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스포츠 경기처럼 콘텐츠를 풍성하게 품은 분야라면 더욱 활용도가 높죠. 그렇다고 선수들이 경기 중에 소셜 미디어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경기에 집중해야 하니 말입니다.
MLB가 경기 중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기로 한 이유
스포츠 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선수의 집중력은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9회까지 진행되는 야구는 긴 시간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고자 덕아웃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대신 시범 경기에서 선수들이 소셜 미디어를 쓰게 하는 방안이 마련되었습니다.
더버지에 따르면 스냅챗이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MLB)와 제휴하여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에 경기 중 선수가 덕아웃에서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야구 배트처럼 생긴 셀카봉을 이용하여 다양한 장면을 촬영할 계획입니다.
다만 해당 계약 내용으로는 시범 경기뿐만 아니라 이후 몇몇 정규 시즌 경기와 이벤트 경기, 올스타전, 월드시리즈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MLB 경기 중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소셜 미디어가 되었다는 점에서 스냅챗의 성과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물론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효과가 미미하다면 경기 중 사용보다는 콘텐츠 중심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그런 여지가 생겼다는 게 중요하죠.
지난해, 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파블로 산도발은 경기 도중 스마트폰으로 인스타그램에 접속하여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MLB의 규칙으로는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전자 기기를 이용할 수 없게 되어있으니 당연한 조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더군다나 팀의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더욱 비난받았는데, 그래서 이번에 경기 중 스냅챗을 사용할 수 있게 한 방안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입니다. 실제 이행은 되어 봐야 알겠지만, MLB가 소셜 미디어 사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온 것은 분명합니다. 어째서일까요?
NBA 아담 실버(Adam Silver) 커미셔너는 지난달 열린 NBA 올스타전 기자간담회에서 'NBA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좋아요와 팔로우를 10억 건을 넘긴 첫 번째 프로 리그가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2015년 NBA 챔피언결정전의 평균 시청자는 1,990만 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998년 2,900만 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그 원인으로 소셜 미디어가 꼽힌 거죠.
NBA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는 2,900만 좋아요를 기록하지만, MLB는 고작 630만 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트위터 팔로우도 MLB보다 NBA가 4배 이상 높습니다. 소셜 미디어 전략으로 NBA는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으며, 이런 마케팅으로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스테판 커리 등 유명 선수를 만나기 위해서 올스타전에 방문한 북미 지역 외 방문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BA부터 그 점에 초점을 맞추어 이번 올스타전은 토론토에서 열린 것이고, 소셜 미디어로 NBA를 접한 3만 명 이상의 아시아인이 경제적인 효과를 나타내면서 그동안 소셜 미디어에 투자한 NBA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럼 다시 MLB로 돌아와서 NBA보다 4배 이상 높은 좋아요와 팔로우를 가진 NBA를 따라잡으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NBA처럼 유명 선수를 내세운 마케팅과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어떤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에 공유할 것인지부터 말이죠.
그래서 MLB는 차별성을 두고 싶은 모양입니다. 이미 NBA가 라인과 제휴하여 메신저 홍보로 효과를 본 사례가 있는 만큼 스냅챗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고, 스냅챗의 주 이용자가 10~20대라는 점에서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것과 오랜 시간 경기하는 야구의 특성을 반영하여 경기 중 소통하는 것으로 소셜 미디어 이용자가 지속해서 경기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겁니다.
만약 스냅챗의 젊은 층이 장기적인 MLB 소비자가 된다면 관객의 세대교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겠죠. 이후에도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해당 층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입니다.
즉, 본격적인 소셜 미디어 활용의 첫걸음으로 스냅챗과의 제휴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만큼 NBA의 소셜 미디어 사례가 뚜렷한 성과를 냈고, 작년에 본받을 필요를 뼈저리게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5년 MLB 올스타전 시청률을 6.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의 시청률은 늘었지만, 핵심은 TV를 통해서 올스타전을 보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분명했죠.
올해 MLB가 소셜 미디어 활용으로 작년과 어떻게 다른 성적을 낼 수 있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IT > IT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롭박스, '사용자 5억 명'.. 큰 의미 없다 (0) | 2016.03.09 |
---|---|
월마트가 온라인으로 가면서 놓치는 것 (1) | 2016.03.08 |
아마존, 네스트를 품다 (0) | 2016.03.04 |
고프로가 동영상 편집 스타트업을 인수한 이유 (0) | 2016.03.03 |
아마존 에코의 포지셔닝 (0) | 2016.0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