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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Kakao

카카오 게임, 광고 탑재가 드러낸 민낯


 게임 사업은 카카오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발판이었고, 게임 사업이 허리를 붙잡지 못했다면 최근 시도하는 카카오의 여러 사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 게임은 비난의 대상이죠.
 


카카오 게임, 광고 탑재가 드러낸 민낯
 
 카카오 게임이 현재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건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것입니다. 초기 카카오 게임의 성공으로 많은 개발사가 대박을 노렸고, 질 낮으면서 이익에 치중한 게임만 몰리자 과열 속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점점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이후에도 높은 이익을 기록하는 게임은 계속 등장했으나 플랫폼의 가치는 많이 낮아진 게 문제인 겁니다.
 
 


 물론 개발사가 이익을 우선시한 것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플랫폼 관리자인 카카오가 제어를 하지 못한 부분은 분명하고, 부추긴 면도 있기에 결과적으로 카카오나 이용자나 좋지 않았던 건 매한가지입니다.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for Kakao가 붙은 게임의 순위는 예전처럼 빠르게 치고 오르지 못하고 있으며, for Kakao가 붙지 않은 게임도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하면서 카카오 게임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어졌으니 말입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카카오는 게임 매출 부진으로 매출액이 2014년 같은 분기보다 23.8% 감소했는데, 이를 만회하고자 맞고 등 보드 게임을 추가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보드게임은 PC 게임 시장에서도 높은 이익을 보장했었기에 이익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더 거세졌음에도 단물빠진 카카오 게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죠.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어쨌든 카카오는 지난해 공을 들인 보드게임에 속력을 내지 못한다면 올해 계획에 대해서 다시 얘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내놓은 게 '광고'입니다.
 
 


 카카오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카카오 게임 애드플러스'라는 광고 플랫폼을 공개했습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 총괄 부사장(CGO)는 '새로운 정책으로 파트너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공존하여 이용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는데, 간단히 말하면 카카오 게임에 입점하는 게임에 광고를 탑재한다는 겁니다.
 
 매출에 따라서 월 3,000만 원 이하 게임은 따로 수수료를 받지 않고, 3,000만 원을 초과하면 14%, 1억 원을 초과하면 21%의 수수료를 적용하여 게임 개발사와 이익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소규모 개발사에 부담감을 줄이고, 한결같은 과금 정책 대신 광고를 결합한 무료 게임으로 이용자 접근성을 끌어올린다는 거죠.
 
 광고라는 데서 거부감이 들 수는 있지만, 광고를 탑재하여 이익을 본 유명 게임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막 나간 전략은 아닙니다. 광고가 게임에 방해가 될지도 모르나 힙스터웨일의 길건너 친구들처럼 광고가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콘텐츠 소모를 단축할 수 있는 수단으로 과금보다 이용자 접근성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카카오 게임의 민낯이기도 합니다. 전체 매출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플랫폼에는 모두의마블처럼 장수한 게임도 있고, 모든 게임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광고 사업은 그런 소수 게임으로 실적을 회복하는 게 어렵다는 방증이고, 이전처럼 무작정 많은 개발사를 끌어 들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그에 걸맞은 수수료 정책까지 마련했죠.
 
 과금 정책이 나쁜 것이 아니라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이 좋지 않은 것입니다. 고로 광고 전략에 부정적인 건 아니지만, 탑재한 게임의 이익을 얻고자 과도하게 광고를 소비하게 할 가능성도 큽니다. 단기간 이익을 내려는 개발사라면 새로운 수수료 정책은 구미가 당기는 조건이고, 광고 소비를 유발한다면 다시 비판의 과녁에 놓일 게임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광고 사업으로 여지를 두게 한 건 몇 가지 게임에 집중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속 비난받은 질 낮으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게임을 무더기로 출시하는 방식이어야 카카오 게임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임을 관리하고, 제어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도 게임 양산에 목을 맨 이유이자 그렇게 하지 않고는 성장할 수 없는 한계를 광고 도입이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제 결과는 두고 봐야겠으나 2가지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카오 게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때처럼 무더기로 for Kakao 게임이 쏟아져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미 for Kakao에 거부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용자들이 더 외면하게 될지 말입니다.
 
 필자는 후자가 아닐까 예상하지만, 카카오는 전자에 전력투구할 모양입니다. 그건 플랫폼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광고를 탑재하고 출시할 게임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가에 달린 것이니 단안을 내리지 못할 뿐이죠.
 
 올해의 전략으로 내세운 광고 사업이 카카오 게임의 운명을 바꿔놓게 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