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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Yahoo

야후-모질라, 출발이 좋다


 지난해 11월, 야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야후가 앞으로 5년 동안 파이어폭스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년간 모질라과 구글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야후가 모질라와 제휴한 것입니다. 모질라는 크롬과의 경쟁에서 점유율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야후는 광고 실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런 둘이 손을 잡았습니다.
 


야후-모질라, 출발이 좋다
 
 야후와 모질라의 제휴로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의 파이어폭스 기본 검색 엔진은 야후가 되었습니다. 모질라 CEO 크리스 비어드(Chris Beard)는 야후와 손을 잡은 이유를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매출이나 점유율 경쟁에서 구글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건 그만큼 고려해야 할 영역이 많아진다는 것으로 모질라를 휘청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야후와 손을 잡으면서 확실한 이해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죠.
 
 


 이제부터 중요한 건 야후와 모질라의 동맹이 서로 간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있습니다. 모질라는 웹 브라우저 점유율, 야후는 매출 상승을 이뤄야만 5년 간 계약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스탯카운터(StatCounter)는 야후가 파이어폭스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된 한 달의 성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77.3%였던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12월에 75.2%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야후는 8.6%의 점유율에서 10.4%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구글의 낮아진 점유율을 야후가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구글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고, 야후는 5년 만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야후가 검색에 많은 투자를 한 탓도 있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3분기, 검색 광고 매출은 2013년보다 4% 증가한 4억 5,2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광고 단가는 24%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단가 하락을 채워넣을 만큼 야후의 검색 경쟁력이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파이어폭스에 기본 검색 엔진이 된 12월에 점유율이 갑자기 크게 상승했다는 건 제휴가 끼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야후와 모질라가 손을 잡는다고 했을 때, '과연 야후가 구글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모질라의 점유율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특히 파이어폭스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그런 의견이 컸으며, 파이어폭스 사용자 대부분이 개발자라는 점에서 야후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건 꽤 근거 있는 얘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야후의 점유율이 상승했다는 건 제휴 초기 발생한 우려를 잠식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물론 한 달 상승한 점유율이 다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스탯카운터의 CEO, 아이단 쿨런(Aodhan Cullen)은 '파이어폭스 이용자가 구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의문.'이라고 말했는데, 제휴 영향이 꾸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질라의 기본 검색 엔진 전향을 알지 못한 사용자의 검색이 늘어난 것일 수 있고, 야후의 점유율이 유지한다는 건 적어도 올해 상반기 결과가 나와야 명확해질 테죠.
 
 다만, 성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출발이 좋다는 건 파이어폭스를 통해 야후의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는 것입니다. 모질라는 CES 2015에서 모바일용 파이어폭스 OS에 이어 TV용 플랫폼과 웨어러블을 위한 파이어폭스 OS 개발도 선언했습니다. 나아가 사물인터넷 전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파이어폭스폰의 상황을 보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파이어폭스가 파이를 어떻게 챙기느냐에 따라서 야후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야후는 미디어 사업을 키우고 있으며, 2013년에는 뉴스 앱인 섬리를 인수했습니다. 섬리는 뉴스 다이제스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야후 앱으로 태어났는데, 주요 뉴스를 요약하여 제공하는 서비스이고, 같은 해에 자연어 처리 업체인 '스카이프레이즈(SkyPhrase)'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동영상 분야에 관심을 두면서 관련 스타트업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데, 파이어폭스 플랫폼에 야후의 콘텐츠를 걸치거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한 검색 서비스를 내놓는 등 모질라가 구글과 하지 못했던 제휴, 또는 야후가 구글을 따라잡기 어려웠던 부분을 서로 채워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야후와 모질라의 제휴가 영향을 끼칠만한 것임이 드러났다면 앞으로 웹 브라우저뿐만 아니라 파이어폭스가 확장할 모바일, 사물인터넷과 야후의 결합, 야후가 진출할 모바일, 사물인터넷과의 결합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5년간은 둘의 관계를 공고히할 실마리를 상승한 야후 점유율로 방증한 것입니다.
 

 


 야후와 모질라가 내놓은 실마리는 기존 구글이나 애플 등의 플랫폼 강자들과 견주기에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찾아냈다는 점은 주목할만합니다.
 
 올해는 야후가 동영상 서비스를 확장하고, 확장한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플랫폼을 탑재한 TV를 통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스마트폰이 아닌 신생 사업으로 떠오르는 웨어러블 등에 접근할 발판을 제휴로 마련했다는 것에서 좋은 제품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야후와 모질라의 항해에 어떤 결과가 생길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