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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 둔화에 대한 단상 (2)
  2. 애플-타임워너, 인수설에 대한 단상 (1)
  3. 애플에 콘텐츠 제작이 큰 도전인 이유


 넷플릭스에 가입자가 중요한 건 분명합니다. 관객 없는 영화관이라면 팝콘 하나 팔기도 어려우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태 넷플릭스는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덩치를 키웠고, 이는 현재 넷플릭스 가치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면 어떨까요?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 둔화에 대한 단상
 
 타임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넷플릭스는 북미 시장에서 16만 명, 글로벌 시장에서 152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4월, 넷플릭스가 예상한 총 가입자 8,400만 명에 미치지 못한 8,318만 명을 기록한 것이며, 북미에서 50만 명,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 명을 확보한다는 전망에서 아주 멀어진 것입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소식이 있고 난 뒤 넷플릭스 주가는 15%가량 폭락했습니다. 상기한 것처럼 넷플릭스 가치의 대부분이 가입자에서 나온 탓입니다.
 
 넷플릭스의 전망이 크게 빗나간 이유는 미국 다음의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의 규제와 올해 초에 130개국으로 늘린 서비스 지역의 콘텐츠 저작권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디즈니와 계약하면서 콘텐츠 보급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였으나 아직은 북미에서만 디즈니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기에 신규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방안이 부족했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분석가들을 넷플릭스가 3분기에 미국에서 8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넷플릭스는 30만 명정도라고 전망하면서 넷플릭스조차 가입자 증가가 둔화했다는 걸 인정한 모양이 되었습니다.
 
 고로 넷플릭스의 성장도 부진한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고, 넷플릭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증가가 부진했다는 이유로 주가가 내려간 건 지난 1분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전망치를 밑돌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12%나 빠졌고, 매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넷플릭스 비관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두였습니다. 쟁점은 '넷플릭스의 주가가 너무 높다.'라는 거였죠.

 넷플릭스의 주가는 작년에만 240% 급등했습니다. 2014년에 48.8달러에 거래를 마친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해 110달러 선에서 마감되었는데, S&P500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작년에도 똑같이 가입자 둔화 이슈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5년 4분기에는 놀라운 실적을 보였지만, 3분기에는 신규 가입자 유치가 저조한 탓에 주가가 15%나 하락했습니다. 그런데도 전체적으로는 주가가 오른 것인데, 넷플릭스의 가치를 분리해서 봐야 하는 것이 현재 넷플릭스의 가치를 끌어올린 게 '가입자'였다면 다시 새로운 가치로 주목받는 것이 '콘텐츠'라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작년부터 가입자 증가가 둔화하면서 이미 넷플릭스의 성장 과제가 가입자 유치가 아닌 콘텐츠를 통한 매출 증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아직 넷플릭스가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 신규 지역을 급하게 늘리면서 지출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역마다 콘텐츠를 공급을 따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한데, 이를 두고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늘리려고 무리하게 지역을 늘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아마존과의 차이입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전략은 서로 차이가 있지만, 넷플릭스의 실적 부진에 아마존이 더 안정적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넷플릭스가 선점한 지역에서 콘텐츠로 이익을 낼 수 있다면 가입자가 둔화하더라도 아마존과 차이를 둘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넷플릭스는 기존 가입자를 토대로 콘텐츠에서 차별화를 강조하고, 구독 비용을 올리고 있습니다. 구독 비용이 증가하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좋지 않은 전략이지만, 넷플릭스로서는 증가한 비용을 처리해야 하고, 기존 가입자가 올라간 구독 비용으로도 서비스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에도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매번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강세를 보인 이유이고,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물론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자체 콘텐츠의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이 불안한 요소이긴 합니다.
 
 매년 제작하는 콘텐츠는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콘텐츠가 좋은 성적으로 기록한 것도 아니어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과장되었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가치가 콘텐츠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이 요소에 확신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라는 가치로의 이행을 해낼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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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애플은 3년 만에 4세대 애플 TV를 선보였습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바뀌었고, 새로운 리모컨과 시리를 탑재하여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죠. 그리고 기존에는 iOS로 구동했으나 iOS 기반의 tvOS를 새롭게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콘텐츠였죠.
 


애플-타임워너, 인수설에 대한 단상
 
 애플 TV의 콘텐츠가 부족한 건 아닙니다. 단지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서 차별점이 없다는 건데, 익히 알고 있듯이 아마존이나 넷플릭스는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를 확보했고, 구글도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콘텐츠를 기반에 둔 서비스 형태이고, 애플은 애플 TV라는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하기에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콘텐츠에 차별점이 없으니 애플 TV를 매력적으로 느낄 요소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애플 TV가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미국 가정에서 유선 방송을 해지하고, 넷플릭스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면서 TV와 연결할 미디어 기기 시장이 주목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어영부영하는 사이 경쟁사인 로쿠(Roku)나 구글, 아마존이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애플 TV도 잘 팔리는 셋톱박스 중 하나지만, 3세대 애플 TV가 나온 시기의 로쿠를 생각하면 4세대를 출시할 때까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죠. 또한, 최근 샤오미가 구글과 협력하여 미국을 겨냥한 셋톱박스인 '미박스'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에 차별점이 부족하다면 꼭 애플 TV를 구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선택지가 많은 겁니다.
 
 이런 중에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애플이 타임워너에 인수를 제안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의 인터넷 서비스 부문 부사장 에디 큐는 작년 말에 타임워너의 기업전략 부문 임원인 올라프 올라프슨과 만났고, 타임워너를 인수하는 방향에 대해서 의논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논의는 초기 단계였기에 애플 CEO인 팀 쿡은 검토조차 하지 않았고, 이미 2016년이 절반 가까이 지난 시점이기에 이 협상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콘텐츠 확보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타임워너라는 강력한 카드를 쥐어 단번에 해결할 생각을 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죠.
 
 


 타임워너는 생각보다 애플과 접점이 많은 곳입니다. 2013년부터 애플은 타임워너케이블과 생방송 콘텐츠 협상을 진행했으며, 작년에는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HBO와 전략 제휴하기도 했습니다. 단지 요금이나 콘텐츠 제공 등 정책에 애플이 쉽게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인수 제안은 그 점을 노린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전략은 과거 소니가 콜럼비아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세운 것과 비슷합니다. 소니는 사업의 다각화와 자사 베타맥스 방식 비디오에 힘을 주고자 당시 2,700개의 영화 콘텐츠를 보유했던 콜럼비아를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대세가 된 VHS 방식을 베타맥스로 이길 수는 없었고, 영화 사업을 강화하고자 피터 구버와 존 피터스를 영입하는 데 이들은 이미 워너브라더스와 계약한 상태였기에 이를 몰랐던 소니는 법정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후인데, 그런데도 소니는 영화 사업에 계속 많은 투자를 쏟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에 들어서는 제작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을 기록하면서 과거 소니의 손실은 잊혔습니다. 그리고 소니가 블루레이를 주도할 때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라는 카드를 다시 쓸 수 있었죠.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전략은 참신한 게 아닙니다. 넷플릭스가 그렇고, 아마존이 그러하며, 두 업체는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면서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위치를 노리고 있습니다. 만약 애플이 타임워너를 인수하면 단번에 넷플릭스나 아마존의 목표를 달성하게 되는 셈인데, 소니의 사례를 생각하면 애플이 자체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당장 애플 TV를 하나라도 더 팔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콘텐츠라는 카드를 통해서 자사 다른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얻을 여지도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미디어 시장 자체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가입니다. 넷플릭스처럼 콘텐츠가 모든 경쟁력인 기업은 당연히 콘텐츠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애플로서는 콘텐츠 제작을 다른 사업의 성장을 위한 구실로 여길 수도 가능성도 큽니다. 소니는 콜럼비아 인수 이후 법정 싸움과 실적에서 6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면서도 영화 사업을 독립적으로 키우고자 투자했고, 인수 후 거의 10년이 지나서야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그러니 블루레이와 HD_DVD 전쟁에서도 좋은 카드로 쓸 수 있었던 거죠. 애플이 콘텐츠 제작에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타임워너를 인수하더라도 시너지를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게임체인저입니다. 애플이 타임워너를 인수했을 때 가장 기대할 수 있는 건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최근에는 케이블 사업이 힘을 잃으면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시기이므로 타임워너도 스트리밍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애플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애플 TV를 통한 실시간 방송 서비스도 곧바로 적용될 수 있겠죠. 하지만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건 애플만이 아닙니다. 현재 셋톱박스와 유선 방성의 위치는 아주 근접한 위치에 있는데 콘텐츠를 통해서 셋톱박스 중심의 TV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는 건 게임체인저로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콘텐츠가 중요한 것과 함께 애플 TV의 역할도 중요한데, 애플은 충분히 게임체이저가 될만한 경쟁력을 애플 TV에서 보고 있는지 중요합니다. 애플 TV의 점유율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콘텐츠의 부재'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서비스 중심의 경쟁 업체가 많다는 건 그만큼 콘텐츠 역량을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인데, 그런데도 압도적이지 않다는 건 애플 TV의 역량을 고민해봐야겠죠. 타임워너의 인수는 애플이 게임체인저에 다가갈 기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임워너 인수만이 해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분명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건 애플에 필요한 과제이지만, 그건 순전히 하드웨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방안의 하나입니다. 애초에 애플은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도 직접 별도의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등 행보는 보인 적이 없습니다. 항상 외부 콘텐츠를 끌어다 자체적인 콘텐츠로 희석했을 뿐이죠.
 
 과거에는 그렇게 하더라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 당연한 순서가 되었기에 안정적인 콘텐츠 확보는 필요하지만, 앞서 얘기한 2가지 조건을 애플이 얼마나 갖출 수 있는가에 따라서 애플이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더라도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단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에 애플은 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인 면이나 애플 TV의 중요성만큼 공격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구글의 인공지능 사업 확대를 두고, 애플이 올해 차세대 애플 TV를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뜬소문이 있습니다. 여기서 애플이 콘텐츠 사업의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타임워너를 인수하든, 하지 않든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으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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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마존 등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은 점점 심화하고 있습니다. 아직 전통적인 제작사를 짓누르진 못하지만, 자체 콘텐츠를 통한 경쟁력으로 외부 콘텐츠를 수급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죠.
 


애플에 콘텐츠 제작이 큰 도전인 이유
 
 애플도 오랜 시간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애플 뮤직이나 애플 TV를 통해서 본격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건 최근입니다. 오히려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 등 업체보다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는지 충분히 증명된 상태여서 인지 애플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모양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로는 6편으로 구성한 드라마이며, 프로듀서 겸 래퍼인 닥터 드레의 자전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닥터 드레는 제작에도 참여합니다.
 
 하지만 해당 드라마는 매년 20편 이상의 콘텐츠 제작을 약속한 넷플릭스와 다르게 본격적으로 애플이 콘텐츠 제작 사업을 진행한다는 실마리는 아닙니다. 알려진 바로는 제작 중인 드라마는 닥터 드레가 개인적으로 추진한 프로젝트이며, 그도 애플의 임원이지만, 애플 TV처럼 복합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그 탓으로 애플 TV나 아이튠즈 스토어로 유통하는 것이 아닌 애플 뮤직을 통해서만 드라마가 제공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지 자체적인 콘텐츠가 서비스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건 여러 사례로 잘 알려졌고, 드라마를 애플 뮤직에만 배포하더라도 성과에 따라서 애플 TV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둘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자체적인 콘텐츠가 경쟁력이고, 애플이 새로운 차별점을 마련해야 하는 지점이기에 자체 콘텐츠 제작을 시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지지부진한 애플 TV 사업에 다른 계획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자체 콘텐츠라는 시도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애플에 아주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제작비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기업 이미지까지 변화를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태 애플이 콘텐츠 제작을 아예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사실상 제품 발표 현장이나 자체 컨퍼런스도 콘텐츠 형태로 배포하고 있으며, 아이튠즈 페스티벌도 대표적인 애플의 콘텐츠입니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와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 사업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애플의 키노트 영상 등은 애플 제품을 이용하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찾을 것입니다. 내용이 궁금하니 직접 찾을 수도 있을 테고, 그런 수고를 덜고자 팟캐스트에 자리를 마련해둔 것이죠. 문제는 평소 팟캐스트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키노트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팟캐스트를 실행할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와 영화는 다르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키노트 영상은 애플이 굳이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더라도 찾아서 소비할 만큼 폐쇄적인 콘텐츠입니다. 애플이 할 일은 그냥 팟캐스트에 올려두는 거죠. 물론 드라마나 영화가 아주 재미있고, 큰 인기를 끌 수 있다면 그걸 빌미로 애플 TV를 구매하여 보려는 소비자도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콘텐츠 내용을 검증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수요를 마련할 수 있는 폐쇄적인 콘텐츠와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수 없는 탓에 대외적인 홍보가 꼭 필요한 콘텐츠는 다릅니다. 애초에 자체적인 콘텐츠가 애플 TV의 판매를 촉진할 목적에 있다면 애플 TV가 없는 소비자가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애플 TV를 선택하게 할 넉넉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런 대외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적이 없습니다. 광고를 내놓긴 하지만, 그 흔한 소셜 미디어 계정조차 최근에서야 분야별로 계정을 생성하는 등 더 많은 홍보 방법을 찾지 못해 안달난 여타 업체들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심지어 자사가 진행하는 행사에서만 제품을 발표할만큼 폐쇄적이죠.
 
 그러나 아이폰을 파는 것과 다르게 콘텐츠 소비는 훨씬 더 빨리 이뤄지는 탓에 최근에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을 때부터 과정을 홍보 자료로 내놓거나 최소 2~3편 이상의 예고편, 관련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진행합니다. 그건 스트리밍 업체 중 자체 콘텐츠 제작의 선두에 있는 넷플릭스도 다르지 않습니다. 고집스럽게 비밀 주의를 내세운 기존 전략은 콘텐츠 제작 사업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고로 애플은 기존 전략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만한 끝내주는 콘텐츠만 제작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콘텐츠 사업에서만은 대외적인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타협을 해야 합니다. '알아서 하겠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적이 없었던, 정확히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와 계속 마주했던 애플의 시도하면 흥미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건 애플에더 큰 도전이 되겠죠.
 
 


 사실 애플의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은 몇 가지 전제가 더 필요합니다. 콘텐츠를 배포할 수단이 애플 TV뿐이라면 그다지 매력적인 사업이 아닙니다. 이익을 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적어도 넷플릭스처럼 별도의 모바일 앱을 제공하거나 최근 안드로이드용 앱을 제공하는 맥락은 따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굳이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로 경쟁력을 키우자 이에 넷플릭스에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응해야 하는 제작사들의 외부 콘텐츠를 더 수급함으로서 차별점을 가질 방법도 존재합니다. 이미 애플은 HBO와도 제휴했으며,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외부 콘텐츠조차 제대로 수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야 겠죠. 단지 마지막 수단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그냥 애플 TV 사업을 접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애플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나선다면 전략적인 측면에서나 애플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습에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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