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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월마트가 온라인으로 가면서 놓치는 것


 지난해, 아마존의 시가 총액이 월마트를 넘었습니다. 매장 한 곳 없었던 아마존이 세계 최대의 대형 마트를 꺾은 것입니다. 하지만 월마트도 지역의 전통적인 소매점을 폐업으로 몰아넣으면서 성장했죠. 어느 쪽이든 변화에 따라서 한 쪽은 쇠퇴하는 겁니다.
 


월마트가 온라인으로 가면서 놓치는 것
 
 그래서 월마트는 더는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로 오프라인 사업보다 온라인 사업에 더욱 주력한다는 계획을 지속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작년 동안 28.28%나 하락한 월마트 주가는 올해 들어 10.19% 상승하여 회복세를 보입니다. 아직은 온라인 사업이 아마존처럼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지만, 준비 과정에서 월마트의 공격적인 실행력을 엿볼 수 있는 덕분입니다.
 
 


 월마트는 올해 미국 내 154곳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중소도시의 월마트 매장은 차례대로 문을 닫고 있죠.
 
 월마트가 매장을 폐쇄하기로 한 이유는 단연 비용입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인 2016년 회계연도 월마트 총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보다 0.7% 감소한 4,821억 달러로 35년 만에 연간 매출액이 감소한 것입니다. 반면, 온라인 사업의 성장은 8% 수준으로 지난 4분기에만 26%의 성장을 기록한 아마존과 차이만 더 벌어졌습니다.
 
 온라인 사업의 격차로 매출을 견인하지 못하고, 매장을 추가해도 늘어난 온라인 주문으로 비용을 해결하지 못하는 겁니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매장이라면 없애는 쪽이 차라리 낫다는 판단이 나옵니다. 당연히 매출 관계만 놓고 보면 그 점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여 온라인 주문으로 성장한다면 수익성이 부족한 매장을 닫고, 해당 지역은 온라인 사업으로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또한, 월마트는 온라인 탓에 줄어드는 매장 방문객을 유지하고자 매장 주차장에 자체 주유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규 매장을 건립하더라도 대도록 자체 주유소를 포함하는 구조로 매장을 유지할 수 있는 별도의 사업을 유지하고, 온라인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겁니다.
 
 문제는 폐쇄한 매장의 증가로 본래 월마트가 가졌던 특징이 사라졌다는 데 있습니다.
 
 


 월마트는 '미국 인구의 70%가 8km 거리로 월마트와 연결되어 있다.'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월 블룸버그가 보도한 바로는 월마트가 사라진 지역에서 일부 소비자가 생필품 구매를 하려고 1시간 이상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월마트가 주변 소규모 매장의 씨를 말려놓은 터라 8km 거리로 있던 월마트 범위가 마을에서 16km는 넘어야 소매점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물론 기존 유통 인프라만 유지할 수 있다면 월마트가 사라진 자리에 곧 소매점이 생겨날 테고, 해당 지역 소비자들의 불편도 점차 줄어들겠죠. 그리고 미리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배송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단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겨냥할 방법도 함께 폐쇄한 것이 월마트가 놓친 부분입니다.
 
 분명 온라인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소비자의 구매력은 노년층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퓨 리서치 센터의 2015년 보고서를 보면, 가장 경쟁력 있는 소비층인 45~65세 이상의 중산층 비율이 많이 증가했고, 18~44세의 비율은 1971년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켄지 연구소의 분석으로는 앞으로 15년간 60세 이상 노인들이 미국의 소비 성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2015년에서 2030년까지 60세부터 74세까지 노인의 소비 성장률은 연간 3.2%, 75세 이상 노인 5.1% 수준으로 전체 소비 성장률 전망인 2.5%를 넘어선다는 거죠. 생필품뿐만 아니라 노인 관련 서비스나 특화한 제품의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월마트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대면할 방법이 오프라인 매장이었습니다.
 
 더는 신규 매장을 늘리지 않겠다는 게 아니지만, 월마트가 가진 인프라를 토대로 소비가 증가하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매장 전략과 아마존과 경쟁하는 온라인 사업으로 나누는 방법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마존조차 노인 고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미 오프라인 매장으로 노인 고객을 다수 확보했던 월마트가 매장을 폐쇄한 지역의 고객을 돌려세운 건 이후 월마트의 행보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상기한 분석대로라면 노인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최소한 매장을 유지하고, 그것을 거점 삼아 주유소 사업이나 물류 센터 사업 등을 병행하여 현재 아마존이 침투하기 어려운 지역을 확보하는 경쟁력이 될 수 있었지만, 현재 월마트의 행보는 격전지에서 아마존과 겨루겠다는 쪽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매장을 줄이는 월마트와 다르게 아마존은 자체적인 서점을 늘릴 계획입니다. 늘리더라도 월마트의 매장 규모를 따라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온라인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면서 아마존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아마존에 접근할 수 있게 바꾸고 있는 거죠.
 
 그리고 픽업 서비스가 정착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층이 노년층이 되었을 때 현재 월마트의 포지셔닝을 가지도록 서서히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즉, 월마트가 놓친 부분을 아마존이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예전과 다르게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한 이익이 높다거나 낮은 것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의미가 많이 바뀐 탓인데, 월마트가 온라인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놓친 오프라인 사업이 이후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짧아도 10년 후의 이야기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