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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코드 콘퍼런스, 더 강력해졌다


 인기 기자인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셔가 월스트리트저널을 떠나면서 2003부터 명맥을 이어온 D 콘퍼런스(D Conference)도 문을 닫았습니다. D 콘퍼런스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비롯하여 MS의 빌게이츠,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구글의 에릭 슈미츠 등 굵직한 기술 업계 인사들을 초청해왔습니다. 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의 미래와 자사가 기술 시장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 그들은 털어놓아야 했죠.
 


코드 콘퍼런스, 더 강력해졌다
 
 D 콘퍼런스는 모체 미디어인 All Things D에 상당한 콘텐츠를 제공했으며, 이를 토대로 기술 업계 인사들이 가진 생각과 업체가 지향하는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그러나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셔나 월스트리트저널을 떠나며, D11을 끝으로 D 콘퍼런스는 그들이 새 둥지를 튼 Re/Code에서 '코드 콘퍼런스(Code Conference)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코드 콘퍼런스의 진행 방식은 D 콘퍼런스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술 업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빨간 의자에서 모스버그와 스위셔를 마주 본 채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이번 첫 코드 콘퍼런스에 스피커로 참여한 인사는 28명으로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애플의 에디 큐,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MS의 사티아 나델라 등입니다.
 
 그런데 분명히 진행 방식은 코드 콘퍼런스와 다르지 않지만, 담아낸 콘텐츠는 이제껏 D 콘퍼런스에서 다뤘던 것들과 무게가 전혀 달랐습니다.
 
 먼저 세르게이 브린은 무인 자동차에 대해 얘기했고, 구글은 행사 기간에 무인 자동차의 시승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무인 자동차의 대외적인 발표를 코드 콘퍼런스에 자리를 빌린 것입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직접 스마트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으며, 사티아 나델라는 스카이프의 음성 번역 기능을 설명했습니다. 애플은 행사 기간 중 비츠 인수를 발표했고, 에디 큐와 비츠의 지미 아이오빈이 함께 코드 콘퍼런스 무대에 올라 인수 건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타임워너를 인수 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넷플릭스의 리드 해스팅스는 인터넷망 문제에 자신들의 의견을 냈고, Re/Code는 둘의 발언을 한데 묶은 영상을 제공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꽃 튀는 둘의 관계가 코드 콘퍼런스에서 폭발해버린 겁니다. 이는 현재 다시 불거지고 있는 망 중립성 논란과 넷플릭스가 인수를 반대하기 전, 컴캐스트에 망 인프라 구축비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논란되었던 부분들을 엮은 것으로 해당 부분에 주목하고 있었다면 코드 콘퍼런스의 의미가 달라질 법한 것입니다.
 
 


D 콘퍼런스에서 이어져 온 것이고, 분명 D 콘퍼런스도 풍성한 콘텐츠로 기술 업계를 뒤흔들만한 여러 가지를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만남 같은 것 말이죠. 그런데 코드 콘퍼런스는 훨씬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주 기술 관련 뉴스의 대부분이 코드 콘퍼런스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자체적으로 간담회를 가져야 더 주목받을 법한 굵직한 내용을 코드 콘퍼런스가 쓸어담았습니다.
 
 비슷한 행사로 테크크런치의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등이 있지만, 디스럽트가 스타트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과 다르게 코드 콘퍼런스는 기술 업계의 넓은 부분, 그리고 논란들, 스피커들이 생각하는 기술 시장 같은 좀 더 깊고 다채로운 얘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걸 한 번에 감싸 안고 있는 기술 행사는 지구 상에 코드 콘퍼런스뿐입니다.
 
 또한, D 콘퍼런스는 '잡스 콘퍼런스'라고 불렸을 만큼 스티브 잡스의 출연이 많았고, 대개 콘텐츠의 중심을 이루었던 것도 잡스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드 콘퍼런스는 다양한 인사들을 비중 있게 다루고, 총체적인 기술 이야기를 나누는 장으로 발전했습니다. 코드 콘퍼런스가 여느 기술 행사보다 더욱 비중 있는 기술 행사가 되었다는 겁니다.
 
 기술 시장의 억만장자들이 1시간이 넘어가는 시간 동안 아주 유쾌하고, 중요한 얘기들을 직접 설명하면서 노출하는 그런 자리가 또 어디 있을까요?


비츠의 공동 설립자 지미 아이오빈은 새로운 고용주에 대해 비판할 시간을 코드 콘퍼런스에서 얻었습니다.

애플에 이어버드가 존재한다는 질문에 "그것은 사운드가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용도"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옆자리의 에디 큐는 '그것에 관해선 최고의 헤드폰을 만든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 글을 빌어 월트 모스버그와 카라 스위셔에 감사합니다. 그들은 D 콘퍼런스 형식을 고안했고, 그것으로 굉장한 기술 미디어 콘텐츠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코드 콘퍼런스를 통해 진화를 보여줬습니다. 마치 기술이 발전하여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듯이 말입니다.
 
 벌써 두 번째 코드 콘퍼런스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