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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안드로이드 L, 사용자 경험에 중점 둔 매터리얼 디자인


 애플은 이전에 스큐어몰피즘을 통해 디자인에 사실성을 부여하여 직관성을 강조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사실성의 부여가 필요 없을 만큼 디자인 이해도가 많이 올랐기에 스큐어몰피즘을 버렸죠. 쓸데없이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도 있었고요. 대신 애플 특유의 직관성은 많이 줄어들었죠.
 


안드로이드 L, 사용자 경험에 중점 둔 매터리얼 디자인
 
 애플이 시동한 플랫 디자인을 먼저 했던 곳이 구글입니다. 물론 직관성을 따져보자면 애플의 디자인에 손을 들었을 테고, 안드로이드는 디자인 요소만 갖췄을 뿐 직관적이라고 보기 힘든 난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태 버전을 올리면서 개선됐지만, 확실히 디자인 메타를 잡아줄 만한 개선은 없었습니다.
 


 구글은 구글 I/O 2014에서 안드로이드 L을 공개하고, '매터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을 선보였습니다. 매터리얼 디자인은 애니메이션을 한층 강조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을 통해 요소 간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디자인 요소의 재질 표현, 직관적인 표면과 모든 디자인 요소에 높이 값을 설정하여 요소들이 각각 다른 요소의 위에 존재하는 것처럼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요소들이 겹치게 되었을 때 높이 값에 따라 위로 올라가는 상위 요소가 존재하고, 그 값에 맞춰서 서로 겹치게 됩니다. 혹은 사용자가 선택한 요소가 상위로 오게 되는 구조입니다.
 
 요소들의 높이 값이 적용되어야 할 때는 요소들에 고유의 그림자가 생기게 되고, 이것이 평면 화면이지만, 요소들의 높낮이를 결정지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요소들을 배치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이렇게 들으면 애플의 레이어 구조와 비슷한 것 같지만, 요소를 각각 분리하여 값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전반에 걸친 인터페이스 개선을 위해 5,000개 이상의 API를 개발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며, 매터리얼 디자인은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크롬 OS와 크롬 웹 브라우저에도 적용해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매터리얼 디자인은 어떤 안드로이드 버전보다 많은 변화를 겪게 할 디자인 메타입니다. 평평만 디지털 디자인에 높이, 물결 등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효과로 요소 간의 차이와 동작 방법을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도록 구성되었고, 이를 디자인 모토로 내걸고 있습니다. 중구난방의 디자인이 아닌 어떤 디자인 기준을 가지고 개선해나갈 것인지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3개의 하단 소프트키가 뒤로 가기는 삼각형, 홈은 원, 메뉴는 사각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애플의 스큐어몰피즘과 플랫 디자인 관계를 생각해보면 그냥 원으로 된 홈버튼보단 집 모양이 훨씬 직관적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원으로 바뀌었는데, 달리 생각해보면 집 모양이 직관적이라는 것은 여러 디자인에서 집 모양을 홈 버튼으로 인식하도록 한 탓이지 홈 버튼이 본래 직관적이었던 디자인 요소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집 모양이든 원 모양이든 가운데 버튼이 홈버튼이란 사실을 사용자들이 인식하고 있을 따름이죠.
 
 즉, 구글은 사용자 경험의 축적에 따라서 디자인을 개선하기로 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방법으로 애니메이션 강조를 선택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선택이 처음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완벽히 적용되긴 어렵겠지만, 결국에는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직관적으로 터득하고, 이해할 사용자 경험에 훨씬 중점을 둔 디자인을 제시했다는 점은 구글의 디자인 철학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디자인 방식은 사용자가 전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더 많은 것을 표시하는 것보다 난잡한 디자인이 될 가능성도 큽니다. 가장 큰 단점이자 주의할 부분인데, 그만큼 사용자의 피드백을 흘려들어선 안 되며, 이런 디자인 방식을 구글이 선택했다는 건 이후 디자인 변경이 이전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음을 방증합니다.
 
 구글이 디자인 프로세서를 어떻게 가동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죠.
 
 


 구글의 전반적인 디자인 설계에 대해선 구글의 새로운 디자인 웹 페이지(http://www.google.com/design/)를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태 구글이 디자인에 전혀 투자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매터리얼 디자인은 단연 많은 변화와 명확한 디자인 의의가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일진월보한 성과입니다.
 
 구글의 매터리얼 디자인이 안드로이드를 넘어 크롬과 구글 글래스 등 여러 구글 제품의 사용자 경험을 친화적으로 바꿔놓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