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한 모바일 결제 스타트업 스퀘어(Square)는 창립 5년 만에 대표적인 결제 업체로 우뚝 서면서 페이팔의 지위를 위협했습니다. 페이팔도 부랴부랴 모바일 결제에 집중하면서 스퀘어를 쫓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스퀘어가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근 스퀘어의 상황이 썩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스퀘어, 결제를 넘어선 '복합 판매 플랫폼'으로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퀘어의 적자 폭이 늘고, 현금이 줄어 매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상으로 거론된 기업은 애플, 구글, 페이팔로 애플은 아이비콘과 패스북과 함께 새로운 결제 방법을 모색 중이고, 구글은 NFC를 통한 구글 월렛, 그리고 경쟁사인 페이팔은 모바일 결제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각자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퀘어는 쉽게 자리를 내줄 모양이 아닌 것 같습니다. 스퀘어가 단지 결제 서비스가 아닌 더 큰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 같으니까요.
테크크런치는 주목할만한 스퀘어의 새로운 세 가지 기능을 소개했습니다. 픽업(Pickup)과 오프라인 모드(Offline Mode), 재고 추적(Inventory Tracking)이 해당 기능으로 스퀘어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예상토록 했습니다.
먼저 픽업은 지난 2월에 잠깐 등장했습니다. 베타 버전의 앱으로 스퀘어 본사 근처 11개의 레스토랑과 제휴하여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보였는데, 이제 픽업 기능을 소상공인들도 픽업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됩니다. 이 기능은 웹 기반으로 스퀘어 마켓(Square Market)을 이용해 상인들이 메뉴 설정과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이 방문하여 픽업할 수 있도록 연결합니다. 아직은 별도의 앱이 필요하진 않지만, 이번 테스트를 통해 상인들의 참여도를 보고 독립적인 앱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월에 나온 얘기처럼 픽업 기능이 레스토랑으로 확대되면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인 오픈테이블(OpenTable)과의 경쟁도 기대해볼 만 하지만, 실상 스퀘어에 예약이라는 기능은 커다란 덩어리 일부에 불과합니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 결제인데, 아주 중요한 기능이 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카드 단말기들을 많이 봐왔지만, 모두 통신 상태에 따라서 결제 오류를 내거나 느리거나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퀘어가 제공하는 오프라인 기능은 통신에 연결하지 않더라도 결제가 이뤄지고, 결제 정보를 저장하여 다시 통신 연결이 복구될 때까지 결제 환경을 계속 유지합니다. 이를 통해 다른 카드 결제 시스템과는 차별화를 이뤘고, 무료로 제공됩니다. 소상공인에 매력적인 기능이죠.
세 번째는 재고 추적입니다. 스퀘어는 판매자들이 스퀘어 레지스터(Square Register)와 스퀘어 마켓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재고를 추적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상인들은 재고를 특별히 신경 쓰지 않더라도 판매에 따라서 재고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웹 대시 보드를 통해 재고 관리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스퀘어 가맹점들에 큰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세부적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워 항상 대규모 매장에 밀렸던 소규모 가맹점들도 강력한 기능으로 체계적인 판매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퀘어는 기존의 결제 시스템과는 다른 영역을 만들고, 가맹점들이 스퀘어에 머물도록 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단지 휴대용 단말기를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것만으로 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에서 시작한 스퀘어는 500달러에 POS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가 하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스퀘어 레지스터, 무료로 온라인 마켓을 개설할 수 있는 스퀘어 마켓과 통합 지갑 서비스인 스퀘어 월렛, 매장의 판매 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스퀘어 대시보드(Square Dashboard)까지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픽업, 오프라인 모드, 재고 추적의 지원입니다. 재미있게도 오프라인 모드와 재고 추적은 가맹점들의 제안에 따라 스퀘어가 도입한 기능입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스퀘어가 지향하는바,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선명하게 보입니다. 스퀘어는 모바일 결제 선두주자지만, 실상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건 기존의 결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고, 진정 스퀘어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쪽은 가맹점들입니다.
스퀘어는 가맹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하며, 픽업 같은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여 소상공인들이 이전에는 가지기 어려웠던 복합적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방식으로 가맹점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을 때 스퀘어를 통한 결제가 익숙해지고, 익숙해진 만큼 대형 업체들과의 제휴도 수월해지면서 전반적인 결제 시장의 파이를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스퀘어가 미래에 통합적인 모바일 결제 솔루션을 내놓더라도 플랫폼 내에서 대형 업체든 소규모 가맹점이든 빠르게 흡수하여 제공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스퀘어에 우려를 던진 것은 스퀘어의 현금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탓이고, 당장 가맹점을 공략하는 시점에 매출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현금이 빠진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지난해 12월에는 P2P 송금 서비스 업체인 이븐리(Evenly), 사진공유 서비스 업체인 뷰파인더(ViewFinder)를 인수했고, 얼마 전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예약 서비스 업체인 북프레쉬(BookFresh)를 인수했습니다.
무리한 것 같지만, 어쨌든 이 탓으로 자금에 출혈이 생겼는데, 스퀘어가 가맹점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송금 부문, 스퀘어 마켓의 강화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뷰파인더, 그리고 북프레쉬는 픽업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습니다. 출혈이 상당했던 인수가 스퀘어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중요한 조각인 만큼 단순히 자금력의 여부로 스퀘어의 가치를 저울질하긴 이르다는 겁니다.
스퀘어는 소상공인을 위한, 나아가 어떤 매장이든 수용할 수 있는 복합 판매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물론 스퀘어가 이런 독자 노선이 아닌 실제 인수되어 이 가치들을 실현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자금은 중요하고, 스퀘어가 제시한 방향은 너무 큰 것이어서 가까운 시일에 빠른 성과를 보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수설 외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IPO인데, 상장을 통해 투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이지만, 매출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위험성이 큰 방법입니다.
스퀘어가 이번에 새로운 기능을 내놓으면서 그 가치를 확대했고, 이는 이후 스퀘어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할 것으로 보이므로 투자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든 스퀘어가 자신들의 목표를 쫓아갈 수 있다면 지금 평가 이상의 가치 실현도 가능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진보적인 시도가 스퀘어를 지탱하고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결제 시장 전반을 뒤집어놓으려는 혁신적인 발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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