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필자는 테슬라의 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Gigafactory)' 건설 계획과 관련하여 '배터리 경쟁력은 미래에 아주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기가팩토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가', '충분한 수요를 마련할 수 있는가' 등 우려와 여기서 나타날 투자 문제에서 테슬라가 무리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았지만, 그런데도 테슬라는 이 계획을 핵심 사업으로 밀어붙였습니다.
 


테슬라, 이제 기가팩토리를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난관으로 보였던 투자 문제는 금방 파나소닉과 제휴하면서 해결되었습니다. 다음은 수요 문제였는데, 전기차 판매량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가팩토리를 가동할 시기에는 충분한 수요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도 할 수 있었습니다. 실상 기가팩토리를 막아선 건 '리튬'이었습니다.
 
 


 작년 12월, 필자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리튬 딜레마'라는 글을 통해서 '테슬라가 리튬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기가팩토리를 장기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5년 리튬의 t당 가격은 2014년보다 상승한 7,500달러 수준이었고, 무엇보다 2014년 전체 리튬 생산량이 50,000t이었지만, 기가팩토리를 완벽하게 가동하려면 연간 24,000t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급도 문제이고, 기가팩토리를 짓는 이유가 전기차 배터리 비용을 30%까지 낮추려는 것인데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상승하니 투자한 것만큼 기가팩토리를 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차인 모델3의 사전 예약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고, 테슬라는 예약 물량에 대한 충분한 생산과 인도를 보장해야 합니다. 당연히 배터리 생산도 중요하기에 파나소닉은 기가팩토리의 배터리 증산을 고려하여 16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본래 2020년까지 연간 50만 대 생산을 목표한 테슬라였으나 모델3의 인기에 2018년으로 앞당겼고, 파나소닉도 테슬라의 움직임에 맞춰서 투자를 앞당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기한 FT의 우려는 어떤 상황일까요? 골드만삭스는 2025년에는 리튬 수요가 570,000t에 이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더군다나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로는 국제 리튬 가격은 올해만 4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튬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는다면 FT의 예상처럼 기가팩토리 가동에 테슬라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겠죠.
 
 


 다만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지녔기에 배터리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현재 상황입니다. 분명 리튬 가격의 상승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는 테슬라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FT도 그런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전지 업체들의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튬 가격은 계속 상승하지만, 완제품 가격을 적정선에 유지해야 하는 완제품 업체들은 배터리 가격이 오르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리튬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 중이라는 것인데 이는 기가팩토리를 보유한 테슬라만의 딜레마가 아닌 셈입니다.
 
 되레 기가팩토리를 가동하는 테슬라가 완제품 가격을 조정하는 데 있어서 이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죠. 또한, 내년까지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은 2014년보다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출렁이는 가격 탓에 곧장 배터리 가격 조정이 어렵지만, 생산량이 안정적이면 배터리 공급 가격과 완제품 가격도 적정 수준으로 조정될 것입니다. 만약 테슬라도 그런 상태였다면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계획에 주도적이긴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직접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는 테슬라는 경쟁 업체들보다 리튬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애초 우려했던 리튬 물량만 해결된다면 가격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테슬라는 더 저렴한 전기차의 상용화에 완제품의 시장 가격을 민첩하게 조절할 수 있기에 리튬 생산량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2017년까지 리튬 수요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전기차 업체가 될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기가팩토리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고, 완전 가동을 시작했을 때도 완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 쉬운 위치를 지킬 거로 보입니다.
 
 


 '과연 기가팩토리라는 거대한 배터리 공장을 지어야 할 만큼 테슬라가 수요를 끌어 낼 수 있는가?'는 이미 우려 사항이 아닙니다. 그리고 '수요만 아니라 기가팩토리를 건설한 목표에 근접할 수 있는가?'는 진행형이지만, 경쟁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나은 포지셔닝을 선점했다는 것만으로도 테슬라의 식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적어도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의심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기가팩토리 가동이 다가온 시점에서 계획이 더 구체적으로 나타났기에 이제는 기가팩토리를 의심할 단계는 지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대신 기가팩토리를 통해서 가격을 낮춘 전기차가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느냐이고, 모델3의 인도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애써 갖춰놓은 배터리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테슬라의 다음 단계에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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