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독일의 함부르크는 면허 없이 개인 주택을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개정합니다. 이 개정에 따라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에 물꼬가 트인 것인데, 비슷한 시기에 뉴욕의 나이젤 워런(Nigel Warren)이라는 시민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자신의 아파트를 공유하다 2,4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게 낸 사례가 주목받았습니다. 함부르크와 뉴욕의 모습이 정반대였던 겁니다.
에어비앤비, 뉴욕과의 전쟁
그럼에도 허리케인이 뉴욕을 강타했을 때 에어비앤비는 뉴욕시와 협력하여 뉴욕에 있는 호스트들이 방을 임대해달라고 요청해 120개의 방을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순기능으로 에어비앤비가 불법이라는 이미지를 날려버린 것인데, 그러나 최근 에어비앤비와 뉴욕 간의 분위기는 매우 고조되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뉴욕의 검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불법 임대로 돈을 벌고 있으며, 건물주들은 이 불법 임대 사업으로 돈을 벌기 위해 기존 세입자들을 내쫓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뉴욕주 상원의원 리즈 크루거(Liz Krueger)는 '에어비앤비가 성매매에 이용된다.'면서 '주거 공간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주요 호스트들은 반박하고 있지만, 뉴욕 검찰청은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으며, '세입자들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난 22일, 에어비앤비는 뉴욕 대법원에 출두했고, 에어비앤비의 적법 여부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골자는 이렇습니다. 뉴욕은 많은 호스트가 에이비앤비를 통해 '주거 공간을 호텔처럼 개조하여 숙박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으로 각종 범죄나 주택 공급 정책을 방해한다는 겁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이에 '대부분 호스트가 자신 집의 빈방을 공유하고자 하며, 자기 집을 빌려주는 것에 호텔법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양쪽 다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에이비앤비가 자기 집을 공유하긴 하지만, 사업 목적으로 주거 공간을 숙박 시설로 제공할 수 있게 부추기는 측면도 있고, 만약 그런 호스트라면 불법으로 간주하더라도 상관없겠죠. 그러나 소수의 그런 호스트를 에어비앤비라는 서비스 전체로 호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모델로서 접근할 필요도 있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의 협상이 결렬되었다.'면서 에어비앤비는 3개 이상의 공간을 임대하고 있는 호스트에게 정지 명령을 내릴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대규모 임대 사업만 막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달초 에어비앤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세금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샌프란시스코도 에어비앤비와 마찰을 빚었던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세금을 적용할 도시를 확대해가고 있으며, 불법 여부에 대해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현재 가장 치열하게 부딫히고 있는 뉴욕에도 세금을 낼 의향이 있음을 밝혔는데, 도시마다 다르지만, 11~14%의 세금이 적용되고 있어서 기존 호텔 세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공유 경제 모델을 호텔법에 적용하여 감독할 것인지', '호텔법에 적용하지 않고, 독립적인 사업 모델로 제어와 조절에 합의할 것인지'입니다. 만약 에어비앤비가 뉴욕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3만 5,000개의 다른 서비스 도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고, 이후 성장에도 큰 걸림돌 하나를 제거하게 됩니다.
실제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뉴욕에 방문한 관광객은 한 해 50만 명 수준이며, 평균 6.4일을 머물렀으며, 420달러를 숙박비, 880달러를 관광비로 사용했습니다. 이는 호텔 이용객들의 평균 숙박일인 3.9일, 숙박비 535달러, 관광비 695달러보다 높은 것으로 에어비앤비는 '뉴욕시 경제에 6억 3,200만 달러를 기여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성장 가능성만큼은 확실하다는 겁니다.
뉴욕과의 전쟁은 에어비앤비가 폭발적인 성장 가도에 오를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할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에어비앤비는 4억 5,000만 달러를 투자받았습니다. 투자 대부분은 현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으로 들어가겠지만, 그것만으로 에어비앤비의 성장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이번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생각입니다.
그 어떤 문제보다 법적인 부분을 풀어나가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당면 과제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데, 당장은 뉴욕시가 세금 문제만 허가하더라도 일정 부분 에어비앤비를 인정한 것이므로 여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뉴욕시가 여기에 합의할 때 연간 2,100만 달러의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쟁점으로 법원에서의 공방도 이어질 것이며,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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