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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Yahoo

야후가 브라이트롤을 인수한 이유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IPO로 야후는 큰 이익을 봤습니다. 이어 3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을 67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63억 달러가 알리바바를 통한 현금 회수였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이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10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매출 중 4억 5,200만 달러가 검색 광고 매출, 4억 4,700만 달러가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었습니다.
 


야후가 브라이트롤을 인수한 이유
 
 야후는 프랑스의 동영상 업체인 데일리모션(Dailymotion)을 인수할 계획이었습지만, 프랑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동영상 부문에 활로를 열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메오(Vimeo)도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었지만, 진전은 없었고, 지난 7월에 이스라엘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레이V(RayV)를 인수하게 됩니다.
 
 


 14일, 야후는 동영상 광고 플랫폼인 '브라이트롤(BrightRoll)'을 인수했습니다. 인수 금액은 6억 400만 달러 수준이며, 야후가 계속 동영상 쪽에 투자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브라이트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항간에는 유튜브에 대항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야후가 유튜브와 경쟁할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뜬소문은 올해 상반기부터 있었습니다. 딱히 브라이트롤 인수 탓은 아닌 겁니다. 대신 브라이트롤을 인수하면서 동영상 서비스 준비가 뜬소문이 아닌 실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건 맞습니다. 물론 앞서 레어V 인수도 있었지만요.
 
 그러나 조금 섬세하게 보면 야후의 브라이트롤 인수 이유는 다른 각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4억 4,700만 달러였으나 이는 지난해보다 5%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한, 광고 단가도 24% 감소하여 전체 매출은 상승했지만, 그만큼 내린 광고 단가로 큰 이익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야후는 고품질 동영상 콘텐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재미도 보고 있습니다. 야후의 동영상 서비스인 야후 스크린의 카테고리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참여하는 콘텐츠 제공자도 늘고 있습니다. 거기다 야후가 직접 동영상도 제작하는 데, 특히 뮤직, 스포츠, 파이낸스, 푸드 채널에 공을 들이고 있죠.
 
 야후 스크린은 유튜브와 달리 누구나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야후가 검증한 콘텐츠만 담아냅니다. 그래서 유튜브보다 동영상의 규모가 낫다고 할 순 없지만, 독특한 동영상 미디어를 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 야후 스크린의 영상에 광고를 넣지 않았다는 것이며, 이는 콘텐츠의 품질을 유지하는 방안 중 하나라는 겁니다.
 
 


 야후가 디스플레이 매출을 개선하기 위해선 가장 접근하기 좋은 건 동영상입니다. 하지만 기존 야후 스크린의 콘텐츠에 광고를 씌우는 건 이용자의 반발을 살만합니다. 유튜브처럼 소규모 채널이 뭉쳐있는 형태가 아니라 고품질 영상을 공급받거나 제작하는 형태이므로 제작은 그렇다 쳐도 공급받는 콘텐츠는 야후스크린을 벗어나게 할 원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가 다른 곳에서 콘텐츠에 접근할 여지를 만들 수 있는 탓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광고를 빼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야후 스크린은 현재 상태로 유지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콘텐츠의 수급으로 검색을 통한 광고 효과는 보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이익을 보지 않으면 반쪽입니다. 매출 증대를 위해서라도 동영상 콘텐츠에 투자한 만큼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이익을 봐야 합니다.
 
 야후 CEO 마리사 메이어는 '브라이트롤을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매출 증대에 인수 목적이 크다는 걸 방증하는 발언입니다. 그럼 어떻게 브라이트롤로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요?
 
 먼저 딱히 브라이트롤이 야후 스크린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브라이트롤은 이미 높은 수익을 내고 있으며,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야후의 광고 수익을 올리는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입니다. 시너지 부분을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광고 매출에 덧붙이기 위해 브라이트롤을 인수한 것만은 아닐 겁니다.
 
 야후는 지속해서 유튜뷰의 인기 콘텐츠 제작자와 접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유튜브보다 나은 수익과 제작 환경이 뒷받침될 수 있다면 고민해볼만 하죠. 그리고 야후는 꾸준히 동영상 부문을 강화하고 있으니 제작자로서 그리 나쁜 선택도 아닙니다.
 
 야후는 자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유튜브로도 제공할 생각이 없으며, 콘텐츠를 야후에 종속하여 트래픽을 늘리고, 광고주와 동영상 게시자에 큰 수익으로 돌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고품질의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인기 제작자와 접촉하고, 수익 개선을 위한 방책으로 브라이트롤을 인수한 것입니다. 그 이유를 보면 굳이 유튜브와 경쟁할 전혀 다른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리라는 예상까지 가지 않을 수 있으며, 정리하면 야후가 지금보다 폭넓은 동영상 서비스를 하되 유튜브처럼 열린 서비스가 아닌 야후에 종속한 콘텐츠를 유통하면서 브라이트롤로 광고 단가를 높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후의 3분기 실적 호조와 알리바바 투자 성공은 상반기부터 지속한 동영상 부문 강화에 힘을 실었고, 브라이트롤 인수로 방증했습니다. 그리고 메이어에 대한 회의감이 다시 고개를 들던 상황을 저지한 실마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대해야 할 건 야후가 유튜브와 경쟁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이며, 거기에 브라이트롤 인수의 의의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아직 알리바바 IPO로 벌어들인 현금은 잔뜩 남았습니다. 브라이트롤 인수를 시점으로 야후가 잠깐 주춤했던 공격적인 M&A에 다시 시동을 걸게 될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