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테슬라는 자사 전기차의 가격을 5년 안에 3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모델 E로 알려졌고, 드디어 '모델 3'라는 이름으로 공개되었습니다.
 


테슬라, 모델 3의 예약 물량은 어떤 의미인가


 지난주, 테슬라는 자사의 새로운 차종인 모델 3를 공개했습니다. 테슬라가 출시한 4번째 전기차이며, 3만 5,000달러의 가격으로 가장 저렴한 모델입니다. 2017년부터 인도를 시작하고, 지금 1,000달러를 선금으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약 물량이 심상치 않습니다.
 
 


 3만 5,000달러라는 가격이 전기차로서 저렴한 건 맞지만,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과 비교하면 비싸 보이기도 합니다. 대신 일반 엔진 차량보다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라면 많은 충전소에서 무료로 충전할 수 있죠. 그리고 6초 미만의 제로백과 자율 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탑재했으며, 엔진이 없으니 앞부분에도 트렁크가 존재하는 장점을 가집니다. 그걸 모두 포함해서 3만 5,000달러이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게 분위기 탓만은 아닌 겁니다.
 
 테슬라 창업자이자 CEO 일론 머스크는 모델 3의 예약이 24시간 만에 18만 건을 넘었다고 자신의 트위터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33시간 이후 23만 2,000건으로 더 증가했고, 3일 만에 27만 6,000대에 도달하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물론 아직 인도하지 않았고, 1,000달러의 선금만 있다면 예약할 수 있기에 실제 구매까지 이어질지 두고 봐야겠으나 과거 모델 S나 모델 X의 예약 판매와 비교하더라도 예약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건 그만큼 모델 3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는 방증이죠.
 
 그렇기에 사실 '대박'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단지 올해 초만 하더라도 테슬라 주가는 작년과 비교하여 30%나 떨어졌고,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소식이 이어졌기에 테슬라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으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는 게 중요합니다.
 
 


 27만 대라는 물량이 엄청난 건, 작년 테슬라가 판매한 전체 전기차 대수가 5만 대였다는 겁니다. 더 주목할 것은 닛산입니다. 지금은 테슬라의 모델 S가 가장 잘 팔리는 전기차이지만, 보급형 시장에서는 닛산이 가장 많이 판매하는 업체로 지난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만 20만 대였습니다. 즉, 모델 3의 예약 대수가 이미 작년 닛산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을 웃돌고 있는 거죠.
 
 상기했듯이 아직 모든 모델 3가 인도된 것이 아니고, 예약 상태이며, 2017년에 닛산의 판매량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닛산의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판매한 것이 1만 7,269대의 리프(LEAF)였고, 이하 수십 가지의 전기차 모델의 판매량을 합친 게 20만 대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모델 3의 판매량은 어떤 전기차보다 가장 호응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분석가들은 모델 3의 판매량을 닛산의 판매량에 견주어 예측했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닛산은 유럽과 미국이 중요한 시장이고, 닛산의 성장세는 분명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미국이 중요하긴 하지만,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겨냥했고, 모델 3의 판매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작년 하반기 중국에서 테슬라의 성적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 탓으로 올해 초 테슬라의 주가가 내려갔던 거죠. 그러니 모델 3의 판매가 닛산을 넘어서기 어렵고, 고로 모델 3를 출시하는 2017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델 3의 예약 상황이 이런 의견을 뒤집어 버린 것입니다. 닛산과의 비교는커녕 완전히 다른 공식을 생각해야만 하게 된 거죠.
 
 더군다나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에 대한 월가 전망치는 7만 6,200대였습니다. 이는 테슬라의 평균 성장세를 고려한 것인데, 테슬라는 올해 8~9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올해 9만 대의 전기차를 인도할 수 있다면 2017년에 모델 3의 판매량으로 자사 라인을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전체 전기차 라인의 판매량이 고르게 유지되면서 모델 3를 더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테슬라의 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도 중요합니다. 분석가들이 기가팩토리에 의문을 가졌던 것은 '과연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를 모두 소진할 만큼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테슬라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라고 했으나 전기차의 판매량 추이가 기가팩토리를 받쳐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은 해결될 여지가 보이지 않았죠.
 
 그러나 모델 3의 예약 상황은 기가팩토리가 충분히 테슬라의 가치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으로 보기에 충분합니다. 그건 테슬라의 가치에서 애매한 위치였던 기가팩토리가 핵심적인 위치로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하고, 테슬라의 미래에 관한 평가를 다르게 하기에 가장 큰 조각을 맞추게 된 것입니다.
 
 


 테슬라에 최악의 상황이라면 모델 3의 인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차량에 결함이 있을 때입니다. 그건 여타 회사들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보급형 시장까지 노려서 안정적인 라인을 구축하여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겨뤄야 하는 테슬라로서는 생사가 걸린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모델 3의 반응이 폭발적인 탓에 기존 테슬라에 붙어있던 우려가 어느 정도 제거되었다는 점은 앞으로 테슬라를 평가하는 방향을 바꿔놓으리라 생각합니다. 테슬라가 전기차 사업을 진행하는 데 걸림돌을 충분히 제거한 것입니다.
 
 이제 모델 3가 인도될 2017년을 기다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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