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는 마리사 메이어 취임 후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모바일을 주축으로 미디어 사업을 통해 줄어든 트래픽을 돌려놓았고, 알리바바 투자로 벌어들인 돈으로 스타트업을 사들이고 있죠. 30달러에 머물던 주가도 50달러 선을 넘어서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야후, 성장의 문턱에서 투자자와 대치하다
솔직히 야후는 침몰하는 배였습니다. 닷컴버블의 가장 큰 수혜자를 떠나보는 것처럼, 마치 노키아를 보는 것처럼 떠나갈 날만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필자가 야후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를 했었던, 그러니까 2년 전이군요. 야후는 무엇부터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고, CEO로 자리한 메이어에 대한 평가도 크게 엇갈렸었습니다. 지금과는 딴판이었죠.
블룸버그는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의 자료를 인용하여, 2015년 야후의 미국 모바일 광고 점유율이 3.74%로 3.69%로 예상하는 트위터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5%의 구글, 17%의 페이스북의 뒤를 이어 3위가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또한, 야후는 2016년까지 미국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고, 2016년에는 4.2%의 점유율을 기록하여 3.77%의 트위터와 거리를 더 벌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달리 보면 트위터의 성장세가 좋지 못한 것이고, 구글과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격차가 커지므로 그다지 호들갑 떨만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우 달라진 모습입니다. 2011년 3분기 주당 23센트를 기록했던 야후의 지난 3분기 매출에서 주당 52센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30센트를 가뿐히 넘어서는 수치였죠.
다만, 작년 3분기를 돌이켜보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2012년보다 7% 줄어들었고, 올해는 5% 줄었습니다. 검색 광고가 성장하면서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탓으로 야후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투자자도 여전히 있습니다.
야후는 알리바바의 IPO로 대박 칠 상황이었고, 투자자들은 여기서 번 돈이 자기 몫으로 떨어지길 기대했습니다. 그동안 야후는 매출을 유지하는 선에 있었고, 주가에 큰 변동이 없었던 탓에 알리바바를 통해서 자사주매입 등의 방법으로 야후가 자신들을 챙겨주도록 할 생각이었습니다. 스위스의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앤드리서치 대표인 앨버트 사포르타는 공개서한을 통해 '메이어가 아닌 소프트뱅크의 손정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한다.'면서 압박을 했습니다. 손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인물로 알려졌고, 야후가 보유한 현금으로 투자자를 만족할 무언가를 해줄 것으로 사포르타는 생각한 것입니다.
via_nypost
중요한 건 메이어를 압박한 투자자들은 야후의 가능성보다는 그저 기다리기 싫었던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중립이었던 야후의 투자등급을 매수로 올렸습니다. BOA가 야후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이유는 여전히 야후가 알리바바 지분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알리바바와 중국의 성장에 따라 야후가 계속해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야후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과 알리바바의 지분이 시너지를 내면서 나타날 수 있었습니다.
야후는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매출이 떨어지고 있으나 검색 광고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떨어져도 전체 매출을 유지한 이유입니다. 야후의 검색 광고가 늘어난 것은 미디어 사업을 통한 트래픽 증가입니다. 단지 트래픽이 증가하더라도 디스플레이 광고 자체를 줄이고, 단가도 낮아지면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줄어들 게 된 것이죠.
그럼에도 야후의 분위기가 좋은 건 최근 모질라와 제휴하여 앞으로 5년 동안 파이어폭스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되며, 모질라가 iOS용 파이어폭스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현재 늘어난 트래픽을 모바일에서 더 증가할 활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iOS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되기 위해 애플과 협상 중입니다.
이마케터의 야후 모바일 광고 점유율이 트위터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상은 여기서 나온 겁니다.
그리고 줄어든 디스플레이 광고를 동영상 플랫폼에서 다시 올려놓기 위해 동영상에 과감히 투자하고, 검색 트래픽과 연결하여 광고 수익을 폭발적으로 늘릴 준비를 하였습니다.
이제 야후가 덩치를 유지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코앞의 성장을 잡을 위치에 있습니다. 메이어는 이것으로 2년 동안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으며, 실제로 아주 이른 시간 안에 야후가 다시 강력한 기업이 되었음을 이마케터의 자료가 방증합니다. 야후에 있어서 현재 걸림돌이 되는 건 기다릴 줄 모르는 돈에 환장한 투자자들뿐입니다.
3분기 실적이 양호하여서 메이어를 압박하던 투자자들은 잠시 조용합니다. 그리고 메이어는 3분기 실적을 들어 곧 야후가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메이어가 CEO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많습니다.
상기한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앤드리서치 뿐만 아니라 스타보드밸류는 AOL과 야후가 합병하여 비용을 절감하면서 광고 시장 점유율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으로 야후와 AOL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이런 압박인 중에도 야후가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점이고, 야후의 싸움은 투자자들과의 시간 싸움이 되었습니다. 마리사 메이어의 허니문이 어떤 마침표를 찍게 될지도 경쟁사가 아닌 이 싸움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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