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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어도비에게 iPad용 라이트룸이란?


 어도비의 모바일 진출 계획은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 ; Creative Cloud)를 기점으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1년도 안돼서 터진 최악의 해킹 사태로 CC에 대한 불신의 폭풍이 어도비를 휩쓸긴 했지만, 계획의 틀은 흐트러짐 없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도비에게 iPad용 라이트룸이란?


 아이패드로 사진을 편집하는 방법은 이미 많습니다. '이 정도까지 가능해?'라고 생각할 만큼 전문성도 갖추고, 사진이라는 영역을 새롭게 넓혀가고 있죠. 물론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목하게 됩니다.
 
 '어도비가 이걸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9To5Mac은 '아이패드용 라이트룸(Lightroom)과 관련한 내용이 어도비 홈페이지에 잠깐 노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부분을 알 수는 없었지만, 노출된 내용으로 볼 때 99달러의 연간 구독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99달러의 연간 구독 방식'이라는 부분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99달러라는 비용에 앱을 구매하는 비용을 따로 두진 않을 것이므로 내려받는 것은 '무료'라는 점을 알 수 있고, 구독 방식이 CC와 연관되었다는 것에서 'CC와 동기화'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어도비는 작년에 태블릿에서 RAW 파일을 편집하는 데모를 선보였었는데, CC와 동기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아이패드에 직접 파일을 저장하여 편집하는 방식이 아니라 CC 저장 공간에 파일을 두고, 아이패드로 불러들여 수정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좀 더 앞서 나가 생각해보면 카메라가 직접 CC를 지원하고, 촬영한 사진이 바로 CC로 저장되면 아이패드에서 수정해서 저장하는 방식을 내다볼 수도 있습니다. 거기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아이패드용 라이트룸의 콘셉은 기존 데스크톱용과는 다릅니다. 모바일에 훨씬 더 많은 주안점을 두었다고 봐야하겠죠.
 



 어도비는 아이패드용 포토샵인 '포토샵 터치(Photoshop Touch)', 간단한 사진 편집을 위한 '포토샵 익스프레스(Photoshop Express)', 클라우드 저장소인 '어도비 레벨(Adobe Revel)' 등 여러 모바일 앱을 선보였습니다. 몇 가지 성공적인 앱도 있었지만, 혹평을 받은 앱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포토샵 터치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완전히 PC용 포토샵을 기대했던 사용자들은 기능이 부족하다고 불만이었고, 모바일의 특성에 의미를 둔 사용자들은 보조용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사실 9.99달러에 PC용 포토샵의 모든 기능을 가지겠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지만, 사용자의 기대 충족을 반으로 갈라놓았습니다.
 
 어도비가 CC로 내세운 목표는 '모바일이 PC를 완전히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PC에서 다뤘지만, 모바일에 적합한 부분의 일부 이행'입니다. 예로 든 포토샵 터치도 그런 의미의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좋은데, 핵심을 모바일에 적합한 부분을 얼마나 잘 잡아내어 이행하느냐에 있습니다.
 
 라이트룸은 어도비에 '핵심을 얼마나 증명할 수 있을까?'라는 갈림길에 선 제품입니다. 어도비가 CC를 전면 배치한 이유가 클라우드와 모바일에 있고, 이것을 실현했다고 할만한 제품이 여태 나오진 않았습니다. 실험적인 제품들의 연속이었죠. 라이트룸은 이 실험적인 제품들의 거의 마지막에 있습니다. 만약 라이트룸도 '그냥 실험이었을 뿐'이라고 결론이 난다면 어도비의 모바일 진출 계획 자체가 제동이 걸릴 것입니다.
 
 아이패드용 라이트룸의 개념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실효성은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태블릿에서 RAW 파일을 PC처럼 다룰 수 있을까?'라고 말입니다. PC처럼 다룰 필요도 없고, 그렇게까지 하면 무거워지기만 할 뿐입니다. 모바일에 어울리지 않죠. 제한하기보다는 '태블릿에 맞춤'이어야 합니다.
 



 태블릿으로 PC에서 하던 활동을 넘겨받는 것에 회의감은 계속 있지만, 그럼에도 어도비가 모바일에 몸을 던지려는 것은 모바일이 결국에는 미래가 될 것이라는 생각 탓입니다. 아무리 기존 PC 사용자들을 어르고, 달래도 모바일을 쥐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미 모바일에서 승승장구 중인 사진이나 그래픽, 생산성 업체는 발에 챌 만큼 많으니까요. 어도비라는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모바일을 품어야 합니다.
 
 품는다는 것은 기존 PC용 제품을 모바일용으로 만들면 끝이라는 게 아닙니다. 모바일에 적합해야 하고, 새로운 옷을 입혀야 하고, 숨이 막힐 듯 멋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도비가 여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진 못합니다. 어도비를 위해서도 CC를 위해서도 아이패드용 라이트룸의 존재는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며, 어도비가 어떻게 해석해낼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