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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전자책, 10대 붙잡지 못하면 활성화에 한 세대 더 걸릴 것

 전자책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도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선호하며, 전자책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기어코 종이책을 구매해야만 마음을 놓습니다. 그러나 전자책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잡지는 완전히 디지털로 넘어왔죠.
 


전자책, 10대 붙잡지 못하면 활성화에 한 세대 더 걸릴 것
 
 전자책이라는 개념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단지 텍스트를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 시작이고, PC 통신 시절 인터넷 소설 등을 떠올리면 접근 자체는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이죠. 또한, 넓게 보면 웹툰도 전자책의 일종입니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유에 여러 이유를 붙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게 아닌 소유죠.
 
 


 미국 닐슨은 6,000명의 도서 구매자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10대 응답자의 20%가 전자책을 구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가 재미있는 건 30대 응답자 중 25%가 전자책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보다 30대의 비중이 높게 나온 것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30대의 구매력이 소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지만, 많이 구매하는 비중이 아닌 선호도에 대한 조사이므로 애매합니다. 단지 전자책은 책을 구매하는 것보다 전자책을 실행할 이북리더나 태블릿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에서 30대의 접근성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이북리더나 태블릿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신용카드가 없으므로 콘텐츠를 구매하기 위해선 부모의 동의가 꼭 필요하며, 그 과정보다는 서점이나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 더 쉬운 접근일 수 있기에 구매 비중에서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혹은 종이책의 장점이 전자책보다 나으므로 종이책을 선호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것이 전자책에 있어서는 재앙과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종이책의 장점을 설명할 때, 대개 내용의 차이보다는 종이의 넘김이나 접촉에서 나타나는 감성, 책장에 꽂은 책이 늘어날 때의 기쁨 등 굉장히 추상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물론 필자도 그런 감성에 종이책에 이끌립니다만, 그것을 10대가 똑같이 느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좀 다릅니다.
 
 마치 LP 레코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10대들이 느끼고, MP3 음원 대신 LP 레코드를 선호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리니까요. 이 비유가 과장이 심하다면 최근에 LP 레코드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으며, 10대 뿐만 아니라 전 연령이 MP3 음원을 듣는 시대이기에 종이책과 전자책의 구분과는 좀 다릅니다.
 
 그러나 이걸 달리 말하면 10대의 전자책 접근이 LP 레코드와 MP3 음원 파일만큼 차이가 벌어지지 않으면 전자책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이 됩니다. 무엇보다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유는 '종이를 넘기는 맛'보다 '익숙함'과 '소유에 대한 욕구'를 종이책이 더 잘 반영하고 있는 탓입니다. 눈의 피로 등을 얘기할 것 같으면 종이 신문이 멸망할 이유따윈 없었겠죠.
 
 그런데 MP3 파일이나 디지털 뉴스, 또는 웹툰의 사례를 보면 종이나 LP 레코드의 콘텐츠를 그대로 디지털로 옮겨놓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넘겨 볼 수 있고, 콘텐츠 회전력이 상당히 빠르죠. MP3 파일만 하더라도 앨범 전체를 구매하는 것보다 곡 단위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며, 뉴스도 관심있는 것을 골라보는 쪽으로 발전하다 보니 전자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도 빗대어 볼 수 있습니다.
 
 즉, 아직까지 전자책이 디지털에 적합한 형태가 되지 못했고, 그것이 종이책에 대한 소유 욕구를 줄이지 못하고 있으며, 디지털에 익숙한 10대의 전자책 접근을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전자책은 줄어드는 독서량을 대변하여, 종이와 디지털의 구분이 아닌 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발전 방향을 잡고, 접근성이 뛰어난 10대가 이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앞으로 전자책이 디지털로 넘어간 여타 콘텐츠처럼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장 전자책이 해결해야 할 것은 신용카드를 이용한 구매 뿐만 아니라 대여 등 구매 방식에 변화를 노리고, 10대를 대상으로 구매를 높이거나 접근성을 올리기 위한 디지털 교과서 활용 등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는 현재 구매력은 30대가 높더라도 시간이 지난 후 전자책 산업이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지금 10대를 꼭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기했듯이 필자도 종이책을 선호하므로 전자책 산업이 망가져도 크게 신경쓰진 않을 겁니다. 다만, 전자책 산업에서 본다면 현재 10대를 붙잡지 못하는 건 다음 세대를 기약하는 것과 같다는 걸 잊어선 안될 것입니다.