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은 가장 성공한 스마트워치 스타트업이자 킥스타터의 전설적인 존재입니다. 2012년 첫 제품을 선보인 후 2015년에 100만 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페블의 인터페이스를 크게 개선한 '페블 타임'을 출시했고, 오늘 또 차기 스마트워치를 공개했습니다.
 


페블, 한계가 느껴지는 라인업
 
 이번에 페블이 선보인 스마트워치는 '페블 2'와 '페블 타임 2'로 기존 주력 제품들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페블 2에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페블 타임 2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습니다. 대신 1회 충전으로 최대 10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면서 더 얇고 가벼워진 것이 특징입니다.
 
 


 페블 2와 페블 타임 2의 가격은 각각 130달러와 200달러입니다. 하지만 현재 킥스타터 펀딩 기간에는 100달러와 170달러에 주문할 수 있으며, 목표 금액이었던 100만 달러를 순식간에 넘어 현재 470만 달러를 돌파한 상태입니다.
 
 두 제품 모두 30m 방수 기능과 기존 페블의 모든 기능을 포함하여 활동 추적 기능, 심박 모니터링, 그리고 향상한 헬스 케어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페블 2는 9월부터 배송되며, 페블 타임 2는 11월부터 배송을 시작합니다.
 
 페블 스마트워치의 장점은 오래가는 배터리와 저렴한 가격인데, 페블 2와 페블 타임 2도 그 점을 잘 계승했고, 배송 기간이 길어지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는 등 문제가 있지만,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기에 느긋하게 기다리더라도 매력적인 제품을 가질 수 있으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또한, 페블은 스마트워치가 아닌 토큰 형태의 '페블 코어'라는 새로운 제품도 선보였습니다. 페블 코어는 GPS 센서와 블루투스, 와이파이, 3G 셀룰러를 탑재한 페블 스마트워치와 동기화하는 피트니스 트래커입니다. 4GB의 내장 메모리를 가졌으며,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더라도 위치를 추적하여 나중에 경로를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스트리밍도 지원하므로 헤드셋을 연결하여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 페블 코어는 해커 버전으로도 제공되는데, 이 해커 버전으로는 코어를 누를 때마다 우버로 택시를 부르거나 드론을 조종하는 등 기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페블 코어의 가격은 100달러이며, 킥스타터를 통해서 70달러에 주문할 수 있습니다.
 
 


 페블의 강점을 잘 살렸고, 코어라는 새로운 제품군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킥스타터 펀딩도 성공적입니다. 그런데 필자는 이번 라인업에서 페블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먼저 두 제품이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된 건 맞지만, 기능적으로 발전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페블의 주요 소비층이 저렴하지만, 스마트워치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페블이 차기작에서 고민해야 하는 건 기존 시계를 닮은 디자인이나 비싼 소재가 아닌 오직 기능입니다.
 
 그래서 덧붙인 것이 페블 코어일 텐데, 실상 코어의 기능은 피트니스 트래커 업체인 미스핏의 플래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플래시는 GPS 센서를 탑재하지 않았고, 셀룰러 연결되지 않으며, 헤드셋을 연결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플래시는 30달러에 구매할 수 있으며, 수면 추적과 해커 버전의 코어처럼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페블 2와 페블 타임 2에서 강조한 기능은 헬스 케어인데, 페블과 연동하는 앱을 쓸 수 있다는 게 스마트워치의 강점이긴 하지만, 최근 피트니스 밴드들도 서드파티 앱과 연동하는 추세이고, 페블이 강조하는 헬스 케어 기능만 놓고보면 피트니스 밴드와의 차이점이 확연한 스마트워치라고 단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상기한 코어를 미스핏의 플래시와 비교한다면 페블 2나 페블 타임 2는 핏빗의 블레이즈와 비교할 수 있으며, 기능의 간소화를 고려하면 알타와도 견줄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핏빗의 제품과 페블의 제품을 저울질할 수는 있겠으나 중요한 건 페블은 처음부터 스마트워치 시장을 겨냥했고, 핏빗은 피트니스 트래커 시장이 핵심이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두 업체의 기기가 비슷한 시장에 걸쳐있다는 점은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페블이 지적당했던 부분입니다. 페블 2와 페블 타임 2, 그리고 페블 코어로도 그 부분을 해결했다고 보긴 어렵죠.
 
 실제 미스핏도 비슷한 지점에서 고민했고, 결과적으로는 전통 시계 업체인 파슬이 미스핏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는 파슬의 시계 라인업에 미스핏의 피트니스 기능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에 접근하여 좀 더 고가의 스마트워치 시장을 노리기 시작했는데, 현재 페블은 그다음 단계가 없습니다.
 
 


 당장은 펀딩에서 성과를 거두겠지만, 이는 실질적인 제품 판매나 사업 개선으로 볼 수 없으며, 작년만 하더라도 크라우드 펀딩 외 마땅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등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크라우드 펀딩을 벗어날 모멘텀이 없다는 뜻이고, 그건 페블 2와 페블 타임 2에서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작년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애플의 애플 워치나 삼성이 기어 S2 등 스마트워치의 등장으로 시장이 주목받는 시기였고, 페블의 강점을 알리기에 적절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똑같은 전략으로 회사를 이어갈 수는 없고, 페블이 궁극적인 경쟁자로 마주해야 하는 건 피트니스 밴드 업체가 아니라 애플이나 삼성 등 포함된 스마트워치 업체입니다.
 
 그런데도 작년과 비슷한 전략에 포지셔닝을 피트니스 밴드와 겹치게 되었고, 신제품인 페블 코어조차 특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과연 올해는 다음 단계로 이동할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지난해는 그렇지 못했기에 회사 인력의 25%를 감축하는 등 행보를 보였으니까요.
 
 페블의 스마트워치가 좋지 않은 제품이라는 건 아닙니다. 필자는 페블이 미래적인 시계의 개념에 가장 앞서있는 기업이라고 여러 번 얘기했었습니다. 단지 지난해부터 시작한 시곗줄에 기능을 추가하는 스마트 스트랩이나 서드파티 업체와의 생태계 확장 등 행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페블의 한계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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