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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의 파이어폰, 획기적인 이유


 필자는 앞서 파이어폰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회의감을 전했습니다. 전체적인 기능에 비해 높은 가격과 AT&T 독점으로 판매한다는 점이 시장 경쟁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파이어폰이 매력적이지 않은 기기라는 건 아닙니다. 아마존은 스마트폰에 획기적인 시도를 했고, 이는 아주 훌륭합니다.
 


아마존의 파이어폰, 획기적인 이유
 
 아마존은 3D 인터페이스와 파이어플라이를 내세웠습니다. 전면 4개의 적외선 카메라 센서를 이용하여 사용자를 인식하고, 각도에 따라서 적절한 인터페이스, 즉, 입체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카메라로 비추는 족족 상품과 콘텐츠 정보를 띄워주는 파이어플라이는 파이어폰의 특징이자 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하자면 해당 기능이 필자가 얘기한 경쟁력 부분에 커다란 영향을 주진 못할 것입니다. 애초 많은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한 제품으로 보긴 어려우니 말입니다. 하지만 파이어폰은 매우 획기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파이어폰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아마존 프라임을 꼭 구독해야 합니다. 일단 구매하면 1년 구독권을 지급하므로 그동안은 문제가 없겠지만, 이후에는 구독료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프라임과 파이어폰이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무시무시합니다.
 
 아마존은 웬만한 상품과 콘텐츠 정보는 죄다 가지고 있으며, 파이어폰만 있다면 이들을 순식간에 검색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영화 트레일러 영상이 TV에서 나오고 있다면, 파이어플라이로 영화를 검색하여 세컨드 스크린을 이용해 TV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훨씬 직관적이죠.
 
 상품을 검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상품을 검색하기 위해 바코드를 찾으러 상품을 집어 들지 않아도 되고, 카메라로 잠시 상품을 비추기만 하면 검색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프라임 회원이라면 빠르고 확실한 배송 서비스도 직관적으로 받게 됩니다.
 
 3D 인터페이스는 기본적으로 센서를 탑재하여 지원하고 있으므로 활용법을 찾으려 한다면 무궁무진합니다. 기존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것과 달리 사용자의 얼굴과 머리 위치를 인식하여 시선을 그대로 화면으로 가져간다는 점은 증강현실 구현에 탁월합니다. 또한, 뚜렷한 원근감으로 아이폰의 움찔하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가령 쇼핑몰에서 해당 기술을 통해 증강현실을 구현한 앱이 있다면 더욱 입체적인 증강현실과 쇼핑 정보의 결합으로 색다른 경험을 제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 기존에도 있었던 기능들이고, 오히려 싫증 났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관심 밖으로 떠날 것만 같았던 기능들을 다시 끄집어 내어 프라임과 결합하여 멋지게 재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를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결합하여 더욱 다양한 시너지를 발생할 수 있도록 했죠.
 
 아마존의 스마트폰 전략은 애플이나 구글과는 다릅니다. 시장성을 위해서는 포화상태를 맞은 스마트폰 시장에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고, 생태계 확장을 통한 플랫폼 경쟁으로 치닫는 것이 파이어폰이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스마트폰의 과도기 시절에나 나올 법한 기능을 탑재하였습니다.
 
 '아마존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존이 스마트폰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겁니다. 아마존으로선 당장 시장성을 확보하여 크게 쫓아갈 생각보다는 아마존 나름의 스마트폰 전략을 가지고, 아마존의 정체성을 파이어폰으로 증명하는 걸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을 파이어폰에 탑재한 두 가지 핵심 기술이 방증합니다.
 
 이는 앱을 통한 생태계 확장과 이를 지원하면서 굳어져 온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시도입니다. 아마존만의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완벽하게 탑재하여 내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파이어폰은 획기적인 스마트폰입니다.
 
 


 필자가 파이어폰에 기대를 하는 이유는 아마존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이후 개선되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정체성이 확고한 스마트폰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적했던 가격이나 통신사 독점 문제도 성장과 함께 풀어나갈 기회가 충분한 제품입니다.
 
 2년간의 뜬 소문 속에 등장한 만큼 아마존이 파이어폰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겁니다. 현재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뽐낼 확고한 포지셔닝을 찾지 못했기에 앱스토어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아마존이 보여주고 싶은 건 앱을 통한 확장이 아닌 아마존의 정체성을 통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으로의 확장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파이어폰의 운명을 갈라놓을 것입니다.
 
 파이어폰은 획기적이고, 아마존은 진보했습니다. 그 행보를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