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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독자 칩, 맥에 적용하려면 10년은 걸린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는 2002년, 스타크래프트의 설정을 기반으로 한 '스타크래프드 : 고스트'라는 콘솔용 TPS 게임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4년 뒤인 2006년에 돌연 개발 중단을 선언하며,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유명한 일화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개발하기 위해서 고스트의 개발을 중단했다는 것인데, 실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고스트에서 개발했던 컨셉과 기술들을 접목시켰다는 사실입니다. 개발에는 돌입했으나, 실제 제품으로는 나오지 못하고 말이죠.






애플 독자 칩, 맥에 적용하려면 10년은 걸린다


 애플의 독자 칩에 대한 뉴스가 후끈합니다. 그에 대한 평가나 어떤 식이 될 것이라는데에 대한 분석은 많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대감이나 회의감도 교차하고 있고 말이죠. 필자도 몇번 이 독자 칩에 대한 언급을 이전 글들에서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당장 내년이나 내후년의 기대감으로 반영되는 것은 고무적일 뿐이라는 겁니다. 이 프로젝트 자체가 소멸 할 수도 있으니까요.




독자 칩



 애플이 자사의 독자 개발칩을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올초에만 하더라도 ARM 프로세로 맥을 구동하는 테스트 작업을 수행한 바 있으며, 이런 테스트 결과에 의거해서인지 이번 인사개편에서 은퇴했던 밥 맨스필드를 다시 불러 새로운 테크놀로지 부서에 앉혀놨습니다. 이 테크놀로지 부서는 반도체 팀이 통합된 것으로 새로운 독자 칩 개발에 투입되었습니다.


 가장 큰 부분은 맥과 iOS의 통합인데, 일부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페이스의 통합이 아닌 기반적 통합을 이뤄 현재의 아이폰/아이패드 유니버셜 앱과 같이 맥과 iOS에서 같이 동작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예상은 애널리스트들이나 업계, 미디어 매체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느끼고 있는 바입니다.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페이스의 일부 통합이라는 주춧돌은 마련해뒀으니까요. 애플의 원대한 꿈처럼 보이는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독자 칩 개발은 필수 코스처럼 보입니다.


 이 로드맵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금방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인텔맥




 이 독자 칩 개발에 대해 '인텔맥'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애플은 2006년 인텔맥을 출시했으며, 여지껏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맥에 인텔이 탑재 될 당시 하위호환 정책을 'Universal Binaries'로 잡고 에뮬레이터인 '로제타'를 내놓아 처리했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현재 iOS의 앱들의 인터페이스 구조만 뜯어고치면 ARM기반의 맥에서 구동 될 수 있으며, 그러면 하위호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느냐'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정말 간단하게 생각한 것입니다. 'iOS와 맥과의 통합과 로제타 후속판을 내놓아 아키텍쳐 전환을 이뤄낼 것이다.' 왜냐하면 인텔맥의 사례가 눈에 띄니까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왜 여태 ARM을 장착한 맥에 로제타2를 내놓지 않았을까요? 현재 iOS 상황을 보자면 ARM용 커널은 이미 완성 된 것이고, 적용하려고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놓지 않았죠.

 이미 아이폰보다 아이패드의 개발기간이 길다는 것은 공연한 얘기입니다. 애플은 애초 맥을 기반으로 한 태블릿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전력소모에 있어 큰 벽에 부딪혔고 그렇게 축소해서 나온 제품이 '아이패드'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만연한 로드맵에 오류가 생깁니다. 맥과 iOS를 만들어 놓고 둘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맥에서 iOS가 파생되어졌고 이를 끝내 통합하려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겁니다.


 물론 여기에 퍼포먼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만약 애플이 ARM 기반의 독자 칩을 개발해 맥에 탑재했다면, 인텔맥을 호환할 수 있도록 로제타2를 구동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것이 10년 안으로 가능할까요? 조금 더 생각해보면 현재 인텔은 x86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x86이 인텔의 발목을 잡고 있고, ARM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긴한데 문제는 역시나 이 퍼포먼스와 하위호환을 ARM기반으로 처리해낼 수 있는게 언제냐는 겁니다. 당장 2~3년 안에 ARM맥을 만들어 놓고 로제타를 굴린다면 인텔맥 중고가가 오르거나 떠나버리거나 둘 중 하나가 될겁니다.




애플의 고민




 애플이 이런 고민을 단기간에 했을까요? 올초 ARM기반의 맥에 OS X를 포팅하는 테스트했으며, 맨스필드가 새로운 테크놀로지 부서에서 ARM을 개발한다는게 전제가 되지만, 결코 단기간에 진행 되었던 사안은 아닙니다. 골수 맥유저들은 하도 들어 진절머리가 날 정도죠. 정리해봅시다.


 시간을 되돌려 애플이 맥으로 운영되는 아이패드를 개발하려 했었다면, 아이패드의 프로토타입이 제작되었다던 2002년으로 거슬러가야합니다. 그 당시는 iOS도 없으며, 파워PC(PPC)맥이 출시되던 때입니다.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면 파워PC를 기반으로 태블릿에 적용하려 했을겁니다. 하지만 불가능했습니다. 프로토타입 아이패드가 어마어마하게 두꺼운 이유는 부품의 요소도 있었겠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고려요소도 적용되었겠죠. 그 후 인텔과 손을 잡게 된 2005년으로 돌아가봅시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젝트를 묵혀뒀을지 계속해서 연구 진행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계속해서 진행된 사안이라면 아이패드에 인텔을 적용하려는 시도도 했을겁니다. 그것조차 불가능하자 완전히 축소시켜 파생된 것이 ARM을 끌고나온 iOS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애플은 아이패드를 개발하기 위해 PPC와 인텔, ARM 모두 대응 연구를 진행했을 것이며, 거기에 대한 개발 결과를 쥐고 있다는겁니다. 일부 추측처럼 들리지만, 당시 하드웨어 상황과 아이패드의 개발 기간을 맞물려 본다면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 틀리다고 보긴 힘듭니다. 애플은 PPC든 인텔이든 ARM이든 계속해서 호환성 연구는 충분히 진행했을겁니다.


 이번 ARM기반 맥의 테스트나 맨스필드의 개발 진행도 거기의 일환일 뿐입니다. 통합을 위해 ARM을 통한 독자적인 칩 개발을 할 것이다? 반대로 인텔 아이폰을 제작하고 로제타2를 iOS에 돌리는 것은 어떤가요? ARM을 통한 저전력 고성능을 기대하기 것과 달리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인텔의 발전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적어도 ARM에서 로제타 같은 것을 돌리는 것보다 인텔에서 돌리는게 더 나은 퍼포먼스를 제공할 것은 분명할테니까요. ARM이 얼마나 고성능을 지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 인텔 대응 맥 어플리케이션을 로제타와 같은 에뮬레이터로 돌리는 것보다는 퍼포먼스 측면에서 현실적입니다.

 당장 인텔이 모바일에서 밀리고는 있지만, 애플이 ARM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 치고나오는 인텔에 애플은 대응할 재간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더군다나 애플이 자체적으로 ARM 기반의 독자 칩을 제작했다고 합시다. 현재 인텔 수준의 생산 수율과 물량을 확보 할 수 있을까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단순히 이번 ARM 맥 루머는 계속 진행 된 애플의 고민 중 하나이며, 이것이 실제 제품으로 등장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들춰내 본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블리자드가 고스트를 시도했던 것처럼 말이죠. 결국 블리자드는 TPS게임을 RPG게임에 포함시켜버렸습니다.


 애플은 ARM 대응 맥에 대해 분명 생각하고 있고, 독자 칩 개발도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애플의 최종적 목표인 통합에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없으며, 미래전략에 대한 대비용 계획일 뿐입니다. ARM이 인텔을 완전히 제압할 것을 대비하는 것 말이죠. 맥에 ARM이 탑재되든 아이폰에 인텔이 들어가건 혹은 더 미래에 독자 칩이 들어가거나 그것이 ARM기반이 아닌 새로운 무언가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 루머는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고 오래 진행되었으며, 실제 제품이 도래하기까지는 10년은 걸릴 것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환영이든 반하든 실제 구동했을 때 어떨 것이라는 등 호들갑 떨 필요가 없으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맥도 윈도우도 아닌 엔비디아와 손을 잡은 리눅스를 쓰고 있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얘기라는 것이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