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에 해당되는 글 13건

  1. 다시 애플 워치가 기대되는 이유 (9)
  2. 파슬, 완전한 스마트워치 업체가 되었다
  3.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


 필자는 여전히 애플 워치에 불만이 많습니다. iOS와 가장 밀접한 스마트워치라는 건 알겠으나 애플 워치라는 기기의 가치에 아직 회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복잡하고, 문제점이 많으며, 기본 기능조차 매우 부실하죠. 그건 지난 WWDC 2016에서 공개한 watchOS 3에서도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애플 워치가 기대되는 이유
 
 애플은 애플 워치를 실험적인 제품보다는 시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판매 초기부터 고가 시계라는 느낌을 주려는 모습이었고, 결과적으로는 고가품 이미지를 얻기에 성공했습니다. 다른 시계 업체보다 높은 평균 가격에 더 많이 판매했으니 말이죠. 그러나 일반적인 시계가 가지는 만족감을 애플 워치가 줄 수는 없었습니다.
 
 


 상기했듯이 애플은 애플 워치를 실험적인 기기로 선보였다기보다는 시장 주도권을 가져온다는 시도였습니다. 단지 의도하지 않게 실험적인 기기가 된 건 애플 워치라는 제품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탓에 고가품 이미지만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발매 당시 애플 워치는 아이폰의 컴패니언 제품이었습니다. 즉, 아이폰 사용자가 부가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금도 그 위치가 변한 건 아니지만, 컴패니언 제품인데도 기본 기능보다는 아이폰과 서드파티 앱에 기댄 부분이 많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 관리 부분은 여전히 부실하다는 평가입니다. 그 탓으로 애플 피트니스&헬스 기술 부문 수장인 제이 블라닉(Jay Blahnik)이 WWDC 2016 키노트에 올라서 직접 건강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건강 기능을 업데이트 하더라도 애플 워치에 빠진 GPS 등 센서는 그대로입니다. 여타 피트니스 기기는 지니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덕분에 애플 워치로 위치와 거리 추적 등을 하려면 아이폰에 의존하거나 아니면 다른 서드파티 앱과 연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드파티 앱과 연동해서라도 만족할 기능을 얻을 수 있다고 합시다. 다시 걸림돌이 된 건 서드파티 앱의 실행 속도인데, 애플은 watchOS 3에서 '빨라진 실행 속도'를 내세워 개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만이 많은 요소였기에 개선하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중요한 건 초기 애플 워치가 아이폰의 컴패니언 제품인데도 서드파티 앱에 의존하게 한 것이 불만을 싹트게 한 원인이었다는 겁니다.
 
 만약 충실한 기본 기능에 경쟁사의 컴패니언 스마트워치와 비슷한 가격에 서드파티 의존도가 초기 아이폰의 웹 앱 수준이었다면 서드파티의 실행 속도 등에 사용자가 큰 불만을 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본 기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을 테고, 현재 애플 워치처럼 소비자가 높은 가격만큼 만족도를 끌어올리고자 서드파티 앱을 찾아서 의존할 일이 줄어들었을 테니까요. 그게 진짜 컴패니언 제품이고, 애플 워치가 아이폰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스마트워치면서도 어중간한 제품이었던 이유입니다.
 
 애플은 애플 워치를 정반대로 포지셔닝했습니다. 디자인과 패션이라는 키워드에 치중하다 보니 제품의 정체성이 되어야 할 컴패니언 요소는 정말 작은 부분이 되었고, 남은 건 디자인과 재질에 따른 가격 차등뿐입니다. 그런데 애플이 애플 워치를 다시 포지셔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애플은 watchOS 2부터 애플 워치에 네이티브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서드파티 앱들이 디지털 크라운이나 심박 센서, 마이크 등 애플 워치의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API를 공개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똑같은 운영체제 업데이트처럼 느껴지지만,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이 많이 바뀔 수 있는 개선이었습니다. 기존에는 아이폰에 의존하도록 했으나 애플 워치가 컴패니언 기기가 아닌 독립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watchOS 3의 개선점도 마찬가지죠.
 
 여기서 필자는 아이팟을 떠올렸는데, 2001년에 처음 아이팟이 등장했을 때 포지셔닝도 맥의 컴패니언 기기였습니다. 맥에서 CD로 음악을 듣는 사용자가 CD의 음악을 아이튠즈로 리핑하고, 아이팟과 동기화하여 휴대하면서 음악을 들으라는 거였죠. 그래서 USB가 아닌 파이어와이어만 지원했고, 사실상 맥 사용자만 쓸 수 있었습니다. 그냥 비싼 맥 액세서리였던 겁니다.
 
 하지만 2세대부터 윈도를 본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고, 2003년에 3세대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윈도용 아이팟도 배포했습니다. 그 때부터 아이팟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단순히 윈도를 지원해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앞서 출시한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라는 콘텐츠 생태계가 활성화한 덕분입니다.
 
 그리고 '윈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가 아니라 '맥을 벗어났다.'라는 게 훨씬 중요했습니다. 아이팟이 맥의 컴패니언 기기가 아닌 독립적인 기기로서 확장할 기회를 얻은 셈이고, 현재는 아이팟을 맥의 액세서리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필자는 애플 워치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두 번의 운영체제 메이저 업데이트로 점점 애플 워치가 독립적인 기기가 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to5mac에 따르면, 차세대 애플 워치에 GPS 센서가 탑재될 것이라는 뜬소문을 확인할 수 있고,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특허출원서를 보면 페이스타임이나 바코드 스캔에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를 애플 워치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GPS 센서나 카메라 탑재 등이 이뤄진다면 watchOS 2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서드파티 앱들이 접근할 권한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애플 워치의 자체적인 생태계를 늘리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GPS 센서나 카메라가 그렇게 큰 역할인가' 싶을 수 있으나 현재 애플 워치는 두 번의 업데이트로도 포지셔닝이 아이폰의 컴패니언에 머물어 있는 탓에 개발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애플 워치가 아이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다른 얘기가 될 수 있죠. 자체적인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독립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면 가격에서도 소비자가 더 수긍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비싼 가격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비싸기만 한 아이폰 액세서리로 인식되기보단 활용 방법에 따라서 만족도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포지셔닝이 바뀔 애플 워치는 다시 기대해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여전히 스마트워치라는 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서드파티 앱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해결 방안 중 하나가 '시리(Siri)'인데, 명확한 방안이 아니라 두루뭉술하고, 필자는 처음부터 스마트워치에 많은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차라리 아이폰의 컴패니언 기기로 남으면서 서드파티 앱보다 기본 기능에 더 충실하고, 일반적인 시계의 느낌을 가지게 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게 가장 좋은 포지셔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서드파티 앱 의존도는 더 강화해서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을 바꾸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필자가 주장한 것과 반대의 포지셔닝이지만, 애플이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는 굉장히 기대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적어도 애플 워치의 상황을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남은 건 차세대 애플 워치가 과연 애플 워치라는 카테고리의 포지셔닝을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거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파슬 그룹(Fossil Group)은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마이콥바이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 버버리(Burberry) 등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시계 라인은 점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미스핏(Misfit)을 인수하면서 브랜드 라인에 웨어러블 기술을 포함했죠.
 


파슬, 완전한 스마트워치 업체가 되었다
 
 지난해, 파슬은 자사의 첫 번째 스마트워치인 'Q 파운더(Founder)'를 출시했습니다. 미스핏을 인수한 직후이긴 했지만, Q 파운더는 인텔과 협업으로 만든 제품이었고,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했죠. 신선한 시도였는데, Q 파운더를 선보인 지 4개월 만에 새로운 스마트워치 라인을 발표했습니다.
 
 


 파슬은 Q 파운더의 뒤를 이은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Q 원더(Q Wander)와 Q 마셜(Q Marshal)을 소개했습니다. Q 파운더처럼 원형 디자인에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했지만, 두께와 베젤이 줄어들었습니다. 제품마다 특징있는 케이스와 스트랩으로 교환할 수 있고, 가격은 275달러에 책정되었습니다. 애플 워치의 스포츠 모델이 349달러이니 상당히 저렴합니다.
 
 그리고 '스마트 아날로그 워치(Smarter Analog Watches)'도 공개했습니다. Q 원더와 Q 마셜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전형적인 스마트워치라면, 스마트 아날로그 워치 라인은 기존 아날로그 형태의 시계에 센서를 탑재하여 몇 가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칼로리 소모나 수면을 추적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출시한 몬데인의 한정판 스마트워치인 헬베티카 1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아직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트니스 밴드도 선보였습니다. 'Q 모션(Q Motion)'이라는 이름의 이 피트니스 밴드는 충전하지 않고 6개월 동안 지속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50m 방수 기능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음악을 재생하거나 카메라 셔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95달러입니다.
 
 각 라인에서 선보인 제품을 합치면 총 7가지인데, 한꺼번에 대량의 웨어러블 제품을 쏟아낸 건 시계 업체로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다만 많은 제품을 공개했기에 '완전한 스마트워치 업체'라는 건 아닙니다.
 
 


 파슬의 스마트워치 접근은 삼성이나 핏빗과 흡사합니다. 두 업체 모두 스마트워치와 피트니스 밴드를 출시했고, 자사 플랫폼에 통합하려고 했죠. 그러나 전자 제품의 특성상 제품을 발매하는 주기가 중요했고, 플랫폼을 확장할 제품이 빠르게 등장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파슬은 자사 브랜드 역량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제품 라인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라인업 이전에 4종의 Q 파운더, 5종의 액티브 Q 트래커, 6종의 아날로그 스마트워치를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7종을 추가한 것인데, 제품 모두 '파슬 Q(Fossil Q)'라는 앱과 연동합니다. 연동이야 당연한 것 같지만, 제품 라인의 확장이 빨랐던 탓에 이제 파슬이 어떤 형태의 스마트워치를 내놓더라도 발매 주기와는 상관이 없게 되었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있거나 없거나 저렴한 피트니스 밴드라도 언제 출시하든 파슬 Q에 포함하게 되며, 오히려 제품 주기를 빠르게 잡았기에 성능이나 사양보다 파슬 Q를 사용할 수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스마트워치에 소비자들이 더 주목할 수 있게 된 거죠. 그건 본래 시계 시장의 방식이었습니다.
 
 또한, Q 모션은 파슬이 인수한 미스핏이 최근 선보인 '레이(Ray)'와 비슷한 외형을 하고 있습니다. 고로 미스핏과 결합한 제품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 대신 미스핏 앱과 연동하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미스핏은 별도의 피트니스 추적 기술 회사로 놔두고, 해당 기술만 자사 브랜드에 녹아들게 하여 파슬 Q와 묶어버린 겁니다. 이는 앞으로 파슬을 거치는 마이클 코어스, 마이콥바이제이콥스, 버버리 등 브랜드로 아날로그 스마트워치나 Q 모션처럼 미스핏을 강조하지 않고, 출시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각 브랜드의 시계들을 스마트워치로 포장하여 현재 Q 라인처럼 확대할 수 있다면 기존 시계 업체들이 별도의 스마트워치 제품을 선보인 것과 다른 거대한 브랜드 플랫폼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능이 후퇴하는 부분은 지속적인 리프레쉬로 해결하고, 지금처럼 디자인만 전면에 강조한 채, 파슬 Q로 내세운 스마트 접근성으로 기술 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할 수 있게 된 건 매우 흥미롭습니다.
 
 가령 애플만 하더라도 차세대 애플 워치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출시 1년이 다 된 현세대 애플 워치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파슬의 스마트워치는 그런 고민과 동떨어져 있죠.
 
 그럼 기술 업체들이 파슬처럼 라인을 빠르게 확장하면 될 일처럼 보이지만, 더 많은 기능으로 서로 겨루려는 상황이기에 쉽게 선택하긴 어렵습니다. 파슬은 그저 오랜 시간 촘촘하게 갖춘 유통망을 통해서 Q 라인을 시계처럼 판매하면 될 뿐이죠. 오히려 스마트워치의 등장에 갈팡질팡하는 다른 시계 업체들이 배워야 할 전략입니다.


마침 파슬 그룹 산하인 마이클 코어스가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를 공개했습니다. - 마이클 코어스, 첫 안드로이드 웨어 워치 공개(http://backton.co.kr/archives/6910)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웨어러블 열기가 한풀 꺾인 것 같지만, 필자는 되레 '자연스럽게 시장에 녹아들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마트폰처럼 너도나도 사겠다고 달려드는 건 아니지만,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떠올리면 상승 곡선을 그려야 할 시기는 앞으로의 3년 정도이니 말입니다.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
 
 애플 워치가 처음 공개된 것이 2014년, 벌써 1년을 관통했습니다. 그러나 차세대 애플 워치의 발표는 작년에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다음 애플 워치에 대한 얘기는 무뎌집니다. 하지만 애플이 애플 워치를 단종할 계획만 아니라면 다시 애플 워치를 말할 차례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810만 대의 스마트워치가 출하되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 63% 점유율의 애플은 1위, 16%의 삼성은 2위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전체 스위스제 시계 출하량은 79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한 수치입니다. 애플 워치가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 확대에 끼친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스마트워치가 실제 전통적인 시계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입니다.
 
덕분에 전통적인 시계 업체들도 차례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웅덩이가 IT 업체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더 커진다는 의미이고, 그런 만큼 애플도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는 스위스에 한 방 먹인 것처럼 보이지만, 애플 워치가 놓친 부분도 많고, 투자자들이 출시 전에 수천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선점이 성능 향상에만 있지 않다는 걸 방증했습니다. 기대한 수요를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는 거니 말입니다.
 
 


 지난해 스마트워치 시장이 갑자기 부풀어 오른 덕분에 소비자들이 스마트워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수월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스마트워치의 기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건 스마트워치가 필요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게 아니라 마치 스마트폰의 용도가 초기 과도기와 다르게 전화나 메시지, 소셜 미디어 등 커뮤니케이션과 게임이나 음악, 동영상 등 엔터테인먼트 활용에 국한되어 최근 중저가 시장이 크게 성장한 현상이 스마트워치에서는 벌써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미 소비자들은 스마트워치의 용도를 알림이나 헬스케어, 결제에 놓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들 기능도 아직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할 수 없는데, 소비자들의 기대치는 이런 기능들을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으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받은 알림을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스마트워치에서 얼마나 획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손목으로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단지 이런 고민을 쫓아가면 '시계의 작은 화면에 얼마나 많은 걸 욱여넣을 수 있을까?'라고 하는 벽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업체들이 경쟁력을 옮긴 게 디자인입니다.
 
 애플 워치에는 알림, 헬스케어, 결제 등 스마트워치를 지탱할 핵심적인 기능이 모두 탑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이 애플 워치에서 완벽하게 작동한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는 드물 것입니다. 그 탓으로 애플 워치의 용도를 얘기한다면 '그냥 시계'라고 하는 것이 더 와 닿고, 그건 디자인 측면에 많은 강요를 하게 합니다. 그럼 좀 더 나은 외형 경쟁력을 가진 애플 워치를 내놓으면 될까요?
 
 애플 워치가 전망치인 수요에 도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격입니다. 애플 워치의 가격은 여타 스마트워치보다 비싸고, 디자인에 만족하더라도 가격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애플 워치에 대한 괴리로 나타났다는 데 있습니다.
 
 분명 애플 워치의 디자인에 만족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색상과 밴드 옵션으로 개인화한 디자인 만족도를 얻을 수도 있죠. 하지만 상기한 것처럼 스마트워치의 기능에 대한 기대는 멈춘 상태입니다. 고로 애플 워치가 스마트워치가 아닌 일반적인 시계와도 더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데, 디자인에 완전히 만족한 게 아니더라도 기능을 써보려는 수요는 높은 가격에 부딪힙니다.
 
 그럼 가장 낮은 가격의 스포츠 모델을 고르면 될 일이지만, 이는 디자인에 대한 선택지를 좁힙니다. 기능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게 스마트워치인 탓에 디자인 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건 좁아진 선택지의 남은 경쟁력이 굉장히 낮다는 것입니다. 기능을 써보려는 수요를 웨어러블 특성으로 중요한 디자인이라는 요소에서 제품을 망설이도록 하는 건 좋지 않지만, 높은 가격은 그걸 부추기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기능에 대한 만족도를 줄이는 대신 비슷한 가격대의 디자인 만족도가 높은 다른 제품으로 수요는 옮기게 됩니다. 그건 다른 스마트워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디자인에 대한 욕구가 커진 수요라면 기능보다 디자인에서 선택지를 원하게 되므로 일반적인 시계조차 애플 워치의 경쟁자가 되는 것입니다.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현재 애플 워치의 가격, 기능, 디자인의 균형은 맞지 않습니다. 그게 애플 워치에 소비자가 느끼는 괴리입니다.
 
 반대로 디자인 만족도를 줄이는 대신 기능에 대한 만족감으로 애플 워치를 선택했다면 앞서 얘기했듯이 국한된 기능으로 '시계의 작은 화면에 얼마나 많은 걸 욱여넣을 수 있을까?'라는 벽에 막혀서 줄인 디자인 만족도가 낮다면 계속 착용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테크크런치는 그런 점을 비꼬아서 2개월 동안 사용한 리뷰를 애플 워치를 서랍으로 던져버리는 GIF 한 장으로 해결했습니다.
 
 무작정 애플 워치의 가격이 낮아져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저 1년 동안의 스마트워치 시장을 보았을 때 스마트폰과 다르게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만족도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고, 가격이라는 요소가 균형을 깨버려서 수요를 이탈하게 했다는 겁니다. 애플은 상반기에 애플 워치를 출시했지만, 하반기에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업체들은 대부분 이런 문제점을 감지하고, 시장과 타협을 보고자 했습니다. '어느 쪽이 우수한 스마트워치다.'라는 걸 떠나서 언제든 수요의 이동이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 애플 워치에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 점을 1세대 애플 워치가 간과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바로 '프리미엄 전략'입니다. 가장 높은 가격대의 애플 워치 에디션은 다수 소비자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그걸 바꿔 말하면 순전히 디자인에 만족도만 수요에 영향을 끼치는 라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애플은 그런 만족도를 끌어올리고자 애플스토어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애플 워치는 명품이다.'라는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전략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디자인과 기능의 균형을 더 극단적으로 벌려놓았고, 그건 다른 낮은 가격의 라인까지 옮겼습니다. 그 탓으로 애플은 작년 말에 괴리감을 줄이려고 아이폰을 구매하면 50달러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베스트바이, B&H, 타겟에서도 전 모델을 대상으로 100달러를 할인하는 행사로 프리미엄 전략 자체를 수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제품 발표에 앞선 할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제품의 가치가 가격에 부합한다는 프리미엄 전략이 신제품 발표로 재고 처리를 위한 할인에 들어간 거라도 그것조차 문제겠죠. 어쨌든 이런 특성을 이해한 시장에서 애플 워치의 수요는 작년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는 제품 발매 초기부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포지셔닝을 갖추는 것입니다. 개선된 제품이 등장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가격이 낮아진다면 좋겠죠. 단지 그런 요소들이 애플 워치라는 제품을 꾸준히 선택하게 할 유동적인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인지가 핵심이 될 겁니다.
 
 


 테크크런치는 미국 소매점들의 할인 행사를 두고, '신제품 출시로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 아니라 점유율 확대를 원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건 그만큼 많은 수요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 탓으로 애플이 이런 행보를 차세대 애플 워치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라면 더 낮아진 가격의 애플 워치가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낮아진 가격에 대한 기능과 디자인의 균형일 것입니다.
 
 웨어러블 시장이 고착화하는 단계에서 알 수 있는 건 '이 시장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좀 더 뒤로 가서 PC 시장과도 다르다.'입니다. 수요를 관측하는 데 있어서 훨씬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시장이고, 애플이 그다음 단계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