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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드롭박스, '사용자 5억 명'.. 큰 의미 없다


 드롭박스는 가장 인기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이고, 필자도 애용합니다. 다른 많은 서비스와 연결하기에 유용하고, 깔끔한 인터페이스는 왜 드롭박스가 인기 서비스인지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이죠.
 


드롭박스, '사용자 5억 명'.. 큰 의미 없다
 
 하지만 드롭박스는 창립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분명 여전히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서비스인데도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1억 달러에 인수한 메일박스의 서비스를 3년 만에 종료하기도 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드롭박스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드롭박스와 연결된 사용자가 5억 명을 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2012년 11월에 1억 명을 달성했고, 1년 뒤인 2013년 11월에 2억 명, 그리고 2014년 5월에 3억 명을 넘었으며, 작년 6월에 4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9개월 만에 1억 명을 더 추가한 거죠.
 
 사실 드롭박스의 현재 상황이 극단적인 위기에 놓인 건 아닙니다. 사용자의 증가 추세를 보면, 아직도 플랫폼을 확장할 기회를 얻고 있으며, 추가한 1억 명의 사용자는 미국 외 지역을 공략하면서 나타난 것입니다.
 
 문제는 과연 이 5억 명이 순수한 드롭박스 이용자인가 하는 데 있습니다. 드롭박스는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와 제휴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에서는 삼성, PC에서는 HP를 들 수 있는데,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드롭박스 용량을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오랫동안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계정이 프로모션 기간 이후에도 사용되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계정일 수 있고, 드롭박스는 사용자 수가 5억 명을 넘었다고 했을 뿐 월간 활동 사용자의 정확한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즉, 프로모션 등으로 끌어들인 휴면 계정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큰 겁니다.
 
 그리고 현재 드롭박스의 전체 사용자 수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 1월, 필자는 '왜 박스를 드롭박스보다 안정적인 기업으로 평가하는가'라는 글을 통해서 두 클라우드 스토리지 업체를 비교했습니다. 드롭박스는 초기에 개인에 초점을 맞춘 범용 서비스로 출발했고, 박스는 처음부터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노린 덕분에 사용자 수는 박스가 훨씬 적지만, 탄탄한 수익 구조로 내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을 분석합니다.
 
 반면, 드롭박스는 5억 명의 사용자를 지녔고, 기업 점유율도 박스보다 높지만,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를 유지할 비용은 계속 지출하는 상태지만, 그만큼 이익이 될 기업 고객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에 드롭박스가 공개한 바로는 드롭박스 포 비즈니스(Dropbox for Business)의 가입자는 15만 명입니다. 그러니까 전체 사용자의 0.03%밖에 되지 않는 거죠. 물론 개인이 업무에 개인 계정을 활용하는 건 빠진 수치입니다. 단지 드롭박스 포 비즈니스가 드롭박스의 주요 수익 모델이므로 개인이 얼마나 많이 업무에 드롭박스를 활용하는가 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드롭박스는 기업 친화적인 업무용 기능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클라우드 업체보다 빠른 속도로 기업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반대로 5억 명이라는 드롭박스의 규모를 유지하고자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늘었습니다. 기업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기존 규모를 유지할 수 있어야 경쟁사와의 점유율 경쟁에서 그나마 나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탓입니다.
 
 고로 드롭박스는 현재 개인 이용자와 기업 이용자를 응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쪽을 더 신경 쓸 수 없는 노릇이면서 똑같은 서비스가 둘로 나누어진 상태입니다. 하나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사용자가 증가하고, 플랫폼을 확장 중인 드롭박스가 어렵다는 분석을 하게 부추기는 겁니다.
 
 



 드롭박스에 이런 부분이 딜레마라면 한쪽을 포기해야겠지만, 개인 이용자 규모를 유지하려고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 건 규모를 유지해야만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대형 경쟁사와 겨룰 수 있다는 결론 덕분입니다. 그러나 기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스는 더 작은 시장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사실상 드롭박스가 어떠 경쟁을 원하는지 발을 묶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한 사용자 5억 명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드롭박스의 발 묶인 상황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뿐입니다.
 
 당장은 기업 이용자를 모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하니까요. 대신 기업 이용자 확보를 가다듬었을 때 개인 이용자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다시 진행하게 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