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자사의 새로운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 3를 발표했고, 40만 대 가까운 예약 물량을 기록하면서 전기차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섰습니다. 그런데 모델 3에서 테슬라의 정체성 중 하나가 빠지게 되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3의 슈퍼차저 유료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테슬라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슈퍼차저(Supercharger)'입니다. 전기차의 장점이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저렴한 연료이지만, 충전 시간이 긴 탓에 시간 대비 효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슈퍼차저는 이런 단점을 상쇄하도록 20분이면 전기차 배터리를 절반 가까이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인데, 여태 무료로 운영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발언을 인용하여 '모델 3 소유자들은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없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슈퍼차저에도 기본적인 비용은 있다.'라면서 '슈퍼차저의 비용은 모델 3와 분리할 것이며, 모델 3가 여전히 가솔린보다 더 저렴하게 장거리 운행을 할 수 있지만, 별도의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으면 무료로 제공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모델 3 소유자가 얼마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테슬라의 정체성 중 하나였던 무료 슈퍼차저의 장점이 모델 3에서는 빠지게 된 것입니다.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내세운 강점이기에 아직 인도되지 않은 모델 3에 더 많은 유지비가 든다는 사실은 예약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 없죠.
 
 덕분에 이 소식이 조기 예약자들이 예약을 취소할 구실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제조업지표 호조로 상승 마감한 뉴욕증시와 반대로 테슬라 주가는 1.64% 하락한 219.5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슈퍼차저 유료가 꼭 모델 3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내 설치된 슈퍼차저는 총 632개입니다. 하지만 슈퍼차저 외 호텔, 주차장, 마트 등과 제휴한 충전소도 존재하고, 이들 충전소는 슈퍼차저처럼 완전 충전까지 30분이 걸리는 것이 아닌 4시간이 필요합니다. 대신 장시간 자동차를 주차하는 곳에 설치한 덕분에 충전 시간에 대한 불만이 많진 않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슈퍼차저가 존재합니다. 중요한 건 이런 일반적인 충전소는 무료가 아니라는 겁니다.
 
 즉, 이미 테슬라의 전기차 이용자들은 무료로 슈퍼차저에서 짧은 시간 충전할 수 있었지만, 장기간 주차를 해야 할 때는 주차장이나 마트의 충전소를 돈을 내고 써왔었다는 거죠.
 
 반대로 생각하면 모델 3가 예약 물량대로 판매된다면 가격이나 시간에서 이득인 슈퍼차저를 찾는 운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기존 전기차 소유자들이 유료 충전소를 이용했던 건 슈퍼차저 자리가 항상 비어있지 않은 탓인데, 모델 3의 공급으로 이 현상이 심화할 테니 어차피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할 거라면 시작부터 유료 충전소에 소비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차이점을 두는 쪽이 나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호텔, 주차장, 마트 등에 설치된 충전소의 충전 가격은 제휴한 업체가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령 마트 이용 시 무료라던가 주차 요금에 충전 요금을 포함하는 등 가격 부분은 테슬라가 관여하고 있지 않죠. 그렇기에 슈퍼차저를 유료로 이용하더라도 이용자는 다른 충전소의 요금과 비교하여 이용할 수 있으므로 가격에서 합리적이라면 슈퍼차저의 충분히 이용할 것이라 봅니다.
 
 그러므로 슈퍼차저의 무료라는 특징이 사라졌다고 우려하진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큰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크죠.
 
 


 그렇다고 완전히 영향이 없진 않을 겁니다. 예약 시작부터 얘기한 것도 아니었고, 예약을 시작한지  2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나왔으니 말입니다.
 
 다만, 이것은 지역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데, 앞서 미국의 상황을 얘기했으나 중국 상황을 보면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충전 규격이 바뀐 탓에 중국 고객에 가정용 충전 키트와 이동식 충전 커넥터도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슈퍼차저보다 중국 정부 주도의 충전 규격이 확산하는 추세이고, 중국 소비자들도 이점을 알고 있으면서 충전 커넥터를 지급하는 테슬라의 정책을 보고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이므로 슈퍼차저의 역할이 현재 판매에 끼칠 영향은 적을 것입니다.
 
 오히려 중국이든 미국이든 충전소 자체의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에 무료이거나 유료이거나 충전소가 얼마나 촘촘히,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의 규모인가에 따라서 이후 소비자들이 테슬라의 전기차를 구매하는 결정을 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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