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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드롭박스 사용자 3억 명, 넘어야 할 산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거론되면 가장 먼저 달려 나오는 것이 '드롭박스'입니다. 드롭박스의 기업가치는 무려 1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스타트업 기업가치 1위를 달렸습니다. 그만큼 성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는 것이 서비스 사용자의 증가입니다.
 


드롭박스 사용자 3억 명, 넘어야 할 산은?
 
 드롭박스 사용자가 1억 명을 돌파한 것은 2012년 11월입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1억 명을 추가하여 2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1년 만에 1억 명을 끌어들인 것인데, 다시 약 반년 만에 사용자가 3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자의 증가 폭이 여전히 상승 중이고, 드롭박스도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드롭박스 사용자가 3억 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먼저 드롭박스는 무료로 제공하는 용량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그 덕을 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게 되면서 드롭박스보다 훨씬 많은 용량에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도 덩달아 늘어났는데, 드롭박스는 이런 서비스들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드롭박스의 CEO인 드류 휴스턴는 코드 콘퍼런스에 참여하여, '클라우드 가격 경쟁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드롭박스의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저렴한 서비스가 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롭박스가 내세우는 건 드롭박스라는 브랜드를 건 클라우드 저장소의 '안정성'이고, 이런 안정성이 여타 서비스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드롭박스를 결제해서 사용하도록 한 원인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브랜드 성을 통해 드롭박스가 지금처럼 계속 성장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드롭박스의 안정성을 보고 사용하기로 한 사용자라도 다른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안정성에서 경쟁력을 찾지 못하면 굳이 드롭박스를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 됩니다. 안정성과 함께 확장성도 포함해야겠지만, 어쨌든 상당히 고립된 경쟁력이란 겁니다.
 
 


 휴스턴은 '가격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설명이 부족했던 건 3억 명의 사용자 중 유료 사용자가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 않은 것에 있습니다. 실상 드롭박스에서 안정성과 확장성을 찾는다 하더라도 용량 부분을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채우면 되고, 분리해서 사용하면 얼마든지 유료 결제를 하지 않아도 드롭박스를 이용하기에 문제가 없습니다. 드롭박스 위주로 사용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말이죠.
 
 애초에 드롭박스의 구독료는 여타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비쌉니다. 다른 서비스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기 이전부터 드롭박스의 가격은 100GB를 추가하기 위해 월 9.99달러이고, 기본 용량조차 2GB로 많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구글이 구글 드라이브의 가격을 새 정책으로 9.99달러에 1TB를 제공하고, 기본으로 15GB가 주어진다는 점을 보면 드롭박스와 1~2달러 차이가 아닌 몇 배나 차이나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이 드롭박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유료 결제를 해야 할 만큼 필요한 서비스거나 굳이 유료 결제를 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탓으로 좁힐 수 있습니다. 유료 결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낮은 용량으로도 드롭박스를 이용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 됩니다. 낮은 용량의 파일을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지운다면 2GB든 15GB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제 달리 생각해봅시다.
 
 휴스턴은 드롭박스의 궁극적인 목표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독형 HDD'라고 할 수 있는데, 딱히 구독형이 아니더라도 얼마 전, 씨게이트가 드롭박스와 구글 드라이브를 지원하는 외장하드인 '와이어리스 플러스' 출시한 것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클라우드로 HDD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놔두고, 씨게이트는 와이어리스 플러스에 드롭박스와 함께 구글 드라이브도 지원합니다.
 
 만약 드롭박스가 '안정적이고, 확장된 공유'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얘기는 다르겠지만, HDD를 완전히 대체하거나 HDD와 결합하여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되길 원한다는 점에서 이미 다른 경쟁 서비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가격 측면에서 일반적인 외장하드를 구매하거나 구글 드라이브를 구독하는 것이 나을 정도이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드롭박스는 단지 공유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드롭박스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요소를 겸비한 덕분입니다. 게이피미케이션도 잘 활용했고, 필수 서비스라는 명목을 크게 깔아두고 시작했기에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그런 요소들을 통해서 브랜딩에는 성공했지만, 3억 명의 사용자를 운용하여 경쟁력을 제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진 못합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다른 서비스들이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만큼 높은 가격의 드롭박스라면 마케팅만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라도 사용자가 유료로 구독하게끔 하는 요소를 새로 갖추는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 없이 HDD를 대체하겠다고 선언하는 건 와 닿지 않는 얘기죠.
 
 드롭박스가 생각하는 미래에 어떤 식이든 수긍할 수 있는 조각이라도 던질 수 있어야만 가치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3억 명의 사용자가 그것을 증명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드롭박스는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