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시리나 구글의 구글나우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개인 비서의 관심이 커질 때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업체가 모바일 운영체제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스마트폰과의 시너지가 핵심처럼 보였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스마트폰은 항상 지니고 있는 개인 기기이고, 가상 비서를 항상 곁에 둔다는 점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아마존, '알렉사'를 어떻게 모바일로 옮기고 있는가
 
 가상 비서와 함께 움직인다면 가상 비서와 연결할 사물인터넷 플랫폼도 자연스럽게 모바일 환경에 녹아들 것이라는 겁니다. 단지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라는 거였는데, 아마존은 스피커인 '에코(Echo)'를 내세워 스마트폰과 별개의 시도를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모바일을 놓칠 수는 없습니다.
 
 


 아마존이 스마트폰 개발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실패하긴 했지만, '파이어폰'이라는 자체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고, 만약 파이어폰이 성공적이었다면 아마존의 가상 비서인 '알렉사(Alexa)'가 주요 기능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파이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기에 아마존은 인공지능 시스템의 모바일 공략을 달리 구성해야 했죠.
 
 에코는 원통형 스피커 형태지만, 알렉사를 탑재하여 비서를 수행합니다. 다만 스피커 형태이므로 휴대할 수 없으니 모바일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이었고, 올해 초에 아마존은 외부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게 간소화한 에코인 '에코닷(Echo Dot)'과 휴대용 에코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탭(Amazon Tap)'을 출시했습니다.
 
 가령 에코닷은 자동차의 스피커와 연결하여 이동 중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수 있고, 아마존탭은 내장 배터리를 탑재하여 9시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여타 휴대용 스피커처럼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어쨌든 모바일 요건은 점점 충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방안도 결과적으로는 스마트폰 외 무언가를 휴대하게 하고, 그마저 스피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주, 홈킷앱 전문 업체인 렉시(Lexi)는 알렉사를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앱인 '렉시'를 출시했습니다. 4.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이 앱은 iOS 9 이상 기기에서 알렉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으로 이용자가 에코나 닷, 탭이 없더라도 알렉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지난해 6월, 아마존은 '알렉사 스킬 킷(Alexa Skills Kit)'과 '알렉스 음성 서비스(Alexa Voice Services)'라는 개발자 도구를 공개했고, 서드파티 제품들이 알렉사와 연결할 수 있게 돕는 것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이 알렉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했습니다. 렉시를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만 보면 '아마존이 지원해서 렉시라는 앱이 나왔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존의 접근 방식은 흡사 피트니스 밴드 업체들과 비슷합니다. 애플이나 구글이나 자사 운영체제 헬스케어 정보를 통합하고 싶어 하지만, 플랫폼의 확장 기회를 엿보는 피트니스 밴드 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자사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만들어 둡니다. 그러나 그 점을 불편하게 여기는가 하면, 실상 운영체제에 통합한 정보를 보는 것과 다르지도 않고, 대개 여러 업체의 피트니스 밴드를 한꺼번에 이용하지 않기에 앱의 접근성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상 비서를 운영체제 단계의 기본 기능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시리나 구글 나우의 특징이지만, 이미 집에서 에코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에코의 장점을 모바일로 옮길 수 있는 것만으로 렉시의 기능을 장점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큰 가능성을 보이는 건 운영체제 기반의 가상 비서들이 자사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제품을 연결하여 조작 방식으로 가상 비서 사용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사물인터넷 제품 개발사가 직접 앱을 갖추면서 그저 알렉사와 연결하기만 해도 모바일 환경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시리나 구글 나우의 방향은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으로 플랫폼에 서드파티 업체를 종속하는 쪽으로 많은 수의 연결 제품을 쓰는 소비자라면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1~3개 정도의 연결 제품을 쓰는 소비자라면 피트니스 밴드처럼 개별적인 앱으로 관리하는 쪽이 직관적이고, 앱은 개별적이나 조작하는 가상 비서 환경이 알렉사로 통합된다는 점에서 일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사물인터넷 개발사들은 어떤 운영체제에도 종속하지 않은 가상 비서를 자사 앱에 탑재하는 거로 하드웨어 플랫폼을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되니 만약 이렇게 알렉사와 연결되는 앱이 늘어난다면 앞으로 운영체제에 기반을 둔 인터페이스가 힘을 얻을 수 있는 많은 수의 연결 제품을 연결할 시점에 오더라도 인프라 측면에서 아마존이 앞서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알렉사의 기능이 사물인터넷에만 있지 않고, 상품 주문 등과 연결되기에 아마존은 확장에 따른 부가적인 성과도 낼 수 있겠죠.
 
 


 이런 부분은 스마트폰에만 있는 게 아니라 올해 초 아마존은 포드와 제휴하면서 자동차에서 알렉사를 이용하는 방안도 제시했으며, 에코 제품군의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기에 집에서까지 스마트폰을 들고 무언가 명령을 내리고 싶지 않은 소비자로 하드웨어 판매 확장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게 아마존의 모바일 전략입니다.
 
 개발자에 알렉사를 공개했다는 것뿐이지만, 그 단순한 걸 애플이나 구글 등 업체가 똑같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 상기했듯이 공간에 고정할 수 있는 하드웨어, 가상 비서를 확대해서 쇼핑 등의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 등에 따라서 아마존이 독자성을 지닐 수 있는 전략이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알렉사를 채용하는 앱이 얼마나 더 늘어나게 될지 지켜봐야겠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