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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아이폰5s가 아닌 아이폰6를 출시해야 한다?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그렇습니다. 필자는 '아이폰5s가 아닌 아이폰6를 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판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틀렸다고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의견의 품은 의미의 전달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고, 어떤 아이폰이 되어야 할지의 기로에서 이 의견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5s가 아닌 아이폰6를 출시해야 한다?


 사실 이 의견은 아이폰4s가 출시되기 전에도 있었습니다. '아이폰4s다', '아이폰5'라며 이름을 두고 벌인 논쟁에 결과적으로 출시된 것은 아이폰4s였고, 이에 언론들은 일제히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가 출시되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4s는 그런 이름 논쟁과 실망스럽다는 언론 반응에도 애플의 사상 최대 실적 성과를 끌어올렸으며, 주가 또한 최대치로 올려놓은 제품입니다. 중요한 것은 4s나 5와 같은 이름이 아니라 '차기 아이폰이 얼마나 경쟁력 있느냐'였습니다.




Tech Thirsty




 이데일리Tech Thirst의 Uma Daga가 작성한 'Apple iPhone 5S Vs Apple iPhone 6: Apple Needs a grand slam or a One- homer in its Armory?'라는 글을 인용해 '미국의 IT 전문 매체가 아이폰5s는 건너뛰고 아이폰6를 출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는 어제 포털 상위를 종일 장식하기도 했는데 내용을 요약하자면,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서 s버전을 생략하고 절대적으로 새로운 제품이 나와야 할 시기이며, 솔로 홈런이 아니라 그랜드 슬램을 원한다면 아이폰6의 발매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큰 해설 필요없이 아이폰4s가 출시되기 직전의 의견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아이폰의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차기 버전의 아이폰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할 수 있으며, '아이폰4s는 성공적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Tech Thirsty의 의견을 조금 더 들어가 봅시다. 애플이 출시한 's'의 제품들은 모두 이전 세대의 개량판과 같았습니다. 외관상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었고, 성능이 올라간 것이 전부였죠. Tech Thirsty가 아이폰6를 출시해야 한다고 한 의견은 판매량을 둘째치고, 's버전과 같이 관심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내놓는 로드맵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다른 제품들을 충분히 압도할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해야 한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지 그 제품을 아이폰5s와 아이폰6로 구분 지어 표현했다고 볼 수 있죠.


 그렇게 보면 Tech Thirsty의 의견에 사각을 없어 보입니다. 다만, 우린 이미 이런 상황을 겪어보았고, 이것이 그다지 쓸모있는 의견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정작 챙겨봐야 할 부분은 따로 있죠.


 (굳이 설명을 덧붙여 보자면, Tech Thirsty는 그다지 신뢰도 높은 매체가 아닙니다. 타 매체에 인용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며, 국내 언론이 이를 인용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Tech Thirsty는 평범한 블로그 수준의 매체이며, 그렇다 할 의미 있는 분석을 하는 매체도 아닙니다. 이데일리가 왜 Tech Thirsty라는 생소한 매체의 딱히 신뢰하기 어려운 내용을 그것도 굳이 국내 수많은 매체가 아닌 중요하지 않은 미국 매체를 선정해 기사를 작성했는지의 진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정도의 매체라고 판단하고 보는 편이 수월합니다.)




아이폰




 Tech Thirsty의 진의가 그렇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동의하긴 하겠으나, 아이폰4s를 통해 이미 경험했기에 그다지 눈여겨 볼만한 포인트를 아닙니다. 아이폰5s든 아이폰6든 아이폰G pro든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그러니까 현재 삼성이 내놓은 갤럭시S4나 HTC의 원과 대적했을 때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는지가 중요하다는 건 소비자들도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이름이야 어쨌든 경쟁력만 있다면 소비자는 알아서 제품을 구매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을 챙겨봐야 할까요?


 아이폰4까지 WWDC에서 iOS와 함께 공개했었습니다. 덕분에 아이폰4의 전체적인 기능이 iOS와 조화를 이뤄 기존 아이폰3Gs보다 더 뛰어나 보이도록 했으며, 격차를 벌린 제품으로 비쳤습니다. 그러나 아이폰4s는 이미 iOS가 WWDC에서 공개된 상태에서 4개월이나 지난 뒤 새로운 아이팟과 앙상블을 이루긴 했지만, iOS의 기능이 거의 전부인 아이폰에 iOS가 함께 공개되지 못하니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성능 위주의 업그레이드가 주된 것으로 보이도록 했습니다. iOS는 키노트 앞부분으로 당겨놓고 막바지에 아이팟까지 모두 공개한 상태에서 아이폰4s를 공개하더니 이어서 기능 중 가장 중요했다고 할 수 있는 시리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iOS5는 가려진 뒤였고, 남은 것은 아이폰4s와 시리뿐이었습니다. 이미 아이폰4s를 출시하니 아이폰5를 출시하니 논쟁이 있었던 탓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은 공개 전보다 증폭돼버렸죠.

 애플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작년 아이폰5를 공개할 때에는 키노트 시작부터 아이폰을 공개한 뒤 중간에 iOS를 소개하였고, 이어 마무리 짓는 식으로 아이폰의 소개와 iOS의 결합을 묶어 놓았습니다. iOS5의 기능이 이미 WWDC에서 공개된 상태였지만, 아이폰5와 함께 소개되면서 포함된 기능이 돋보일 수 있었고 아이폰도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부분도 부각되어 아이폰4s 때보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4s나 5라는 이름 때문도 아니었고, 아이폰5의 외관이 조금 변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이폰5의 외관은 길어지기만 했다는 이유로 조롱받기도 했었죠. 단지 애플은 iOS와 아이폰을 따로 공개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폰4s 때의 경험을 통해 갈피를 잡았고, 아이폰5 때 보여줬습니다. 그것은 iOS로 하여금 아이폰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고, 그 돋보임이야말로 아이폰이 가진 경쟁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끌어내도록 하는 조건이었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폰6가 아닌 아이폰5s라는 이름을 선택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수긍할 수 있을만한 경쟁력을 그 조건에서 뽑아낼 수 있어야지 이름이나 외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Tech Thirsty와 같은 의견이 나온다는 것은 여전히 명칭에 대한 불확실함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서 불확실함을 덜어낼 제품과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애플



 아이폰은 우수한 하드웨어와 이를 이끌어 줄 소프트웨어가 함께 결합하였을 때 비로소 빛나는 제품입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아이폰4s부터 iOS의 공개와 아이폰의 공개를 분리해놓았는데, 방법이야 어쨌든 아이폰이 가장 빛날 수 있도록 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애플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올해가 애플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은 질릴 정도로 들려옵니다. 당연합니다. 주가는 반 토막 났고, 경쟁사들은 빠르게 치고 올라왔으며, 조직 개편과 체제 전환까지 시도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물을 쏟아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시장에 반영되는 영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폰5s가 아닌 아이폰6를 출시해야 한다?'는 우문 또한 현명하게 답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름이야 어쨌든 다음 출시될 아이폰이 아이폰5의 차기작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그 제품을 차기작으로 내놓은 것인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가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 필사적으로 전달해야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미 아이폰4s 때의 경험으로 아이폰5를 대처했습니다. 그렇다면 또 아이폰5 때의 경험으로 한층 나아진 대처법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것이 Tech Thirsty가 이야기한 그랜드 슬램에 가장 근접한 답입니다.


 새로운 아이폰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