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은 고가의 청소기와 날개 없는 선풍기로 유명합니다. 럭셔리 가전제품으로 주부의 로망으로 꼽히는데, 이제는 자동차로 남성의 로망으로 꼽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이슨이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소식입니다.
 


다이슨은 왜 전기차를 만들까?
 
 전기차의 발전은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구글처럼 IT 기업이 자동차의 상용화를 계획하거나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아닌 테슬라처럼 설립이 10년도 되지 않은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죠. 오히려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후발주자입니다. 기존 시장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었지만, 덕분에 현재는 누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과도기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포춘은 '영국의 가전 업체 다이슨이 전기차를 개발 중'이라고 가디언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의 보고서를 보면, 다이슨은 1,600만 파운드의 정부 지원금을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서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이슨은 앞서 투자 관계였던 고체 배터리 기술 업체인 삭티3(Sakti3)를 지난해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체적인 배터리 개발에 나섰는데, 전기차 배터리 개발 정황이 나타나면서 전기차 개발의 윤곽이 드러난 것입니다.
 
 영국 정부의 웹 사이트에도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서 다이슨에 지원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공개된 상태입니다. 다이슨은 이 분야에 1억 7,400만 파운드의 투자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5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전기차일까요? 청소기를 만들다가 전기차를 개발한다고 하니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이슨의 시도와 영국 정부의 의도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이슨은 로봇 연구에 꽤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더 나은 로봇 청소기를 개발하기 위해서인데, 2014년에는 영국 임페리얼 대학 로봇 개발 연구소에 50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청소기에 대한 투자로 볼 수도 있지만, 다이슨이 로봇 연구를 지속하고, 투자할수록 부딪히는 경쟁자가 구글과 아마존이었습니다.
 
 아마존은 로봇 업체를 다수 인수하면서 자사 물류 창고를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해당 로봇은 배송할 물품을 인지하고, 찾아내어 운반하는 역할이죠. 당연히 주변 사물을 인식하여 피하거나 제대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기술은 로봇 청소기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구글도 로봇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무인 자동차는 투자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입니다. 청소기보다 크지만, 자율 주행 차량과 로봇 청소기의 관계는 무관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서 자율 주행 차량은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의 로봇 청소기이니 말입니다.
 
 즉, 로봇 분야에서 계속 경쟁한 것이 최근 주목받는 전기차 사업으로 옮겨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더 나은 로봇 청소기 개발이 목적이었겠지만, 사업 확장의 방향으로 검토할 수도 있게 된 거죠. 그렇기에 정황으로는 다이슨이 개발하는 건 전기차이자 자율 주행 차량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영국 정부의 투자 이유입니다. 전기차가 대세가 된다니 당연한 투자라고 할 수도 있지만, 조금 다릅니다. 현재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절멸한 상태입니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랜드로버 등 영구 자동차 브랜드는 모두 외국 회사에 흡수당했고, 영국산 자동차의 명성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아예 영국이라는 국적을 가진 자동차 회사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무작정 부활시키기 어려운 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이 워낙 심하고, 새로운 자동차 브랜드의 출현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새로운 자동차 회사들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차별화 지점도 찾기 어려워졌고, 그에 따른 개발 투자도 위험 부담이 커졌죠.
 
 그런데 전기차는 다릅니다. 기술 개발은 필요하지만, 엔진 자동차에 묶여있던 수요를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로 옮길 수 있고, 기존 자동차 회사들도 아직은 전기차 브랜딩에 더딘 상태이면서 테슬라처럼 신생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에 파고들 틈이 있는 겁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빠져있었던 영국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입니다.
 
 거기에 이미 로봇 연구에 진척을 보인 다이슨은 자율 주행 차량으로 이어지는 전기차의 미래와도 근접한 기업입니다. 과도기적인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영국의 자동차 산업 부흥으로 이어질 여지도 내다볼 수 있겠죠.
 
 전기차는 다이슨에나 영국에나 매우 중요한 초점인 것입니다.
 
 


 물론 다이슨이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만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완제품인 자동차보다 전기차 산업 발전에 맞춰 배터리 사업만 진행하는 쪽도 선택지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다이슨은 완제품 회사이고, 최근 중국에서 인지도를 많이 쌓고 있기에 완제품을 출시하는 쪽이 더 나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삭티3는 과거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한 회사이기도 하고, 다이슨은 5년 동안 10억 파운드를 배터리 기술 연구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른 시일에 결과물을 기대할 수는 없겠으나 다이슨의 시도와 영국 정부의 바람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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