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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퀘어, '단돈 500달러에 POS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미국 모바일 결제(Mobile Payment)의 화두는 세계 최대 결제 업체인 페이팔도 아닌 '스퀘어(Square)'입니다. 스퀘어가 주주들에게 1억 3,5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을 허용하면서 기업가치는 50억 달러까지 치솟았는데, 규모만 놓고 볼 것이 아니라 모바일 결제에서 스퀘어가 어느 위치에 놓여있는지 방증하고 있습니다.
 



스퀘어, '단돈 500달러에 POS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바코드, NFC 등에 쏠려있던 모바일 결제에 스마트폰에 부착할 수 있는 카드 단말기를 들고 나온 스퀘어의 아이디어는 훌륭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대형 매장뿐만 아니라 벼룩시장까지 발을 뻗으면서 전자결제의 범위를 크게 확장해버렸습니다. 결국, 페이팔도 눈여겨보는 쪽이 되었으니까요. 여기에 아이디어만 아니라 스퀘어가 확장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가격'이었습니다.
 
 


 
 iOS 기기나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퀘어 단말기(Square Credit Card Reader)의 가격은 9.95달러입니다. 스마트폰이야 다들 가지고 있다 보자면, 단돈 1만 원으로 이동형 카드 단말기를 얻게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1만 원조차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미국, 캐나다, 일본에 한해서 스퀘어에 단말기를 신청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으로서는 엄청난 가격 파괴입니다. 결제 기반 구축을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다면 마련할 수 있다는 건 모바일 결제의 전혀 다른 방향성을 제시한 격입니다.
 
 이전에는 사용자가 가진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방안을 구하려니 도입 비용 문제에서 장벽에 부딪히기 마련이었지만, 스퀘어는 기존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하면서 단지 단말기만 필요하게 되니 판매자든 소비자든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도 없이 파고 들 수 있게 된 겁니다.
 
 당연한 순서겠지만, 스퀘어는 아예 아이패드를 기반으로 한 POS 시스템을 지난해 공개했습니다. 그 이전에도 아이패드를 이용한 POS 시스템 구축한 사례와 이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업체도 존재했었지만, 모바일 결제 강자로 떠오르던 스퀘어의 진입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성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좋은 사례도 많았지만, 결국에는 굳이 POS 시스템을 따로 구축하지 않더라도 기존 단말기로 결제할 수 있으니 접근성이 좋지 못했던 겁니다.
 
 '스퀘어 스탠드(Square Stand)'라는 아이패드 거치형 결제 단말기는 30핀 커넥터의 아이패드를 POS로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POS를 관리할 수 있는 무료 스퀘어 POS 앱과 웹 대시보드도 함께 제공합니다. 스퀘어 스탠드의 가격이 출시 당시에는 299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스퀘어가 이 가격을 확 낮췄습니다. 99달러로 말입니다.
 
 스탠드만 구매하면 99달러입니다. 그 외 금고, 영수증 프린터, 바코드 스캐너까지 모두 구매하면 666달러인데, POS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무료 지원이 되는 스퀘어 스탠드의 가격이 저렴하긴 합니다. 666달러에 따로 아이패드도 추가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소상공인이라면 옵션에 금고나 바코드 스캐너는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재고 관리나 보안을 위해서 추가할 수는 있겠지만, POS 시스템으로 관리해도 되는 탓에 필요하다면 영수증 프린터 정도이며, 구축만 놓고 보면 스탠드 가격과 아이패드 가격만 더하면 되겠죠. 그렇게 최저가를 잡으면 무려 498달러입니다.
 
 
 


 현재 판매 중인 30핀 커넥트 아이패드는 아이패드 2뿐인데, 중고나 아마존 등을 거치지 않는다고 하면 선택지는 아이패드 2, 하나입니다. 그리고 아이패드 2의 현재 가격은 399달러니까 스퀘어 스탠드를 포함하면 총비용은 498달러가 됩니다.
 
 스퀘어는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활로였습니다. 카드 가맹은 물론이고, 결재 시스템까지 한 번에 해결해줬죠. 2.75%의 수수료를 스퀘어가 가져가긴 하지만, 어쨌든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쪽에서는 환호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스퀘어 스탠드의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또 다른 활로가 마련된 셈입니다. 소상공인은 단지 아이패드와 스퀘어 스탠드를 구매하면 되고, 앱을 설치해서 설정만 하면 POS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매우 쉽습니다. 거기다 저렴합니다. POS를 구축할 생각이 있었던 매장이라면 단연 눈길을 돌리게 되겠죠.
 
 처음 스퀘어 스탠드가 299달러로 출시되었을 때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얘기는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크게 차이가 벌어지는 부분은 관리 비용이었는데, 이를 단기간에 체감할 수 없다 보니 접근성에서 기존 스퀘어 단말기에 밀렸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낮추면서 이 접근성은 다시 타올랐습니다. 기존에 POS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던 매장에서는 관리 비용도 걱정 없이 단돈 500달러에 POS를 구축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 좀 더 확장하고 싶다면 금고와 영수증 프린터, 바코드 스캐너를 포함할 수 있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기존의 POS 시스템을 뛰어넘는다?' 혹은 'POS 업체를 위협한다?', 그렇진 않습니다. 얼마든지 세련된 POS 단말기는 있고, 낮출 대로 낮춘 가격으로 POS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관리 측면에서는 직접 하는 것이 아니니 기술 접근에 약하다면 안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경쟁자로서는 어떨까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스퀘어 스탠드가 이전에는 없었던 확실한 대안이라는 겁니다.
 
 스퀘어는 관리 비용을 따로 두지 않는 대신 카드 수수료를 챙깁니다. 달리 말하면 스퀘어의 직접적인 수익인데, 보통 POS 업체들이 대여 비용이나 관리 비용, 하드웨어 판매에서 이익을 얻는 것과 다릅니다. 스퀘어에 있어선 가맹점이 얼마나 늘어나는가 하는 것은 카드 수수료가 얼마나 늘어나는가의 문제이고, 그 외 관리 부분은 판매자에게 직접 맡겨버립니다. 가맹점을 늘리기가 쉽고, 관리가 유용하죠. 후에 가맹점이 늘면 스퀘어 단말기처럼 스퀘어 스탠드도 무료로 뿌려버릴 수 있습니다. 어떤 매장, 어떤 곳이든 스퀘어를 통한 결제 환경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 POS 시스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여타 POS 업체들과는 다른 방향이며, 이는 스퀘어를 특별히 각인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대안으로서 충분하죠.
 
 


 스퀘어가 계속해서 카드 결제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도 여러 번 스퀘어를 분석하기도 했었는데, 바코드, NFC, 패스북, 아이비콘 등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수단은 죄다 흡수하려는 것이 스퀘어의 생각입니다. 그 생각은 아주 진취적입니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당장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하면서 가맹점을 늘리는 것에 주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대개 모바일 결제를 두고 볼 때 스마트폰과 연관 지어 '스마트폰으로 어떻게 결제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 결제 가맹점을 어떻게 늘릴까?'에 중점뒀던 것을 기존 신용카드를 이용하게 한 것과 함께 제휴를 통해 GPS 서비스나 주문 서비스 등의 부가적인 장치를 마련하여 소비자들을 천천히 모바일 결제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도 부담이 없고, 판매자들도 여러 면에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죠.
 
 다른 접근 방식은 4년 만에 스퀘어의 기업가치를 50억 달러까지 올려놓았습니다. 가맹점의 특성에 따라 결제 방식에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스퀘어라는 결제 플랫폼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면서 확장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의 스퀘어를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