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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가끔 오프라인과 연결하는 행사나 사업 모델을 내놓긴 했지만, 직접 오프라인 거래에 뛰어들진 않았었죠.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발전과 개선에 아마존이 있었습니다. 그런 아마존이 오프라인으로 뛰쳐나가면 어떨까요?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거래와 오프라인 거래의 장단점은 명확합니다. 온라인은 버튼만 누르면 주문과 배송이 이뤄지지만, 상품을 직접 볼 수 없으며, 배송을 기다려야 합니다. 오프라인은 상품을 눈으로 보고 바로 결제하여 구매할 수 있지만, 매장까지 이동해야 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마존은 양쪽의 균형을 맞추기보단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단점을 줄여서 차별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via_nextmedia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이 연말 기간에 맞춰 맨해튼에 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마주하는 빌딩이며, 임대 규모와 기간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20년 만에 처음 여는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먼저 해당 매장은 연말 기간을 위한 매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것보다 아마존의 판매 방식을 그대로 오프라인으로 옮길 수 없고, 옮기더라도 그것이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할 이익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아마존의 매력인데, 그 매력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을 수 없다면 굳이 아마존 매장에 고객이 몰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소비가 급증하는 연말 기간이 맞춰 오프라인 경험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매장을 운영하는 쪽이 이익에선 타당합니다.
 
 애초 자체적인 생산으로 이익을 얻을 상품이 적고, 킨들 등의 전자제품이나 PB 제품들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매장이 효과를 보긴 어렵습니다. 아마존이 계약한 빌딩 근처에는 백화점 메이시스가 자리하고 있으며, 구색부터 크게 밀릴 것입니다. 구색을 늘려도 고스란히 아마존의 주머니로 돌아가지도 않죠.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서비스를 특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연말 기간에 맞춰서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만의 서비스 경험을 고객에게 각인하기도 힘듭니다. 즉, 오프라인 매장이 가지는 장점을 토대로 연말 기간을 노려서 매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단점을 연말 기간에 해결하고자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아마존은 2012년보다 20% 늘어난 25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을 2억 3,900만 달러였는데, 분명 상승한 것이었지만, 월가 기대치에 미치진 못했습니다. 순수익도 구조 개선으로 2012년보다 크게 늘었음에도 전망을 밑돌았습니다. 해외에서 아마존을 이용하는 비중이 늘면서 매출과 순이익이 상승했으나 환차손 탓으로 예상했던 수준까지 오르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마존은 이를 만회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via_wired


 오프라인 매장을 한 곳 연다고 해서 매출에 큰 변동이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되레 운영 비용이 더 늘어날 뿐이죠. 다만, 오프라인 매장은 아마존이 연말 매출을 올리려는 방편 중 하나라는 겁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여 판매하는 공간으로 아마존이 기획하진 않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것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죠. 연말 기간 아마존이 겪는 문제점은 '배송'입니다. 배송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각 배송지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늘어납니다. 우리나라로 보면 설날이나 추석을 떠올릴 수 있겠는데, 그렇다 보니 배송과 함께 환불 및 교환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구매한 물품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보내고, 고객이 방문하여 수령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고객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겠지만, 연말 시즌에 맞춰서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백화점 등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아마존에서 배송한 물건을 받는 쪽이 덜 번거롭습니다. 이미 아마존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단점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쇄하여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환불이나 교환도 훨씬 수월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아마존 락커를 확장한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일종의 서비스나 물류 센터의 느낌이지만, 그와 함께 킨들이나 킨들 파이어 등의 제품과 구색을 갖추고, 몇 가지 할인 품목을 배치하여 아마존의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 옮겨놓을 수 있다면 연말 기간만이라도 시도해볼 가치는 있습니다. 배송 문제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해소할 수 있다면 유지 비용에 많은 지출을 하더라도 노려볼 수 있는 기간이니까요.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해소한 배송 부분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다면 서비스 만족뿐만 아니라 인력에 대한 효율도 향상합니다.
 
 아마존은 이를 실험하고 싶습니다.
 
 

via_techyhunt


 만약, 올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재미를 본다면 내년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다수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실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사업 모델이 된다면 그건 아마존 매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 되겠죠. 또한, 연말 외 기간에도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답을 얻는 실험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20년 만에 처음 여는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당장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어떻게 기획했는지, 어떤 규모로 운영할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매장을 늘리는 것에 의미가 크지 않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자 한다면 그만한 이유를 명백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상기한 것처럼 아마존의 온라인 경험을 오프라인에 녹아들 수 있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