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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3주년 맞은 구글+, 이제 어떤 서비스인가?


 구글+는 SNS의 유령도시로 불립니다. 분명 가입자는 빠르게 증가했는데,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 탓이었죠. 일부 '긱들은 구글+를 사용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이 APP.NET에 몰려들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훨씬 개방적인 구글+의 입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텅텅 비었다는 것이죠.
 


3주년 맞은 구글+, 이제 어떤 서비스인가?
 
 그러자 구글은 구글+를 구글 서비스와 통합해버립니다.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에 리뷰와 댓글을 남기기 위해선 구글+에 가입해야 하고, 구글+를 이용해야만 작성할 수 있게 말이죠. 그리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면 구글+에도 게시되는 식입니다. 그럼에도 구글+는 제 갈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구글+가 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불필요한 서비스를 내치기로 유명한 구글이 구글+를 3년 동안 끌고 온 것만도 신기한데, 문제는 얼마 전 있었던 구글 I/O 2014입니다. 우리는 거기서 구글+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분명 지난 I/O 2013에서는 구글+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었지만, 올해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던 겁니다.
 
 구글+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는 구글의 공식적인 성명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 정도이며, 지난달에는 구글+를 이용해 사진과 동영상을 엮을 수 있는 '스토리'라는 새 기능을 선보였지만, '이미 그런 기능은 널렸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과연 구글+를 되살릴 해결책이 있을까요?
 
 지난 4월, 구글+의 책임자인 빅 군도트라(Vic Gundotra) 부사장이 구글을 떠났습니다. 그는 8년 동안 구글에서 일했고, 구글+를 지휘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구글을 떠나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고, 일각에서는 구글+의 부진한 실적 탓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중요한 건 3년을 맞이한 구글+의 책임자가 떠났고, I/O 2014에서는 소개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구글은 '군도트라의 사임이나 I/O 2014에서 구글+가 빠진 것이 구글+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는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고, 실제로 구글+를 완전히 접을 생각이 없다면 구글+가 전혀 새로운 모습의 서비스가 될 지점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구글+를 되살릴만한 기회가 생긴 셈이죠.
 
 


 그러나 기회가 생겼다는 것과 구글+가 살아날 수 있다는 건 다른 얘기입니다. 현재의 구글+의 모습을 계속 유지한다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구글+가 어떤 서비스인가를 생각해보면 그저 구글 서비스들의 곁다리 역할입니다. 구글이 의도한 건 구글+를 통해 유튜브도 연결하고, 지메일도 연결하는 등 서비스들을 모아서 통합하는 소셜 플랫폼을 만들 생각이었겠지만, 실제 사용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선 구글이 의도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뿐더러 단지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부수적인 단계밖에 되지 못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구글+가 어떤 서비스인지 방향이 잡혀있질 않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해 등장했으니 포괄적인 서비스를 표방했겠지만, 포괄적이라는 것은 기반이 약하면 지탱해줄 기둥도 금방 쓰러질 수 있다는 것으로 사용자층이 얇은 덕분에 기능들은 제각각 놀아납니다. 사진을 엮기 위해 스토리를 주 기능으로 구글+를 이용하는 사용자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이 구글+를 지탱하진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또한, 구글이 구글+와 완전히 통합하고 싶었다면 현재처럼 프로필과 계정만 통합하는 형태를 취한 건 실수입니다. 가령 지메일을 예로 들자면, 구글+ 페이지에서 메일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인 메일이 광고를 포함하고 있다면 해당 광고를 공유할 수 있다는 식으로 총체적인 통합이 필요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반대로 개인정보에 민감한 사용자가 있다는 점에서 통합하지 않는 독립적인 서비스로 돌려놓았어야 합니다. 어떤 결단도 내리지 않고, 어중간한 상태의 통합을 시도했던 건 분명한 실수이고, 사용자들은 더 헛갈리게 되었죠.
 
 


 구글+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생사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만약 새로운 서비스로 거듭날 가능성이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이 외면할 거나 구글이 직접 폐쇄 조치를 단행할 테니까요.
 
 그나마 구글이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은 구글 계정이 있고, 구글+에 가입한 사용자는 많다는 것이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를 제시할 수만 있다면 이들은 돌아와 구글+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점을 놓쳐선 안 되며, 구글이 구글+에 걸 수 있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3주년을 맞이한 지금, 구글이 소셜 시장에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 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