비서 경험이 외부로 나가지 못했다는 거죠. 반대로 스마트폰, 그러니까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나우 등은 모바일 경험을 집 안으로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집에서도 여전히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연결성, 연속성에서 직관적이지 못한 탓입니다.
 
 그래서 아마존은 서드파티 개발자를 통해서 알렉사를 외부로 옮기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에코의 성공을 발판으로 알렉사를 확장하는 것으로 따로 스마트폰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아마존이 이런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만으로 대단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글의 홈을 통한 접근 방식이 더 낫다는 걸 부정할 수 없는 게 아마존은 에코를 토대로 알렉사의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구글은 이미 짜여진 플랫폼을 구글 어시스턴트로 통합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이 에코를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에코를 기반으로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에 진출하리라는 예상은 당연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포드 등 자동차 업체와 제휴를 시작했고, 알렉사와 여러 사물인터넷 기기가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에서 집 안의 사물을 조작하는 방식의 확장을 시작했죠. 그런데 구글은 이미 자회사인 네스트(Nest)를 통해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네스트 플랫폼만 보자면 온도조절장치를 허브로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는 별도의 방안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저 이 플랫폼을 조작하는 방법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포함하는 것이며, 홈을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만 고려했다면 네스트 플랫폼의 기기로 출시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인터페이스에 네스트 플랫폼을 두고 싶다는 방증입니다.
 
 마찬가지로 구글은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플랫폼도 가졌으며, 차량용 안드로이드인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와 웨어러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 그리고 TV를 네트워크 환경에 포함할 수 있는 '크롬캐스트(Chrome cast)'까지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구글이 공개한 홈의 소개 영상에서 더 잘 확인할 수 있는데, 집 안에서 구글 홈에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기존 구글의 플랫폼을 구글 어시스턴트로 집 안에서 어떻게 조작하는가를 더 많이 보여줍니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찾은 동영상을 TV로 보여주거나 가족이 모두 외출하자 집 안 온도를 조절하고, 조명을 꺼버리는 등 말이죠. 그것을 사물인터넷 관점에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외출한 가족들은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플랫폼으로 다시 구글 어시스턴트를 마주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왔을 때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더라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부를 수 있죠.
 
 에코의 강점이 그것이긴 했으나 아직 확장하는 단계이고, 구글 홈은 구글 어시스턴트의 플랫폼 간 연결과 연속성을 집 안에서 묶을 수 있게 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렇기에 구글 홈이 아마존의 에코보다 더 나은 제품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나 2가지 부분은 더 얘기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아마존이 옳았습니다. 에코가 처음 등장했던 2014년만 하더라도 가정에 사물인터넷을 통합할 허브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당연했고, 그 이전부터 구글은 넥서스q라던가 애플은 애플 TV라던가 삼성은 아예 자사 TV를 스마트 TV라면서 허브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죠.
 
 그런데도 아마존은 허브 역할도 중요하지만, 제품 자체의 역량, 그러니까 에코로 가상비서 기기로서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라는 개념을 보여주면서 사물인터넷 허브의 관점도 바뀌었습니다. 물론 기반은 인공지능 사업에서 뻗어 나가는 것이지만, 사물인터넷 자체에 기대한 허브 사업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인 게 사실입니다. 그랬기에 구글이 홈이라는 기기로 기존 흩어진 플랫폼을 하나의 인공지능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두 번째는 아마존이 여전히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쇼핑'이죠. 아마존이 음성인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한 단초는 '아마존 대시(Amazon Dash)'입니다. 막대기형 제품인 대시는 음성으로 제품을 구매 목록에 넣거나 주문할 수 있게 돕는 기기인데, 이를 테이블에 고정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이 에코입니다.
 
 당연하게 에코로도 필요한 물건을 음성으로 주문하여 구매할 수 있으며, 청과물이나 육류는 24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도 있죠. 특히 아마존은 알렉사 플랫폼을 스마트폰으로 확장하면서 에코가 없더라도 이런 과정을 다른 사물인터넷 기기나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마존의 계획이 빛을 본다면 어떤 인공지능 플랫폼을 써야 할지 고민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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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구글나우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개인 비서의 관심이 커질 때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업체가 모바일 운영체제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과의 시너지가 핵심처럼 보였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스마트폰은 항상 지니고 있는 개인 기기이고, 가상 비서를 항상 곁에 둔다는 점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아마존, '알렉사'를 어떻게 모바일로 옮기고 있는가
 
 가상 비서와 함께 움직인다면 가상 비서와 연결할 사물인터넷 플랫폼도 자연스럽게 모바일 환경에 녹아들 것이라는 겁니다. 단지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라는 거였는데, 아마존은 스피커인 '에코(Echo)'를 내세워 스마트폰과 별개의 시도를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모바일을 놓칠 수는 없습니다.
 
 


 아마존이 스마트폰 개발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실패하긴 했지만, '파이어폰'이라는 자체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고, 만약 파이어폰이 성공적이었다면 아마존의 가상 비서인 '알렉사(Alexa)'가 주요 기능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파이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기에 아마존은 인공지능 시스템의 모바일 공략을 달리 구성해야 했죠.
 
 에코는 원통형 스피커 형태지만, 알렉사를 탑재하여 비서를 수행합니다. 다만 스피커 형태이므로 휴대할 수 없으니 모바일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이었고, 올해 초에 아마존은 외부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게 간소화한 에코인 '에코닷(Echo Dot)'과 휴대용 에코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탭(Amazon Tap)'을 출시했습니다.
 
 가령 에코닷은 자동차의 스피커와 연결하여 이동 중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수 있고, 아마존탭은 내장 배터리를 탑재하여 9시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여타 휴대용 스피커처럼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어쨌든 모바일 요건은 점점 충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방안도 결과적으로는 스마트폰 외 무언가를 휴대하게 하고, 그마저 스피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주, 홈킷앱 전문 업체인 렉시(Lexi)는 알렉사를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앱인 '렉시'를 출시했습니다. 4.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이 앱은 iOS 9 이상 기기에서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으로 이용자가 에코나 닷, 탭이 없더라도 알렉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해 6월, 아마존은 '알렉사 스킬 킷(Alexa Skills Kit)'과 '알렉스 음성 서비스(Alexa Voice Services)'라는 개발자 도구를 공개했고, 서드파티 제품들이 알렉사와 연결할 수 있게 돕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이 알렉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했습니다. 렉시를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만 보면 '아마존이 지원해서 렉시라는 앱이 나왔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존의 접근 방식은 흡사 피트니스 밴드 업체들과 비슷합니다. 애플이나 구글이나 자사 운영체제 헬스케어 정보를 통합하고 싶어 하지만, 플랫폼의 확장 기회를 엿보는 피트니스 밴드 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자사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만들어 둡니다. 그러나 그 점을 불편하게 여기는가 하면, 실상 운영체제에 통합한 정보를 보는 것과 다르지도 않고, 대개 여러 업체의 피트니스 밴드를 한꺼번에 이용하지 않기에 앱의 접근성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상 비서를 운영체제 단계의 기본 기능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시리나 구글 나우의 특징이지만, 이미 집에서 에코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에코의 장점을 모바일로 옮길 수 있는 것만으로 렉시의 기능을 장점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큰 가능성을 보이는 건 운영체제 기반의 가상 비서들이 자사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제품을 연결하여 조작 방식으로 가상 비서 사용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사물인터넷 제품 개발사가 직접 앱을 갖추면서 그저 알렉사와 연결하기만 해도 모바일 환경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시리나 구글 나우의 방향은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으로 플랫폼에 서드파티 업체를 종속하는 쪽으로 많은 수의 연결 제품을 쓰는 소비자라면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1~3개 정도의 연결 제품을 쓰는 소비자라면 피트니스 밴드처럼 개별적인 앱으로 관리하는 쪽이 직관적이고, 앱은 개별적이나 조작하는 가상 비서 환경이 알렉사로 통합된다는 점에서 일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사물인터넷 개발사들은 어떤 운영체제에도 종속하지 않은 가상 비서를 자사 앱에 탑재하는 거로 하드웨어 플랫폼을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되니 만약 이렇게 알렉사와 연결되는 앱이 늘어난다면 앞으로 운영체제에 기반을 둔 인터페이스가 힘을 얻을 수 있는 많은 수의 연결 제품을 연결할 시점에 오더라도 인프라 측면에서 아마존이 앞서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알렉사의 기능이 사물인터넷에만 있지 않고, 상품 주문 등과 연결되기에 아마존은 확장에 따른 부가적인 성과도 낼 수 있겠죠.
 
 


 이런 부분은 스마트폰에만 있는 게 아니라 올해 초 아마존은 포드와 제휴하면서 자동차에서 알렉사를 이용하는 방안도 제시했으며, 에코 제품군의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기에 집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들고 무언가 명령을 내리고 싶지 않은 소비자로 하드웨어 판매 확장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게 아마존의 모바일 전략입니다.
 
 개발자에 알렉사를 공개했다는 것뿐이지만, 그 단순한 걸 애플이나 구글 등 업체가 똑같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 상기했듯이 공간에 고정할 수 있는 하드웨어, 가상 비서를 확대해서 쇼핑 등의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 등에 따라서 아마존이 독자성을 지닐 수 있는 전략이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알렉사를 채용하는 앱이 얼마나 더 늘어나게 될지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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